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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남구가 관광 콘텐츠들의 잇단 침체로 우울하다. 적자투성이 고래바다여행선은 산업시설과 울산해안 경관을 조망할 수 있는 '울산항 내항 투어'로 돌파구를 찾고 있지만 그마저 쉽지 않다. 태화강동굴피아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뜸하고 장생포 특구의 각종 시설도 침체의 늪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고래바다여행선은 올해 들어 새로운 도전에 나선 상황이다. 울산항 내항 투어로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 있는 고래바다여행선은 고래문화특구 장생포항에서 출발해 SK이노베이션-처용암-울산신항만-현대중공업-대왕암까지 둘러보는 코스로 새롭게 선보일 준비를 하고 있다.

문제는 울산항을 오고가는 통항선박과의 간섭 및 안전 문제가 걸림돌이다. 사업이 성사되기 위해서는 신규항로 인허가 등 관계기관과의 협의 체제가 필수적이다. 고래바다 여행선이 이처럼 고육지책을 내놓게 된 것은 무엇보다 만성적인 적자 때문이다. 고래바다여행선의 경영실적은 매년 7억원 안팎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의 경우 지출이 수입보다 3배나 많았고, 2014년 -8억5,600만원, 2015년 -7억500만원, 2016년 -6억7,000만원, 2017년 -7억2,400만원 등 적자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그래서 나온 대안이 내항 투어다. 현재 울산 먼바다 고래 관경을 목적으로 운항 중인 고래바다여행선을 활용해 산업수도 중심항인 울산항과 주변 산업시설, 해안 경관을 조망하는 새로운 관광상품이다. 산업수도 울산의 위상과 울기등대 주변 천혜의 자연경관을 소개하기 위한 것으로 장생포에서 출발해 SK이노베이션-울산신항만-현대중공업-대왕암-울기등대에서 다시 장생포항까지 1시간 30분 정도로 구성된다. 남구도시관리공단은 오는 5월께 관광상품으로 내놓을 예정이다. 내항 투어는 울산의 새로운 관광자원 발굴과 함께, 적자를 면치 못하는 고래바다여행선의 수익구조 개선을 위해 추진하는 사업이기도 하다.
이와 함께 남구도시관리공단은 '태화강동굴피아 관광 및 운영 활성화'를 위해 또다른 몸부림을 꾀하고 있다. 관람시설의 콘텐츠 분야 업그레이드, 동굴피아 지하광장 복합문화공간 조성 및 태화강대공원, 태화강나룻배를 연계한 관광자원화 등 3가지를 주요 개선 방향으로 제시한 상황이다.

지난해 4월 남구 장생포 일원에 야심차게 개장했던 JSP웰리키즈랜드도 문제다. 지난 겨울부터 방문객이 뚝 떨어졌다. 울산남구도시관리 공단이 단계별 시설개선을 통해 돌파구를 찾고 있지만 쉽지 않아 보인다. 울산남구도시관리공단에 따르면, JSP웰리키즈랜드는 지상 5층 전체면적 2,491㎡ 규모로, 고래와 바닷속 탐험을 주제로 하는 놀이시설과 편의시설을 갖췄다. 테마파크 명칭인 'JSP 웰리'는 장생포의 영문 약자 첫머리 세글자와 고래(whale)를 어린이들이 친숙하도록 바꾼 '웰리(whally)'를 합성해 지었다. 1층 매표소·휴게쉼터·음식점, 2·3층 고래미끄럼틀·볼풀탐험존·가상현실(VR)체험존, 4층 장난감박물관, 5층 옥상정원·카페 등이 들어섰다. 남구는 총 107억7,500만원을 들여 이 시설을 준공했다.

해군 231전진기지의 생활·업무공간으로 사용되던 건물 매입에 61억원이,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역주도형 VR콘텐츠 체험존 조성사업'의 하나로 조성된 VR체험존 설치에 15억7,500만원이 투입됐다. 그동안 '어린이들이 놀 만한 공간이 없다'는 지적을 받았던 장생포에 아이가 있는 가족 단위 관광객을 유치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남구는 기대했다.
하지만, 개장 1년을 맞는 이즈음, JSP 웰리키즈랜드을 찾는 이용객의 발길은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정이다. 개장 직후인 지난해 5월 방문객이 1만1,200여 명에 달했으나 올해 1월 5,051명으로 절반 아래로 줄었다.

당장 대책에 들어갔다. 우선 1차적으로 지난 11일부터 20일까지 JSP웰리키즈랜드의 편백놀이터와 바닥에 매트를 새로 설치해 어린이들이 안전하면서도 신나게 놀 수 있도록 정비했다. 또한 이용객 편의증진을 위해 물품보관함을 추가 설치해 편리한 시설물 이용과 휴게공간 보장을 위해 비품을 재배치했다. 이후 6월 고래축제 이전에 2단계 시설 개보수를 추진하고, 올 연말까지 서너차례 시설 향상을 통한 방문객 확충에 나설 계획이다.

문제는 이 같은 노력이 침체일로에 선 남구 관광 콘텐츠를 살려낼 수 있느냐에 있다. 남구가 고래를 테마로 지난 수년간 많은 투자를 해왔고 이제 그 결실을 봐야 하는 시점이지만 동력을 얻지 못하는 모양새다. 다가올 고래축제를 계기로 여전히 유효한 남구=고래의 핵심 콘텐츠를 제대로 살리는 계기가 필요하다. 이미 조성된 고래중심의 인프라와 전국유일의 고래관광 여행선을 어떻게 활성화 시킬지를 두고 제대로 고민하는 시간이 필요한 시점이다. 아무도 가질 수 없는 울산만의 콘텐츠를 가지고 있다는 자부심을 잊지 말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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