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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사업으로 확정된 '울산외곽순환도로 건설'이 전액 국비가 아닌 지방비가 투입되는 '반쪽사업'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지난 22일 지역 국회의원들이 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모였지만, 이들 역시 '반쪽회동'에 끝났다. 심지어 이날 모임에는 해당 사업의 지역구 의원들 조차도 참석하지 않아 지역현안 해결에 대한 진정성을 의심케 했다.

울산 국회의원협의회(회장 정갑윤)는 지난 22일 국회의원 회관 정갑윤 의원실에서 간담회를 열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울산외곽순환도로 반쪽 사업 문제'에 대해 논의를 가졌다.

이 자리에는 울산 국회의원협의회 6명의 국회의원 중 회장인 정 의원(자유한국당·중구), 간사인 민중당 김종훈 의원(동구), 자유한국당 이채익(남구갑)·박맹우(남구을) 의원 등 4명만 참석했고, 울산시에선 김하균 기획조정실장과 김춘수 건설도로국장이 함께 했다. 하지만 정작 반쪽사업 해결에 발벗고 나서야 할 외곽순환도로 건설 구간의 지역구인 북구 이상헌 의원(더불어민주당)과 울주군의 강길부 의원(무소속)은 지역 일정 등을 이유로 불참했다.

울산의 유일한 여당 국회의원이자 시당위원장인 이 의원은 그공안 울산 외곽순환도로 건설에 대한 애착은 각별했다. 그는 지난해 6월 국회 입성 당시 울산외곽순환고속도로 국비 건설을 최우선 순위로 공약하며, '관광진흥법' 개정과 연계해 강동관광단지 조성을 북구주민에게 약속했다.

그러나 이 의원은 자신의 텃밭에 건설되는 외곽순환도로 사업의 절반 가까운 구간이 국비가 아닌 지자체 비용으로 추진되는 소식을 가장 먼저 접했지만, 대책 회의에 불참하면서 지역 정치권 차원의 해법 모색을 외면한 꼴이 된 것으로 비쳐질 수밖에 없게 됐다.

그는 특히 이날 국회 본회의도 불참한 채 시당 워크숍 일정을 소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3월 임시국회 일정이 확정된 지 보름이 지났음에도 일정 조정 없이 강행한 것이다. 무엇보다 초선인 이 의원 보좌진 대부분이 국회 경험이 없는 선거캠프 출신으로 꾸려지면서, 정무라인에 '허점'을 드러낸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울산지역 국회의원협의회는 22일 국회의원회관 정갑윤 의원사무실에서 간담회를 개최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울산외곽순환도로 반쪽 사업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울산지역 국회의원협의회는 22일 국회의원회관 정갑윤 의원사무실에서 간담회를 개최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울산외곽순환도로 반쪽 사업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강 의원은 지역 현안을 둘러싼 논의가 시급한 상황에서도 한국당 소속 지역 의원들과 한 테이블에서 마주하기가 힘든 모양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울주군수 후보 공천 문제를 놓고 울주당협위원장인 자신의 권한이 한국당 시당의 '패거리 정치'에 의해 묵살됐다며 한국당을 탈당, 민주당 송철호 울산시장 후보를 지지선언하면서 갈라섰다.
이에 맞서 한국당 울산시당은 강 의원을 '사상 최고의 정치 철새'라고 공개 비판하며 영구제명과 항구적 복당금지 조치를 내리면서 지금까지 서로 간 갈등의 골은 깊어질대로 깊어진 상황이다. 실제로 강 의원은 지난해 지방선거 이후 지금까지 서울과 지역에서 3차례 협의회 참석을 요구했지만, 일체 응하지 않았다.

지역 국회의원들의 협업 체제가 이지경에 이른 상황임에도 이를 방치한 회장인 정 의원의 리더십 부재도 여실이 드러났다. 국회 내에서 양측 간 기본적인 교류마저 단절시켰기 때문인데. 국회에서 정 의원은 강 의원과 직접 대화는커녕 의원실 보좌진 간 연락조차 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 의원은 20대 총선 직후 울산 국회의원협의회 발족 당시 "의원협의회 발족은 울산시민의 명령이고 지금부터 울산에는 여야 없이 오직 시민만 바라보고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국회 상임위 중복 배정을 피하고, 2개월에 한 번씩 국회 본회의가 열리는 날 정기모임을 갖기로 약속했지만,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지켜진 것이 없는 상태다. 서울=조원호기자 uscw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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