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 상생 모델 된 SK이노베이션 임협
노사 상생 모델 된 SK이노베이션 임협
  • 울산신문
  • 승인 2019.03.05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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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의 경제상황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는 소식이 들리지만 실제로 체감하는 경기는 여전히 바닥이다. 경기불황의 악순환이 지속적으로 진행되는 상황은 하루 빨리 반전의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우울한 전망 속에 어제는 모처럼 밝은 소식이 들려왔다. SK 이노베이션이 노사 상생의 모델이 될법한 일을 만들어냈다. 지난 2017년 전년도 소비자물가지수에 임금인상률을 연동하는 임금협상 원칙에 노사가 합의한 이후 노사상생의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임금협상 상견례와 조인식 등 과거 격렬한 투쟁의 결과물로 상징되던 일들이 이제 SK이노베이션에서는 노와 사가 만나 신뢰를 확인하고 더 큰 행복을 함께 만들어가기 위한 건설적이고 생산적인 현장이 됐다. 

SK이노베이션은 어제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 조경목 SK에너지 사장, 이정묵 노동조합위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 종로구 서린동에 위치한 SK빌딩에서 '1.5% 인상에 합의하는 2019년 임금협상' 조인식을 가졌다. 이번 임금협상 조인식은 조합원 설명회 및 찬반투표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지난 달 18일 2019년 임금협상 상견례 후 15일 만에 진행됐지만, 실제 임금협상안에 대해 노사가 잠정적으로 합의한 것은 상견례를 한 자리에서 30분만에 이뤄졌다. 그 자리에서 노사는 올해 임금인상률을 전년도 소비자물가지수인 1.5%에 연동하기로 합의한 것이다. 이는 해를 넘겨 타결되거나 자체 합의에 실패해 노동위원회 등의 중재까지 받았던 과거 노사관계와 비교하면 천지개벽에 가까운 변화다.

SK이노베이션 김준 총괄사장은 임금협상 조인식에서 "임금협상 상견례 자리에서 곧바로 잠정합의안을 도출해낸 것은 국내외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일로, 노사가 2017년 임단협 이후 지속해 신뢰를 쌓아왔기 때문에 가능했다"며, "이해와 신뢰에 기반한 선진 노사관계는 향후 SK이노베이션이 100년, 200년 기업으로 성장·발전하는 주춧돌로 기업경쟁력을 강화시키는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묵 노동조합위원장은 "올해 임금협상을 계기로 노사문화가 한 단계 더 도약하길 바란다"며, "서로 존중하고, 배려, 소통하면서 작은 부분까지 신뢰를 쌓아 더욱 견고하고 바람직한 노사문화가 정착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호존중과 신뢰를 바탕으로 한 생산적이고 건설적인 노사관계를 잘 보여주는 모범사례다. 

SK이노베이션의 임협타결은 지역사회는 물론 노동계에 귀감이 될 일이지만 여전히 울산의 현실은 우울한 소식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올초부터 계속해서 수출이 감소하고 있다. 지속적으로 수출이 급감하는 현상은 위험신호다. 상황이 이런데도 노동계는 춘투에 나선 상황이다. 다행히 울산은 현대차가 명분없는 파업에 동참하지 않겠다고 선언해 안도하고 있다. 하지만 민노총을 중심으로 한 노동계는 탄력근로제 확대를 반대하는 총파업에 돌입할 태세다. 여당이 밀어붙이는 규제 입법도 총파업 못지않은 걱정거리다. 더불어민주당은 3월 임시국회에서 대주주 의결권 제약과 일감몰아주기 규제 강화 등을 겨냥한 상법, 공정거래법,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을 밀어붙일 태세다. 이에 반대하는 자유한국당을 배제하고 다른 야당들과 선거법 등을 주고받으려는 움직임이다.

울산의 상황은 어떤가. 울산의 1월 생산, 소비, 투자 지표가 모처럼 트리플 상승했다. 그러나 지역의 소비자들은 여전히 경제상황을 부정적으로 전망하면서 통계치와 체감경기간의 온도차를 드러냈다. 동남지방통계청에 따르면 1월 울산의 광공업 생산은 전기장비(-14.2%), 금속가공(-23.6%) 등은 감소했으나 자동차(22.3%), 기타운송장비(108.7%) 등에서 늘어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10.8% 증가했다. 생산자제품 출하는 금속가공(-24.5%), 전기장비(-6.7%) 등은 감소했으나 자동차(20.0%), 기타운송장비(107.2%) 등이 늘어 전년동월대비 8.8% 증가했고 생산자제품 재고는 석유정제(-7.3%), 금속가공(-12.8%) 등은 감소했으나 자동차(40.0%), 화학제품(10.4%) 등이 늘어 전년동월대비 15.3% 증가했다. 지난해 12월에 비해서는 생산 3.1%, 출하 2.7%로 각각 증가했고 재고는 1.0% 감소했다.

울산 시민들은 백화점에서 지갑을 잠그고 대형마트에서 열었다. 대형소매점 판매는 백화점(-4.7%)에서 감소했으나 대형마트(8.2%)에서 크게 증가해 전년동월대비 1.7% 증가했다. 울산 소비자들의 경제 상황에 대한 종합적인 인식 역시 11개월 연속 부정적인 수준을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 울산본부가 발표한 2월 소비자 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0.6으로 1월의 89.6보다 1.0포인트 상승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지난해 3월 100.8을 기록한 이후 11개월 연속 기준치를 밑돌았다. 실업율도 사상 최대를 기록 중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SK이노베이션의 노사상생 사례는 지역 사회에 많은 것을 시사한다. 어려운 시기일수록 상생의 정신이 필요하다. 어느 방향이 미래를 위한 길인지를 제대로 살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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