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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2·27 전당대회가 황교안·김진태 후보와 오세훈 후보간 친박(친박근혜)과 비박(비박근혜) 프레임으로 치러지고 있는 가운데 누가 당권을 잡느냐에 따라 울산지역 한국당 역학구도도 크게 출렁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선거는 단일지도체제 하에 당 대표가 선출되는 만큼 내년 총선 공천권을 갖는 것은 물론, 임기 2년간 막강한 실권을 쥐기 때문이다.

현역 의원과 원외 당협위원장들은 전당대회 규칙상 '철저한 중립'으로 되어 있지만 지역 당협 안팎에서 파악되고 있는 기류는 당협위원장의 직접적인 의중과 관계없이 감지되는 분위기다.

26일 울산시당과 각 당협에 따르면 현재 울산의 당내 성향은 친박계·중립과 비박계로 나뉜다.
6개 지역구 중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는 현역 정갑윤(5선·중구)·박맹우(재선·남구을) 의원은 핵심 친박계로 애초부터 황 후보를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에 따라 친박과 비박을 아우르는 이채익 의원(재선·남구갑)은 앞서 "당 대표 컷오프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신중론을 취했으나 최근 황 후보를 지지를 선언하며 친박을 자처하고 있다.
남구갑당협 한 관계자는 기자와 통화에서 "우리는 당연히 황교안 이다. 애초부터 우리는 황 후보를 지지해왔고, 지금도 그렇다"며 저울질엔 선을 그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최근 선출된 정치신인 서범수 울주당협위원장은 계파 없는 중도로 분류되지만, 황 후보 지지에 가세한 모양새다.
서 위원장은 '누가 당 대표가 될 것 같냐'라는 기자의 질문에 "지역에서 들어보면, 황 후보가 될 것으로 전망을 하고 있다"면서 "황 후보가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반면, 울산시당 위원장인 안효대 전 의원과 북구당협위원장인 박대동 전 의원은 비박계로 분류된다.
안 전 의원은 정치권에 첫 발을 내딛을 당시 직계인 정몽준 전 의원 지역구를 물려받은 동시에 친이명박계로 활동했으나 지금은 '친김무성'계로 분류된다.
안 전 의원은 당 대표 전망에 대해 "시당위원장은 중립을 지켜야 된다"면서도 "지역 당원들은 대부분 황 후보가 될 것으로 전망하는 거 같더라"며 자신의 입장과는 대치되는 듯한 뉘앙스를 풍기기도 했다.
박 전 의원 역시 서 위원장과 함께 중도지만, 정가에선 비박계로 분류된다.

울산의 한국당 내 이 같은 계파 기류가 내년 총선의 공천티켓과도 직결되는 만큼, 당 대표 선거 결과에 각 후보를 지지한 세력 간 희비가 크게 엇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대세를 굳힌 황 후보가 당선될 경우, 애초 황 후보를 지지를 선언한 정 의원과 박 의원은 내년 총선의 공천티켓을 거머질 것으로 확실시 되는 가운데 안효대·박대동 의원은 물론이고, 뒤 늦게 합류한 이 의원과 중립을 자처하고 있는 서범수 위원장의 정치 진로는 안갯속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
다만 서 위원장은 온 국민이 보고 있는 가운데 실시한 공개 오디션을 통해 선출한 만큼, 누가 당권을 잡든 실제로 컷오프가 실행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강성 '친박'을 자처하는 김진태 후보가 당선된다고 하더라도 결과는 황 후보 당선되는 것과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비박과 중도를 아우르는 오세훈 후보가 당선이 된다면, 내년 총선에서 친박이 몰락되는 것은 분명한 사실로 보여진다.
실제로 오 후보는 최근 합동연설회의 발언을 보면 '도로친박당', '탄핵총리(황교안)'로는 내년 총선에서 필패한다는 메시지와 함께 중도우파로의 외연 확장이 가능한 자신에게 전략적 한 표를 행사해 달라고 강조하고 있다.
여기에 앞서 친박 청산에 실패한 홍준표 전 대표와 달리 당 대표 임기 내 겹치는 차기 총선을 필두로 친박을 향한 대대적인 칼질이 예상된다. 서울=조원호기자 uscw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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