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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경매시장에서 '반값 낙찰' 아파트가 속출하면서 주거시설의 법원경매 낙찰가율이 전국에서 가장 크게 하락했다. 경기부진이 심화되면서 경매로 넘어간 주택은 늘어난 반면, 부동산 시장침체로 집을 사려는 수요는 전혀 발생하지 않고 있는 탓이다. 

13일 법원경매 전문기관 지지옥션에 따르면 2월 울산의 법원경매는 162건이 진행돼 52건이 낙찰됐으며 낙찰가율은 60.5%를 기록했다. 울산의 낙찰가율은 전국 최저치로, 전국 평균인 69.6%를 한참 밑도는 수치다. 

특히 주거시설이 가파르게 하락하면서 전체 경매시장을 끌어내렸다. 울산지역 2월 주거시설 경매는 91건 진행돼 27건 낙찰됐으며 낙찰가율은 65.5%이다. 이는 전월대비 10.9%p, 전년 동월대비 16.5%p씩 주저앉은 수치로, 전국 7대 도시 가운데 하락 폭이 가장 컸다. 

지역별로 보면 2018년 9월 낙찰가율 103.4%를 기록한 이후 하락하던 서울 주거시설이 2월 들어 88.1%를 기록하면서 전월대비 5.5%p 급감했다. 지방광역시 중에서는 부산(79.9%)이 전월대비 1.4%p 떨어지며 하락세를 이어갔다. 

주거시설의 낙찰가율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울산의 경매시장에서는 반 토막 아파트가 쏟아졌다. 

실제 동구 화정동 소재 59.7㎡ 주상복합 아파트가 4회 유찰 끝에 감정가의 55%인 7,510만 원에 낙찰됐다. 이 물건은 저가낙찰을 기대하며 14명의 응찰자가 몰리면서 2월 중 최다응찰자 수를 기록했다. 

또 12명의 응찰자가 몰린 중구 학성동 소재 다가구주택은 3회 유찰 끝에 감정가의 65%인 6억 2,160만 원에 낙찰됐다. 남구 신정동 소재 오피스텔(토지 277.7㎡·건물 1,310.4㎡)도 건물 전체가 경매에 나와 3회 유찰 끝에 감정가의 57%인 9억 4,700만 원에 낙찰돼 2월 최고낙찰가를 기록했다. 

울산의 업무상업시설은 22건 중 6건이 낙찰됐으며, 낙찰가율은 전월대비 3.2%p 상승한 58.6%를 기록했다. 평균 응찰자 수는 전월대비 0.8명 증가한 2.0명이다. 토지 경매는 46건 진행돼 18건 낙찰됐으며, 낙찰가율은 전월과 동일한 55.3%, 평균응찰자수는 0.6명 증가한 1.9명이다. 

지지옥션 서지우 연구원은 "정부의 9·13 대책이 발표된 후 6개월가량 지난 현재 부동산 경매 시장에서 가격 하락이 두드러지고 있다. 특히 대출 규제가 집중된 주거시설을 중심으로 낙찰가율 하락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4~5월에는 공시가격 인상을 통한 보유세 인상이 예고돼 이전 고점의 낙찰가율로 돌아가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주화기자 us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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