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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부동산 경기악화로 어려움을 겪어온 지역 건설업계가 올해도 거센 하방압력에 시달릴 것으로 전망됐다. 지역 건설시장 붕괴를 막기 위해서는 주택시장을 대체할 수 있는 SOC사업에서 지역 업체가 소외되지 않도록 정책적으로 뒷받침해야한다는 진단이 나왔다. 

BNK금융경영연구소 동남권연구센터는 '동남권 건설업 현황 및 시사점'을 주제로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동남권 건설업황이 규제, 투자심리 축소 등으로 인해 올해도 거센 하방압력에 시달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동남권 건설업계의 비중이 주택에 몰려있어 아파트 매매가격의 하락세와 공급물량의 부담이 큰 리스크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시공능력 상위 500대 기업에 포함되는 81개 사의 공종별 실적을 살펴보면 건축이 5조 7,000억 원으로 가장 높고 그 중에서도 아파트 공사실적이 4조 원으로 전체의 70%가 넘는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 건설사의 실적 대부분을 아파트가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실적을 좌우하는 아파트는 매매가격 하락을 지속하면서 시장 경기를 끌어내리고 있다. 그나마 견조한 시장을 이어오던 준공연도 5년 이하의 신규아파트 마저 최근 하락기조에 합류했다. 보고서에 울산은 2017년 12월 신규아파트 가격상승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섰고 하락속도가 가팔라지고 있다. 부산도 지난해 12월, 경남은 지난해 7월부터 신규아파트 가격상승률이 감소세로 전환했다. 

공급물량의 부담에 따른 리스크도 큰 부담이 되고 있다. 

보고서는 그동안 아파트는 청약시장 호황에 힘입어 많은 물량이 공급됐고 올해도 지난해 3만 7,000호 보다 많은 6만 7,000호의 분양이 계획돼 공급물량에 대한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면서 입주경기도 침체돼 건설사가 체감하는 사업전망은 더욱 불투명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아파트 시장 경기 악화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지역건설사들의 줄도산을 막기 위해서는 SOC사업을 적극 활용해야한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지난 1월 정부가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를 통해 지역의 핵심 인프라에 대한 투자계획을 수립한만큼, 대규모 SOC(사회간접자본)사업의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1조 2,000억 원 규모의 울산외곽순환도로가 대표적이다. 부산의 경우 2조 원 규모의 사상-해운대 고속도로 경남은 남부내륙철도 등이 꼽힌다.

다만 현재 시스템으로는 민간 수주 부진을 만회하기 어렵다고 보고서는 판단했다. 대형 SOC사업의 경우 통상 자본과 기술력이 우수한 메이저 건설사 중심으로 수주가 이뤄져온 현황을 근거로 내세웠다. 특히 울산은 대형 SOC사업 수주경쟁력을 갖춘 대형 건설사가 소수에 달하다보니 상대적 열세가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됐다. 전국 시공능력 상위 500대 기업(2018년 기준) 중 동남권에 본사를 두고 있는 종합건설업체는 총 81개이며 이중 울산의 기업은 6곳에 불과하다. 부산이 40개로 가장 많고, 경남 35개였다. 

정성국 연구위원은 "대형 SOC(사회간접자본)사업은 자본 및 기술력이 우수한 메이저 건설사 위주로 수주될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면서 "침체된 동남권 건설업에 활력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지역의 향토기업이 관련 사업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배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주화기자 us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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