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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은 강과 바다, 산이 어우러져 태화강을 중심으로 시가지가 형성됐고, 국가 수출 최대 항만인 울산항이 자리 잡고 있으며, 울산본항, 미포항, 장생포항, 울산신항, 방어진항, 정자항 등이 있다. 이러한 지리적 여건으로 지난 50년 가까이 우리나라 경제 성장을 주도해 온 세계적 산업도시이다.

그러나 울산 주력업종인 석유화학 국가공단에서 시설 노후화로 잇따른 화재나 폭발이 발생해 시민들이 불안해 하고 있다. 자료에 의하면 울산국가산단에서 지난 2008~2017년 10년간 발생한 화재·폭발사고는 총 370건으로 인명피해 85명, 재산피해 70억 원이 발생했다.

피해 예방을 위해서는 시설 개선도 우선돼야 하지만 기업체 및 안전관리자 등 관계자의 지속적 관심과 안전관리가 요구된다. 또한 급격한 산업화와 도시화로 주변에서 크고 작은 화재와 각종 안전사고가 발생돼 안전점검이 필요하다.

안전점검의 중요성은 세월호 사고를 비롯해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밀양 세종병원 화재 등 재난사례를 통해 확인됐다. 울산시는 이러한 재난 예방을 위해 시민 일상생활과 밀접한 시설물인 건축, 생활·여가, 환경 및 에너지, 교통시설, 산업 및 공사장, 보건복지·식품 등 7개 분야 총 4,315개소를 대상으로 공무원뿐 아니라 민간전문가가 참여하는 합동점검 방식으로 오는 4월 19일까지 국가안전대진단을 추진한다.

특히, 올해 국가안전대진단에서 크게 달라진 점은 점검 대상은 축소했지만 시설물 관리주체 점검방식에서 민·관 합동 방식으로 집중적으로 실시하고, 나머지 민간건물은 자율점검표로 점검하도록 해 안전문화가 정착되도록 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울산시는 민간 전문가와의 합동점검이 어려운 구·군 관리시설은 기술분야(토목·건축·전기 등)에서 노하우가 축적된 퇴직 공무원을 활용한 점검반을 편성해 전문·실효적 점검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점검결과 공개 및 책임성 강화로 부담감이 상당함에도 시민 안전 생활 여건 조성에 조금이라도 기여하고자 하루 종일 시설물 점검에 열성적으로 임하고 있지만, 점검 과정에서 어려움도 있다.

"불황에 먹고 살기도 바쁜데 왜 이렇게 귀찮게 업소에 와서 점검을 하냐? 어수선해서 손님이 오겠냐?"는 불만을 적잖게 마주한다. 업주 불만도 충분히 이해하지만, 안전이 무너지면 경제도 무너진다. 안전사고는 불시에 찾아오며, 사고의 정도에 따라 돌이킬 수 없는 결과가 초래되고 당사자뿐만 아니라 이용 시민에게도 큰 불행을 가져다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시설점검을 통한 사고예방 만큼 중요한 것은 시민 스스로를 점검하고 지키는 안전 문화가 확산돼야 한다.

그리고 점검결과 발견된 문제점에 대해서는 시설물 관리 주체별로 개선을 추진하지만 긴급하게 보수·보강이 필요한 경우에는 행정안전부에서 재난안전특별교부세를 지원한다고 한다. 또한 국가안전대진단 점검 결과는 기관별로 홈페이지를 통해 시민에게 공개한다. 마지막으로 안전신문고(www.safetyreport.go.kr)를 통해서 안전사고가 우려되는 시설은 신고를 하고, 합동점검반을 귀찮은 존재로만 인식하지 말고 스스로 안전점검을 하고 불안한 부분은 점검을 요청하는 자세가 절실하다고 하겠다.

울산시에서는 민간시설물에 대해 시민 스스로 점검이 어려운 부분을 점검해 주는 시민콜 기동안전점검단(229-4143)을 운영하고 있으며, 접수된 신고 사항별로 민간전문가와 관계 공무원이 함께 해당 시설을 점검하고, 그 결과를 알려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국가안전대진단은 시민의 관심과 협조가 없으면 아무 의미가 없다. 정부, 지자체, 유관기관, 시민이 함께하는 안전문화운동이다. 국가안전대진단이 나와 내 가족은 물론 우리 모두를 지키는 안전디딤돌 역할을 하는 하나의 문화로 365일 지속되길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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