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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중구 공유문화공간 3층집에서 '공연기획을 잘하는 녀석'을 주제로 강연을 펼친 서희경 대표.

무대 위에는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주인공이 존재한다. 이들이 더욱 빛날 수 있는 이유는 무대 뒤에서 묵묵히 그들을 밝히는 숨은 일꾼들이 있기 때문이다. 최근 국내에서 열리는 대형 페스티벌의 아티스트 케어 총괄 담당자 및 공연기획자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컴퍼니루' 서희경(45) 대표도 그중 한 명이다.

전산학 전공 평범한 직장인에서
돌고 돌아 다섯 번째로 찾은 직업
축제시장 확대로 청년 관심 증가
행사장 봉사·지원사업 기회 잡길


# 초등~대학시절 모두 울산서 보낸 인연
지난 11일 중구 공유문화공간 3층집에서 '공연기획을 잘하는 녀석'을 주제로 강연을 펼친 서 대표를 만나 공연기획자로서의 삶과 무대 뒤 현장의 생생한 이야기들을 들어봤다.


 이날 강연은 중구 문화관광콘텐츠 역량 강화 사업의 일환으로 중구 주최, 뉴미들클래스 주관으로 마련됐다.
 서 대표는 지난해 '펜타포트락페스티벌' '월드클럽돔페스티벌' 등 총 6개의 대형페스티벌과 축제기획 등에 참여하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공연기획자다. 주로 서울에서 활동을 하지만 울산과 남다른 인연도 갖고 있다.


 그는 "초등학교 때 울산으로 이사와 대학교 때까지 학창시절을 모두 울산에서 보냈다. 이곳에서 태어난 것은 아니지만 특별한 애정이 생기는 것도 사실"이라며 "이번 강연을 통해 공연기획자로서 저의 경험치를 자유롭게 공유하는 자리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공연계에 몸담은 지 올해로 11년째. 이제는 쉴 틈 없이 바쁜 스케줄을 가진 공연기획 분야의 잘나가는 능력자이지만 그녀의 꿈이 처음부터 공연기획자였던 것은 아니다.
 "전산학을 전공한 후 백화점 마케터, 게임 디자이너 등으로 일하면서 공연 관람을 취미로 했던 평범한 직장인이었어요. 하지만 재미있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은 늘 있었던 것 같아요. 더 이상 일을 통해 즐겁지 않다는 생각이 들면 과감히 사표를 던지고 나왔습니다. 그렇게 미술전시기획자, 음반 기획자 등을 거쳐 5번째 직업인 공연기획 분야에 자리를 잡았고 지금은 만족스럽게 일을 하고 있지요"


 서 대표는 공연기획일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너무 힘들지만 너무 재밌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이 분야는 늘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압박이 있다. 무대는 점점 화려해지고 특수효과는 눈에 띄게 발전하다보니 이에 발맞추기 위한 꾸준한 공부가 필요하다. 매일 같은 일상이 아니니까 긴장감은 따르지만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낸다는 것에 대한 재미는 그만큼 배가 된다"고 설명했다.
 
# "재밌는 콘텐츠 개발 일조 하고파"
최근 전국에서 열리는 축제 숫자가 점점 늘어나고 페스티벌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이 분야의 직업을 갖고자 하는 청년들도 늘고 있다.
 하지만 대다수의 문화콘텐츠는 서울과 수도권에 집중돼있고 울산지역의 문화예술분야 일자리는 여전히 턱 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서 대표는 문화예술분야로 진입하고 싶은 지역 청년들에게 "이제는 울산에서도 할 수 있는 관련 네트워킹 프로그램이나 지원사업들이 다양해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 지역문화의 한계는 분명 있겠지만 이것 때문에 할 수 없다고 포기할 필요는 없다"며 "예를 들어 지역에서 열리는 '에이팜' 같은 축제의 자원 활동가 등으로 활동해 본다던지, 밑에서부터 확실히 그 분야를 경험해본 다음에 교육기관에 가서 공부를 하는 등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방법 등이 있다"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사회에는 다양한 분야의 직업이 있고 모든 일은 그에 따른 고충이 따른다. 하지만 그 힘든 일 중에서도 재밌는 일이 분명 있다고 생각한다"며 "원대한 꿈이나 목표보다 앞으로도 꾸준히 좋은 콘텐츠에 대해 고민하고, 재밌는 콘텐츠를 만드는데 일조하는 사람으로 남고 싶다"고 밝혔다.   강현주기자 uskhj@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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