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석유공사(사장 양수영)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2차 구조조정을 포함한 '뼈깎는 비상경영'에 돌입한다. 해외투자 실패로 불어난 대규모 부실을 정리하기 위해 해외 우량자산 패키지 매각, 인력 추가 감축 등 재무구조개선 방안을 총동원한다.
11일 석유공사에 따르면 2018년 결산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3,675억 원 증가한 5,434억 원에 달했다. 하지만 부채원금 6,742억 원 상환에도 불구하고 지난 대형화 사업 후유증으로 막대한 영업외비용이 발생해 1조 1,595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입었다. 이에 따른 급격한 자본 감소로 부채비율이 2,287%로 급증, 심각한 재무 위기를 맞았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최근 자본감소와 부채비율 급증은 과거 대형화시기(2008~2012년)에 진행된 해외투자사업의 자산손상에 의한 것"이라며 "과거의 부실을 정리하고 경영 정상화를 위한 구조조정 추진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석유공사 자본 감소 주요내용은 △2008년부터 자원개발사업과 연계해 추진해 온 이라크 쿠르드 SOC 투자금 중 회수불가능 금액(6,352억 원) 손실 처리 △2011년 매입한 미국 이글포드사업 관련 2016년에 유치한 신규사업 조건부 투자유치금액(4,305억 원)의 자본인정 취소에 따른 부채 전환 △과거 대형화 시기 차입금에 대한 이자비용(4,260억 원) 등이다.
석유공사의 이번 '비상경영계획'에는 재무구조 개선, 인력 구조조정, 비용 절감을 통해 부채비율을 올해 1,200%대로, 내년에는 500%대로 대폭 낮추는 방안이 담겼다. 이는 2016년부터 추진해 온 구조조정 계획보다 한층 강화된 수준이다. 이를 위해 우량자산에 투자 유치 및 비핵심 자산 매각 작업에 속도를 낸다. 지배력을 유지하는 범위 안에서 미국 셰일석유 이글포드 광구, 영국 에너지기업 다나페트롤리엄 등 2곳의 우량자산 지분을 민간에 매각하는 방식이 그중 하나다.
우량자산을 패키지로 묶어 우량자산을 자회사로 분할해 증시에 상장, 자금을 조달하는 등 여러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를 통해 총 2조 4,0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할 방침이다. 석유공사는 지난 2010년 영국 다나 지분을 3조 4,000억 원에, 2011년 미국 이글포드 광구 지분 24%를 1조 7,400억 원에 각각 인수했었다.
2016년부터 추진해 온 인력 감축도 더욱 강화한다. 석유공사는 2020년까지 인력을 본사 42명, 해외 자회사에서 286명을 감축한다. 이전 계획보다 각각 28명, 183명 늘어난 규모다. 본사 3급 이상 상위직원 24명과 해외 파견인력 27명 축소는 이번 비상경영계획에서 추가됐다. 장기근속자 명예퇴직도 유도할 계획이다.
예산집행 단계에서 절감액을 전년 5%에서 올해 30%로, 유보액을 15%에서 20%로 상향하는 등 엄격한 비용통제를 실시한다. 사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비상경영 TF'도 설치했다.
현재 사장을 포함한 경영진은 솔선수범 자세로 올초 비서진 대폭 축소와 임원기사 공동운영을 시작했다. 상반기 임원 숙소 매각, 규모를 줄여 임차할 계획이다. 특히 양수영 사장은 전년도에 이어 올해도 임금 50% 반납 등 강도 높은 비상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하주화기자 usj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