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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내년도 국가예산 전쟁이 시작됐다. 울산시는 2020년 국가 예산 확보대책 보고회를 열고 국비 확보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송철호 시장은 이번 주 초 실국별 사업 추진 현황을 보고 받고 민선 7기 시정을 뒷받침할 국비 확보 전략을 조율했다. 지난해 중반 취임 후 바쁜 일정에도 5년 연속 2조 원대 국가 예산 확보 목표를 이룬 송 시장은 올해는 연초부터 직접 사업을 챙기며 국비 확보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선 지난 1월 울산시 오랜 염원인 외곽순환고속도로, 산재 전문 공공병원, 울산 농소-경주 외동 간 국도 건설 사업이 예비타당성 조사면제 사업으로 선정되면서 큰 숙제는 해결했다. 울산시는 이 사업들이 대규모 국비가 지원돼야 하는 만큼 사업 추진에 차질 없도록 심혈을 기울이기로 했다. 또 2030 세계 최고 수소 도시 도약을 위한 '머릿돌 사업'인 수소산업진흥원 설립, 대량 생산 기반시설(인프라) 구축을 통한 해수 전지 시장 확대 및 상용화 촉진을 꾀하기 위한 해수 전지 생산구축 및 실증사업 등 울산 경제를 고도화할 새로운 성장 동력 사업이 신규로 발굴됐다. 

노후화된 국가산업단지 지하 배관의 안전 관리와 사고 대응을 위한 울산 국가산단 지하 배관 통합안전관리센터 건립, 기존 도시 생활환경 개선과 경쟁력을 강화할 도시재생 뉴딜 사업, 울산의 도시 가치(브랜드) 상승을 위한 태화강 국가 정원 지정도 계속 추진된다. 이밖에 지역에 특화된 콘텐츠 개발과 창작자를 지원하는 울산 콘텐츠 기업 육성센터 조성, 미래형 교통체계 구축을 위한 차세대지능형교통체계(C-ITS) 실증사업 등 안전·환경·문화·교통 분야에서 시민이 만족하고 행복을 체감할 수 있는 사업이 잇따라 추진된다. 

이들 사업을 원활하게 추진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투자가 절실하다. 하지만 울산은 여전히 정부의 투자계획에서 우선순위에 밀리는 상황이다. 올해의 경우 국가예산 배정에서 울산은 5년 연속 2조 달성을 이뤄냈다. 물론 울산시와 송 시장 정치권 드으이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하지만 울산의 경우 부울경 3개 광역단체 가운데 국비 확보 최하위 수준이다. 경남은 5조를 넘겼고 부산은 6조를 넘겼다. 울산과 비교가 안 되는 경북 포항시는 1조 5,000억 원을 확보했다. 울산의 홀대는 객관적인 자료로 드러나는 상황이다. 울산은 예산 문제에서 언제나 홀대를 당해왔다. 가장 큰 이유는 지하철 등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잘 들여다보면 투자가 필요한 사설도 아예 관심이 없어 보인다. 

지하철이 없는 울산의 경우 도로망 확충은 도시의 미래를 위한 필수 과제다. 최근 몇 년 사이에 도심의 도로는 출퇴근 시간은 물론 평상시에도 체증으로 몰리는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이대로 가면 몇 년 안에 울산의 교통은 대란 수준으로 변할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울산시가 도시 도로망의 다각화와 입체화를 서두르고 있다. 외관순환도로가 예타 면제로 추진되는 만큼 이를 발판으로 이번 기회에 도로망의 입체화를 서들러야 한다. 

문제는 외곽순환도로의 경우 예타면제사업으로 국비확보의 동력을 얻었지만 나머지 사업에서는 투자가 목이 마른 상황이라는 점이다. 남구~중구~북구를 연결하는 내부순환도로망 구축과 산업로(신답교~경주 시계) 확장공사 등 기반시설 투자처는 널려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울산이 후발 광역시라는 핸디캡 때문에 여러 가지 불이익을 당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아직까지 울산의 경우 지역경제와 국가경제의 역할에 비해 정부의 투자는 그야말로 쥐꼬리 수준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울산에 대한 정부의 인식을 바꾸는 노력이다. 울산이 가진 대한민국 경제에서의 위상과 역할을 제대로 설명하고 이에 걸맞은 투자를 이끌어내야 한다. 실제로 울산의 경우 갈수록 물류와 통행에서 체증을 보이는 상황이다. 울산시가 외곽순환도로 예타면제에 목을 맨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제 하나가 해결됐다고 그냥 손을 놓아서는 안 된다.

울산의 도로망 문제는 울산의 미래와 국가경제의 미래와 직결되는 사안이다. 울산의 도로망은 지형적인 한계와 지리적 특수성으로 고립된 구조를 띄고 있다. 무엇보다 내륙으로 진출하는 동서축의 도로망은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6년 전 KTX울산역이 신설되고 철도망이 연결되면서 이 같은 한계는 상당 부분 털어냈지만 여전히 육상 도로망은 열악한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울산시는 외곽순환고속도로 사업 유치에 뛰어들었고 그동안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런 만큼 지역정치권도 행정과 힘을 합쳐 울산의 미래를 위한 예산 확보에 매진해 주기 바란다. 이제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다. 2020년도 국가 예산은 4월 말까지 지자체별 정부 부처에 신청, 5월 말까지 정부 부처별 기획재정부에 예산안 제출, 9월 2일까지 국회 제출 일정을 거쳐 국회 심의·의결로 12월 2일 확정된다. 지역 정치권과 상공계 등이 합심해 울산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를 이끌어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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