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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래서 봄?

                        김춘남

입들이
근질근질
귀들이
간질간질

말하고 싶어서
피어난다.

듣고 나면
너도나도
다 아는 이야기인데

그걸 자랑이라고
꽃나무들이 떠들고
오리들이 떠들고
친구들이 떠든다.
 

아동문학가 조영남
아동문학가 조영남

영춘화, 매화, 산수유, 생강나무, 봄까치꽃, 진달래, 목련, 개나리 꽃들이 가장 먼저 봄을 알리네요. 사람들은 찬바람이 분다고 아직 겨울인 줄 알고 털옷을 입고, 마스크를 하지만 봄이 오고 있다고 아니 봄이라고 여기저기서 근질근질한 입들이 간질간질한 귀들이 도저히 참을 수 없어 말을 합니다. 어린아이들처럼 자랑하고 싶어서 떠들고 있습니다.
시험을 잘 치거나 특별한 물건을 가지면 아이들은 자랑하고파 입을 근질근질 참지 못하고 자랑을 하지요. 듣고 있던 아이들도 부러워 자신들이 가진 별 것 아닌 것을 덩달아 자랑하곤 하지요. 꽃들도 그런가 봅니다. 영춘화를 시작으로 매화가 피고 다음으로 산수유가 앞 다투어 자랑하고파 피어납니다. 서로서로 자랑하느라 봄교실이 시끌시끌합니다.
꽃이 피면 긴 겨울이 지나고 봄이 시작됐다는 계절의 알람이기도 합니다. 벌과 나비가 분주하게 날아다니고 하루하루가 다르게 나무는 잎을 틔웁니다. 그러면 사람들의 옷차림과 발걸음은 한결 가벼워집니다. 가벼워진 발걸음만큼 마음 또한 가벼워져 새로운 계획도 세우며 힘찬 출발을 다짐하기도 합니다. 추워서 귀찮아서 겨우내 움츠렸던 몸과 마음이 따스한 햇살에 피어나는 예쁜 봄꽃처럼 뭔가 하고 싶어 근질근질해집니다. 새 학기를 시작하고 자랑하고 싶고 이래서 봄인가 봅니다.  아동문학가 조영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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