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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부동산시장이 주력산업 침체 여파로 차갑게 식어버린 가운데 주택의 매매 및 전세가격이 올들어 2개월째 전국 최대 낙폭을 이어갔다. 그나마 내림 폭은 조금 줄였지만 대규모 신규 물량이 과다 누적돼 있어 한동안 급락장세를 벗어나기 힘들 전망이다. 

4일 한국감정원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울산의 주택(아파트·연립·단독주택 종합) 매매가격은 전월 대비 0.43% 하락하며 전국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울산의 하락폭은 전국 평균(-0.12%)의 4배에 육박하는 수치다. 

울산지역 경기 침체 장기화로 고용률 지속 하락하는 등 근로자의 주택 수요는 감소하는 반면, 신규 입주물량은 누적됨에 따라 수급불균형 이어지고 있는 탓이다. 여기다 대출 제한과 보유세 강화 등 정부 규제로 자취를 감춘 매수세가 되살아나지 않으면서 호가 약세가 계속되고 있다. 

하락 일변도를 보이고 있는 울산의 주택 매매시장은 지방광역시 가운데 봄 이사철을 앞두고 훈풍이 돌고 있는 대구(0.08%)와 대전(0.12%), 광주(0.14%) 등 과는 대조를 이룬다.  울산은 아파트(-0.60%), 연립주택(-0.25%)이 모두 전국(-0.25%·-0.08%)에서 가장 많은 떨어졌다. 상승 추세를 타고 있는 단독주택의 경우 0.03% 오르며 하락은 면했지만, 오름폭이 전국(0.21%)에서 가장 적은 수준에 그쳤다. 

울산은 전세가격에서도 전국에서 가장 가파른 내림세를 보였다. 울산주택의 지난달 전세가격은 0.51% 급락하며 전국 평균(-0.22%) 4배를 웃돌았다. 전세는 아파트(-0.67%), 연립주택(-0.36%), 단독주택(-0.07%)이 모조리 하락을 면치 못했다. 다만 주택의 매매 및 전세가격의 하락폭은 좁혔다. 지난해 곤두박질치던 매매가는 12월 -0.89%를 기록하며 급락한 뒤 올 들어 1월 -0.67%, 2월 -0.43% 등으로 낙폭을 줄였다. 전세가는 지난해 11월 -0.98%까지 떨어지며 최대 낙폭을 보인 후 12월 -0.96%, 올 1월 -0.74%, 2월 -0.51% 등으로 내림 폭을 축소했다.  

하지만 지역 전역에 대규모 신규 아파트 물량이 누적되고 있어 한동안 매매심리 약세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울산의 경우 올해 들어 이달까지 총 5,486가구가 입주하고 있다. 

1월에는 북구 송정동 울산송정지구 한양수자인(468가구), 울주군 삼남면 신화리 KTX 울산역세권 금아드림팰리스(299가구), 울주군 언양읍 언양송대지구 KTX 울산역 양우내안애(1,715가구) 등 2,482가구가 입주를 시작했다. 

2월에는 북구 송정동 울산 송정 한라비발디 캠퍼스(676가구)가 주인맞이에 들어갔다. 이달 들어서는 울산 송정 반도유보라 아이비파크(1,162가구), 울산 송정 제일풍경채(766세대), 울산 웅촌 국민임대(300가구), 울산 남구 달동 행복주택(100가구) 등 총 2,328가구가 잇따라 입주를 개시했다. 

입주물량은 5월까지 계속 풀린다. 

4월에는 북구 강동산하지구 블루마시티 KCC스위첸(582가구)과 신정동 센트럴하임(77가구) 등 659가구, 5월에는 삼남면 교동리 울산 KTX신도시 동문 굿모닝힐(503가구), 신정동 지움포유(48가구) 등 551세대가 각각 입주할 예정이다. 

감정원 관계자는 "정부의 정책적 규제(세제 강화·대출 제한 등)와 신규 입주 물량 증가, 매수 대기자들의 추가 하락 기대 등이 겹치면서 내림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라며 "특히 울산의 경우 신규 공급이 많고 기반 산업이 침체돼 큰 폭의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하주화기자 us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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