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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중구 서동에 있는 병영초등학교. 1919년 4월 4일 오전 9시 이 학교에서 역사적인 사건이 벌어졌다. 일제 치하 엄중한 시절이었던 이날 학교 운동장에 지역 청년들이 축구시합을 하기 위해 집결했다.

두 팀으로 나뉜 청년들은 심판 호각소리가 나자 공을 찼다. 공을 차는 것이 신호였다. 축구 선수로 알았던 청년들은 일제히 대한독립 만세를 외치며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이들은 미리 준비한 독립선언서를 주민들에게 배포하면서 시가 행진을 벌였다. 앞장선 청년 20여 명이 어느새 1,000여 명으로 늘었다. '울산병영삼일독립만세운동'의 시작이었다.

그해 3월 1일 서울에서 촉발된 삼일만세운동은 한 달이 지나, 울산 병영까지 번진 것이다. 중울산농협의 본산이 자리한 병영에서 이같은 우리나라 역사의 중대한 사건이 일어났다는 점은, 다시 한번 3·1운동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올해 3·1절은 100주년이라는 점에서 더 특별하다. 더구나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까지 겹치며 여러모로 의미를 더하고 있다. 때문에 항일 독립을 부르짖은 3·1만세운동 100년의 역사적 의미를 재조명하고 임정 수립을 위해 헌신한 선열들의 공헌을 계승하기 위한 행사가 전국 곳곳에서 펼쳐진다.

대표적으로 대통령직속기관인 3·1운동 및 대한민국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추진위원회가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대한민국의 법통과 정체성을 재확인하고 민주·인권·평화의 가치를 추구하는 기념사업을 추진한다.

울산에서도 울산시청치 3월 1일 독립유공자 유가족, 보훈안보단체, 시민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제100주년 3·1절 기념식'을 거행한다. 울산항일독립운동기념탑은 달동문화공원 내 부지 940㎡, 주탑 30m, 명부석 95명 정도 규모로 11월 준공된다. 사업비는 25억 원이 투입된다.

고헌 박상진의사 동상건립, 100년 미래 민주시민 교육, 울산박물관 특별기획전 '울산의 만세운동', 울산항일운동인물 알리기 사업, 제100주년 대한민국 임시정부수립일 기념식 개최(4월 11일), 제100주년 3·1절 기념 마라톤대회, 병영·언양·남창 3·1만세운동 재현 행사 등도 추진된다.

울산시교육청도 '울산교육 독립운동 100년의 빛' 계획을 발표하고, 울산교육분야 항일독립운동 역사찾기 사업을 진행한다. '울산교육 독립운동 100년의 빛' 사업은 추모사업, 친일잔재 청산, 교육분야 독립운동 자료 수집 및 연구, 울산강제징용노동자상 건립 동참 등으로 연중 시행하기로 했다.

독립운동에 참여한 교육자와 학생 추모사업으로 울산 보성학교 설립자인 성세빈 선생을 비롯해 서진문·이효정·이무종 선생과 대한광복회 초대 총사령을 지낸 고헌 박상진 의사, 한글학자 외솔 최현배 선생 등을 '울산교육의 참스승'으로 선정하고, 기념식을 5월 15일 스승의 날 실시한다. 또 공훈록, 신문·잡지 자료, 학적부, 졸업 대장, 재판 기록 등을 조사해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학생 독립운동가도 발굴·추모하기로 했다.

교육분야 친일잔재 청산과 역사바로세우기도 진행된다. 친일 잔재청산 테스크포스팀을 구성해 교가·교기·교목 등 교육계에 남아있는 친일잔재 사례를 정리하고 6월쯤 발표한다. 식민 통치와 침략 전쟁에 협력한 이들의 행적을 기록한 친일인명사전을 올 하반기 중·고교에 배부할 계획도 수립했다.

또 항일독립운동 관련 학교와 학교터에 QR코드 포함 표지판이 병영초, 울산초, 울산노동역사관, 보성학교, 언양초 등에 내걸린다. QR코드를 활용하면 3·1 운동을 비롯해 6·10 만세운동(1926년), 광주학생항일운동(1929년) 때 진행된 울산교육 독립운동 관련 연구자료, 영상, 사진 등을 스마트폰으로 볼 수 있다.

3·1절 연휴 이같은 기념 행사를 접하면서, '우리는 어디서 왔고 어디에 있으며 어디로 가고 있는지' 짚어보고 '우리가 누구인지' 성찰하는 계기로 삼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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