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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내내 초미세먼지(PM-2.5)가 한반도를 집어삼켰다. 다행히 울산은 최악의 상황을 피해갔지만 울산을 제외한 전국 15개 시·도에서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됐다. 환경부는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15곳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매우 나쁨'으로 예보되거나 초미세먼지 농도가 50㎍/㎥를 초과할 것으로 예상돼 비상저감조치 발령 기준을 충족했다고 밝혔다.

지난 겨울과 올 봄 기승을 부리는 미세먼지가 가전제품 시장의 지형을 바꿔놓고 있다. 한때 선택적으로 구매하는 보조 가전제품 정도로 여겨졌던 공기청정기와 빨래건조기 등이 이제는 TV, 냉장고, 세탁기와 같은 필수 가전 반열에 올랐다. 미세먼지로 빨래를 밖에서 말리기 어려워지면서 2017년 36위였던 건조기 역시 올해는 7위로 수직 상승했다. 옷에 묻은 먼지를 털어내는 의류케어가전은 올해 처음으로 10위를 기록하며 가전 시장의 지각변동을 예고했다.

매출액 증가를 보면 미세먼지가 가전제품 시장에 미친 영향이 더 뚜렷해진다. 올해 공기청정기 매출은 지난해보다 117.4% 증가했고, 구매 고객 수 또한 2배 이상으로 뛰었다. 의류케어가전 역시 이 기간 198.9% 매출이 뛰었고, 건조기 매출은20.6% 증가했다. 2017년과 비교했을 때 공기청정기 매출은 무려 1,393%나 급증했다.

그렇다면 공기청정기는 미세먼지를 제대로 잡아낼 수 있을까. 잡아낸다가 정답이다. 공기청정기는 공기에 포함되어 있는 오염 물질을 정화해 신선한 공기로 바꾸는 장치이다. 시판 중인 상품들은 필터식이 대부분이다. 필터식은 본래 알레르기나 천식 환자에게 사용할 목적이었지만 이제는 미세먼지 제거를 위해 구매하고 있다.

최초의 공기청정기는 생각보다 역사가 오래됐다. 1860년대에 존 스텐하우스(John Stenhouse)는 목탄 흡수 속성을 공기 정화에 적용하는 2개의 특허를 신청했고 이 때부터 최초의 실용적인 공기청정장치가 탄생했다. 수년 뒤, 존 틴들(John Tyndall)은 연기와 악성 기체를 공기로부터 걸러내는 후드인 소방관의 호흡기 장치에 대한 개선품을 발명해 상용화 됐다고 할 수 있다.

공기청정기를 사용해야 걸러낼 수 있는 초미세먼지(PM-2.5)는 무엇일까. 지름 2.5㎛의 초미세먼지는 호흡기에서 걸러지지 않고 폐 세포는 물론 뇌세포까지 파고 들어 흡착된다. 미세먼지는 종류도 다양하고 독성도 다르다. 연구기관에서는 초미세먼지를 1급 발암물질로 정의했다. 광주과학기술원 초미세먼지 저감사업단 연구에 따르면 같은 농도의 초미세먼지 10종의 독성을 비교 분석한 결과, 경유차 배기가스 독성은 다른 연료보다 유전독성이 50배 정도 강한 것으로 분석됐다. 문제는 이 미세먼지를 이제 봄철 늘 함께해야하는 일상이 됐다는 사실이다.  편집이사 겸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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