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의 고용여건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지역 취업자 수가 딱 1년째 감소세를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주력산업 부진 여파로 제조업 고용률이 바닥을 찍었고 최저임금 인상·주 52시간 근무제 등의 직격탄을 맞은 자영업자들은 '줄도산'의 늪에 갇혔다.
13일 동남지방통계청이 발표한 '2월 울산시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울산지역 취업자는 56만 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만 명(-3.5%) 감소했다. 전년 동월과 비교한 취업자 감소세는 지난해 3월(-8,000명)부터 12개월째 지속되고 있다. 같은 기간 전국 취업자 수가 13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것과는 대조적 양상이다.
울산의 취업자는 제조업과 도소매·음식숙박업, 건설업 등에서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조선업 등 구조조정 여파로 2016년 5월부터 34개월째 줄고 있는 울산의 제조업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1만 3,000명(-6.9%) 감소했다. 전월 (-8,000명·-4.4%)보다도 감소 폭이 확대됐다.
부동산 경기 부진 탓에 건설업 취업자 수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7,000명(-15.0%) 감소했으며, 최저임금 인상과 주 52시간 근무제 등 영향으로 도소매·음식숙박업도 1만 4,000명(-11.8%) 줄었다. 서민들이 많이 종사하는 도소매·음식숙박업은 경기 둔화 여파로 올해 1월부터 감소세가 계속됐다.
종사자 지위별 취업자를 보면 비임금근로자는 10만 2,000명, 임금근로자는 45만 7,000명으로 나타났다. 비임금근로자는 지난해 같은 달 대비 2,000명(-2.0%) 감소했는데, 이 중 자영업자가 2만 명(-1.9%), 무급가족 종사자가 1,000명(-3.3%) 줄었다. 특히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2만 5,000명으로 1년 전보다 3,000명, 11.1%나 줄었다. 직원을 고용해 자영업을 영위하기가 그만큼 어려워졌다는 의미다. 지역 자영업자 수는 지난해 12월부터 감소하고 있으며, 지속되는 경기 악화 속에 소비심리 위축과 제조업 부진 등의 이유로 문을 닫는 지역 자영업자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취업자의 취업시간대를 보면 주 36시간 미만 취업자는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1만 2,000명(15.2%) 증가한 9만 2,000명, 36시간 이상 취업자는 3만 1,000명(-6.3%) 감소한 45만 8,000명이다. 1주간 평균 취업시간도 41.8시간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3시간 줄었다. 이는 짧은 시간만 근무하는 '시간 쪼개기' 근무 형태 등 임시직 근무가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지역 실업자는 3만 1,000명으로 지난해 2월보다 9,000명(39.0%) 증가했고, 실업률도 5.3%로 1.6%p 상승했다. 실업자 수는 지난해 3월 4,000명 증가한 이후 12개월째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실업자는 남자가 6,000명(44.0%), 여자가 2,000명(29.3%) 각각 증가했다.
지난달 울산의 15세 이상 인구는 96만 9,000명으로 1년 전보다 6,000명(-0.6%) 감소했고 경제활동인구는 59만 명으로 1만 2,000명(-2.0%) 줄었다. 경제활동 참가율은 0.9%p 하락한 60.9%, 비경제활동인구는 6,000명(1.6%) 증가한 37만 8,000명으로 집계됐다. 하주화기자 usjh@
- 기자명 하주화
- 입력 2019.03.13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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