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새로 들어선 자유한국당 '황교안 체제'에 친박(친박근혜)계와 선거 공신이 당직 인선에 대거 포함됐다. 그러나 친박계 일색인 울산지역 의원들은 주요 당직에 배제되면서 당 내 지역의 정치적 입지는 더욱 좁아진 형국이다.

황 대표는 지난 4일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당 사무총장에 4선의 한선교 의원(경기 용인병), 전략기획부총장(전 제1사무부총장)에 초선인 추경호 의원(대구 달성), 대변인에 민경욱(초선·인천 연수을)·전희경(비례대표 초선) 의원을 임명했다. 당대표 비서실장에는 재선의 이헌승(부산 진구을) 의원이 임명됐다.

황 대표는 이와 함께 신설 특위와 직능위원장 등 10명의 당직도 친박계를 중심으로 배치를 끝냈는데, 중진·다선인 울산 현역들은 한명도 이번 당직 인선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이번 전당대회에서 황 대표에게 힘을 몰아주었는데도 주요 당직에서 소외됐다는 인식이 팽배한 것도 이 때문이다.

 

당초 지역에선 현역인 정갑윤(중구)·이채익(남구갑)·박맹우(남구을) 의원 3명이 모두 핵심 친박이자, '친황계'(친황교안)로 분류돼 황 대표 체제에서 눈에 띄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당 대표를 제외한 당 3역(원내대표, 정책위의장, 사무총장)은 고사하고, 최고위원에 도전한 의원도 전무하다보니, 향후 지역 현안해결은 여간 쉽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다.

문제는 지역 의원 3명 가운데 마땅히 지목을 받을 만할 인물이 없다는 점이다.

국회부의장을 지낸 5선의 정갑윤 의원의 경우 선수가 너무 높아, 자신이 당 내 선거에 나서지 않는 이상 주요 당직을 맡기에는 관례상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실제로 임명 당직 가운데 핵심 요직인 사무총장의 경우 보통 재선이나 3선이 맡아왔다. 재선의 박맹우 의원도 이미 두 차례나 사무총장을 엮임한 바 있고, 홍준표 대표 체제가 들어설 당시 최고위원 선거에도 도전했지만, 아쉽게 낙선했다.

같은 선수의 이채익 의원은 당 내 지도부 체제가 바뀔 때마다 지도부 핵심 요직에 승선하기 위해 당 내 계파 갈등을 떠나 가장 활발히 노력했으나, 아직 결실을 거두지는 못하고 있다.

나이도 문제다. 현재 당 4역의 평균 나이는 비교적 젊은 50대가 포진하고 있다. 반면 지역 의원들의 평균 나이는 68세로 고령이다. 젊은 층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기에는 양쪽 다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 같은 인물난에 중앙에 지역의 목소리를 전달할 수 있는 소통 창구 부재는 장기화 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황 대표는 전날 최고위원회 직후 기자들을 만나 이번 당직 인선 취지와 관련 "기본적으로 국민이 걱정하는 안보·경제·민생 등을 살릴 수 있는 국가관과 공직관을 가진 분들이 당에 많이 계신다"며 "그 중에 특별히 역량을 가지고 있어 적임이라고 판단되는 분들과 당직을 공유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조원호기자 uscwh@ulsanpress.net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