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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이 '황교안 대표체제'를 구축하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등의 프레임에서 벗어나 강력한 보수정당으로 다시 설 수 있을지에 '황교안 정치력'이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황 대표는 이날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한국당 전당대회에서 당대표 선출 직후 수락연설을 통해 "내년 총선 압승과 2022년 정권 교체를 향해 승리의 대장정을 출발하겠다"며 "정책정당, 민생정당, 미래정당으로, 당을 바꿔나가 자유우파의 대통합을 이뤄내겠다"고 밝혔다.
황 대표는 또 "이 단상을 내려가는 그 순간부터, 문재인 정권의 폭정에 맞서 국민과 나라를 지키는 치열한 전투를 시작하겠다"며 "자유 대한민국을 새롭게 세우는 그 날까지, 동지 여러분과 함께 뚜벅뚜벅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 2020년 정권교체 대장정 출발
이번 결과는 한국당 텃밭인 울산 당원 대부분과 TK(대구·경북) 지역과 PK(부산·경남)의 상당수가 황 대표를 지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울산에선 핵심 친박인 5선의 정갑윤 의원(울산 중구)과 박맹우 의원(울산 남구을)이 황 대표를 입당 전 부터 물밑에서 적극 도와온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황 대표 앞에 놓인 가장 큰 당면 과제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무너진 보수를 재건하는 일이다. 한국당은 전례 없는 참패를 당한 지난해 6·13 지방선거 때보다 어느 정도 지지율 회복을 이뤄냈지만, 여전히 '보수 본류 정당'으로서의 위상은 되찾지 못하고 있다.
동시에 박근혜정부에서 법무부 장관, 국무총리, 대통령 권한대행을 지낸 황 대표는 '박근혜 프레임'을 극복해야 한다.
황 대표가 당권 레이스를 펼친 전대 기간 정치권에서는 '한국당이 또다시 탄핵 프레임'에 갇힐 것이라는 관측과 함께 '황나땡'(황교안 나오면 땡큐)이라는 말이 번지기도 했다.
황 대표도 "탄핵이 타당했던 것인지 동의할 수 없다", "절차적 문제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등의 발언을 하고, 최순실 태블릿PC 사건 조작 가능성을 인정하는 말을 해 논란을 일으켰다. 특히 탄핵 정당성에 대한 'OX 질문'에 "세모(△)로 하고 싶었다"고 해 '황세모'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당장 여권 등 진보 진영에서는 황 대표를 간판으로 한 한국당을 '도로친박당' '탄핵불복당'으로 규정, 공세에 나설 것으로 보여 황 대표가 이 프레임을 어떻게 깨트릴지 주목된다.

# 울산·TK·PK 등 상당수 지지 획득
또한 황 대표는 '5·18 망언' 논란 당사자들에 대한 징계 문제로 첫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은 지난 14일 중앙윤리위원회를 열고 이종명 의원에 대해서는 제명 결정을 내렸지만, 전대에 출마한 김진태·김순례 의원에 대해서는 징계 결정을 유예했다. 전대가 끝난 만큼 김진태·김순례 의원에 대한 징계 문제를 마무리 지어야 한다는 말이다.
당내에서는 이들 의원에 대한 제명은 과도하다는 주장과 당이 '극우 프레임'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중징계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 황 대표가 어떤 결론을 내릴지 관심이 쏠린다.

# 무너진 보수 재건 1순위 과제로
한편, 이번 전당대회에서 당대표 선거와 별도로 4명을 뽑는 최고위원 경선에서는 조경태·정미경·김순례·김광림 후보(득표 순)가 당선됐다.
조경태 후보는 6만5,563표로 가장 많은 득표로 당선됐고, 정미경 후보가 4만6,282표, 김순례 후보는 3만4,484표를 얻어 여성 후보들이 약진했다. 이어 김광림 후보는 3만3,794표를 얻었다.
45세 미만 후보 가운데서 1명을 뽑는 청년 최고위원에는 5만5,086표를 얻은 신보라 후보가 당선됐다. '문재인 대통령 막말' 논란을 빚었던 김준교 후보는 3만6,115표로 2위를 차지했다.  서울=조원호 기자 uscw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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