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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발전-공기업 최초 中企 협의체 구축
참여 기업들 10년간 평균 매출 20% 향상
석유공사-재무구조 개선 외 정책 올스톱
정부지원 불가 예산 없어 2년째 최하 등급
지역 6곳 포함…나머지 4곳은 양호·보통

자원외교사업 실패에 따른 재무구조 악화로 신음중인 한국석유공사가 정부의 공공기관 동반성장 추진실적에서도 낙제점을 받았다. 반면 한국동서발전은 공기업 중 최초로 구축한 중소기업 협의체의 공로를 인정받아 우수기관에 이름을 올리는 등 울산으로 이전한 공공기관들이 '동반성장'을 두고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다.

17일 중소벤처기업부는 이 같은 내용의 '58개 공공기관 2018년 동반성장 추진 실적'을 발표했다.
이번 평가에는 울산에 본사를 둔 6개 공공 기관이 포함됐다. 이 가운데 한국석유공사는 가장 낮은 '개선' 등급을 받았고, 한국동서발전 '우수'기관으로 선정됐다. 나머지 근로복지공단, 산업안전보건공단, 에너지공단은 '양호' 등급을 받았고, 산업인력공단은 '보통'에 머물렀다.

# 자원외교사업 실패로 대규모 부채 비상
한국석유공사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개선' 등급을 받았다.
자원외교사업이 실패한 이후 대규모 부채에 시달리고 있는 석유공사는 지난해부터 동반성장은 물론 재무구조 개선 이외에의 나머지 정책을 사실상 '올스톱'한 상태다.

실제 석유공사는 지난해 1조1,595억원의 당기 순손실을 기록하면서 경영 충격에 맞딱들였다. 국제유가 호조 등으로 5434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과거 정부에서 올인했다 실패한 자원개발사업이 실적에 발목을 잡았다. 지난해 6월 말 938%이던 부채비율도 12월 말에는 2,287%로, 2배 이상 높아졌다.
이에 석유공사는 부채비율을 올해 1,200%대로, 내년에는 500%대로 낮추겠다는 자구안을 내놓고 비상경영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올해 민간 투자유치를 통해 2조4,000억원을 조달하겠다고 내걸었다. 대책에는 379명 규모의 인력감축 방안도 포함됐다.

경영부실에 허덕이고 있는데다, 정부지원도 받지 못하다보니 동반성장 관련 사업은 예산조차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작년 7월 정부는 자원공기업의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해외자원개발 혁신 테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선 구조조정 후 정부지원' 원칙을 내세운 바 있다. 공사 관계자에 따르면 석유공사는 구조조정을 통해 이익까지 낼 수 있어야 정부의 재정지원 검토 대상이 된다.
업계 관계자는 "공교롭게도 석유공사가 울산으로 본사를 이주한 이후 그동안의 수면아래 있던 부실이 터지는 바람에, 지역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은 물론, 지역 주민들과의 소통조차 제대로 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 지난해 말 85곳 까지 참여기업 확대
한국동서발전은 공기업 중 최초로 구축한 '한국동서발전 중소기업 협의체'의 활동을 인정받아 우수등급을 따냈다.

동서발전이 중소기업과의 소통확대를 위해 지난 2008년 구축된 협의체는 올해로 10주년을 맞았다.
처음 55개 기업으로 출발했다가 지난해 말에는 85개사까지 참여사를 확대했다.
협의체는 이들 회원사의 매출액 향상을 뒷받침하고 있다. 실제 참여기업들은 지난 10년간 매년 평균 매출액이 20% 올랐다. 특히 해외수출은 약 800억원에서 현재는 4,000억원으로 5배의 성장을 보이고 있다.
동서발전은 이 과정에서 발전소 실무담당자들과 중소기업간 1:1 멘토링 제도를 시행해 발전소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또 국산화개발 확대를 위해 외산 기자재 구매품 목록을 제공했고 퇴직직원이 중소기업에 기술지원 할 수 있는 제도도 시행해왔다.
협의체는 자원봉사와 소외계층 지원 등의 노력을 인정받아 산업부 장관상 단체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한국동서발전 관계자는 "앞으로도 중소기업기업이 한국동서발전과 함께 성장하는 동반성장의 모범 사례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양호 등급을 받은 산업안전보건공단은 2차 이하의 협력사 출퇴근 버스 지원, 체육시설을 무료로 제공하고 주차장 등 시설을 개방한 바 있다.
공공기관 동반성장 평가는 공공기관이 동반성장에 선도적 역할을 하도록 2007년부터 해마다 시행되고 있다. 58개 평가 대상기관을 공기업형(28개), 준정부형(26개), 기타형(4개)으로 나누고 같은 유형 안에서 상대 평가로 진행된다.

# 7곳 우수 8곳 개선…경영실적 평가 반영
이번 평가에서 한국동서발전을 포함해 한국남동발전, 한국남부발전, 한국동서발전, 한국중부발전(이상 공기업형), 한국국토정보공사, 한국농어촌공사, 코트라(이상 준정부형) 등 7개 기관이 동반성장 우수기관으로 선정됐다.
반면에 한국석유공사를 비롯해 대한석탄공사, 한국조폐공사(이상 공기업형), 국민연금공단, 한국디자인진흥원, 정보통신산업진흥원, 한국정보화진흥원(이상 준정부형), 주택관리공단(기타형) 등 8개 공공기관은 최하위인 '개선' 등급을 받았다.

나머지 22개 기관은 '양호' 등급, 21개 기관은 '보통' 등급으로 분류됐다.
중기부는 관계자는 "평가 대상 공공기관이 제출한 실적 보고서의 평가 항목별 세부 점수를 각 기관에 통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평가 결과는 기획재정부가 해마다 실시하는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 반영된다.  하주화기자 us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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