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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여가 시간에 무엇을 할까? 어떤 이는 이벤트를 벌여 사람을 초대하여 담소를 나눴을 수도 있다. 또 다른 이는 누군가가 주최한 이벤트에 참석하여 시간을 보내거나 친척과 만나 식사하며 즐거운 한때를 보냈을 수도 있다. 나들이를 하고 좋은 영화 한 편을 감상하고 차 한잔 기울이며 과거나 현재, 혹은 다가올 미래에 대한 생각에 잠겨 하루를 보냈을 수도 있다.

여가 시간을 일률적으로 어떻게 보낸다고 몇 가지로 분류하여 나타내기엔 상당한 어려움이 따른다. 물 컵에 물이 반이 있을 때 '물이 반 남아 있다'라는 것이 분명한 사실이라 하더라도 처해 있는 사람들의 입장에 따라 천차만별의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목말라 물을 찾는 사람에게 물 컵에 남아 있는 반 잔의 물은 '겨우 반 밖에 남아 있지 않다'로 표현할 것이고 금방 물을 마신 사람에게 반 잔의 물은 '아직 반이나 남았다'로 표현할 것이기 때문이다.

여가 시간을 어떻게 보냈는가에 대해서도 같은 시간에 비슷한 일을 경험한다 하더라도 사람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같은 시간에 같은 영화를 감상하더라도 취향에 따라 '재미있었다'고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별로였다'는 사람도 존재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가통계포털(KOSIS)에서는 휴일을 포함한 주말에 사람들이 무엇을 하는지에 대한 통계를 작성하여 공개하고 있다. 여가 시간이 반드시 휴일을 포함한 주말은 아니라 하더라도 이를 유추해 볼 수는 있다.

통계로 보면 휴일을 포함한 주말에 사람들은 'TV를 시청한다'는 비율이 높다. 최근 자료인 2017년 기준으로 하면 우리나라 사람들의 37.1%, 울산 사람들의 36.4%는 TV를 시청한다. 

이 통계는 2년마다 작성된다. 2019년의 조사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알 수는 없으나 과거로부터 나열하여 보면 울산 사람들이 주말에 TV를 시청한 비율은 2011년 35.7%, 2013년 31.1%, 2015년 37.7% 등이었고 아마 10명 중 3~4명 정도는 'TV 시청'으로 응답할 것으로 보인다.

울산 사람들이 휴일을 포함한 주말에 TV 시청 다음으로 많이 하는 활동은 무엇일까? 2017년 통계를 보면 울산사람들은 '휴식 활동'을 19.0% 정도 한다고 응답하고 있다. 그런데 정작 이 휴식 활동의 내용은 '낮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음으로 꽤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에 주목할 것이 있다. 바로 컴퓨터 게임, 인터넷 검색 등 책상 앞에 앉아 컴퓨터를 마주 보는 일이다. 이 비율은 8.1%이다. 이러한 일들이 아주 비생산적인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사람마다 충전이 필요하고 그 방식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도시 전체로 봐서 이렇게 시간을 보내는 것은 개인적인 일회성 소비에 그치는 면이라는 것이다.

관광을 한다는 비율은 8.4%로 전국 평균 6.9%보다 1.5%p 높다. 사회 활동에 참여한다는 비율은 7.0%에 이른다. 스포츠 활동을 한다는 사람은 7.1%, 문화예술을 관람하는 비율은 6.5%, 취미나 자기개발 활동에 시간을 사용하는 울산 사람은 5.3%로 나타난다. 이러한 비율은 상대적으로 상당한 의미를 지닌다. 사회활동을 통해 활기 있는 도시를 만드는 데 기여하고 바람직한 소비 형태로 이어져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문화예술과 스포츠를 관람하고 관광을 통해 직접 보고 듣고 느끼고 체험하면서 취미나 자기계발을 하는 활동은 울산 전체에서 볼 때 도시에 사는 사람들의 생동감을 느끼게 하고 도시 이미지를 새롭게 만들어 내기 때문에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흥미로운 사실은 앞으로 하고 싶은 여가 활동에 대한 통계 조사 결과이다. 2017년 13세 이상 인구의 "앞으로 하고 싶은 여가 활동"에 대한 주된 응답에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한 것은 '관광'이다. 울산에 사는 사람들의 무려 44.3%가 '관광'을 하고 싶다고 응답하였으며 취미·자기개발 활동(12.2%), 스포츠 활동(11.7%), 문화예술 관람(10.2%)도 앞으로의 여가활동에서 하고 싶은 우선순위 항목이라고 응답하고 있다. 

여가활동은 "스스로 참여하여 즐거움을 얻고자 하는 활동"이다. 어느 것이 옳다고 주장하거나 강요할 수 있는 성격의 것도 아니다. 그러나 이러한 여가 활동들이 건전한 소비로 이어지고 지역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고 도시 이미지를 더 나은 것으로 바꿀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

울산이 문화와 경제가 조화롭게 잘 어우러진 도시로 성장해 나가는 것, 여가 시간을 어떻게 보내냐 하는 것과도 관계가 깊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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