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주력산업 장기 부진에도 불구하고 상승세였던 울산 수출이 급격한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지역 수출시장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특히 선박의 수출 급감, 석유제품 및 석유화학제품의 글로벌 공급과잉으로 인한 수출단가 하락 등의 직격탄을 맞은 월간수출액은 두 자릿수의 낙폭을 보이면서 40억 달러 대로 주저앉았다.

한국무역협회 울산지역본부(본부장 최정석)가 발표한 '2019년 2월 울산 수출입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월 울산 수출은 작년 동월 대비 14.7% 감소한 49억 2,6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울산의 수출이 감소세로 전환한 것은 지난 2018년 10월 이후 5개월 만이고, 40억 달러 대로 떨어진 것은 지난 2017년 10월(38억 8,000만 달러) 이후 16개월 만이다.

2019년 누계 수출액도 전년 동기 대비 3.6% 감소로 전환했다. 일평균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12.5% 감소했으나 선박 수출을 제외하면 일평균 수출액은 0.5% 감소한 데 그쳤다.

# 울산 수출, 5개월만에 감소세 전환
지역 주력품목이 모조리 맥을 못 췄다. 실제 지역 최대 수출품목인 석유제품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15.7% 감소한 12억 8,700만 달러를 기록했다. 국제유가가 소폭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공급 과잉으로 인해 수출단가가 하락(-7.3%)하고 수출물량(-9.1%)도 감소한 탓이다. 석유제품 수출은 11개월 만에 감소로 반전하며 2017년 10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석유화학제품도 미국의 에탄크래커(ECC) 신증설에 따른 공급 확대 영향으로 수출단가가 하락(-8.7%)한 데다 수출물량까지 소폭 감소(-1.1%)해 한 달 만에 감소로 반전, 전년 동월 대비 9.7% 감소한 7억 1,5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자동차 수출은 SUV 및 친환경차 판매 호조로 전년 동월 대비 소폭 증가(1.3%)한 10억 600만 달러를 기록하며 7개월 연속 수출 증가를 이어갔으나 증가율이 크게 둔화됐다. 자동차부품은 최대 수출시장인 북미지역을 비롯한 인도, 베트남 등 신흥시장으로의 수출이 크게 증가했음에도 중국 및 유럽지역의 수요 감소에 따라 전년 동월 대비 3.0% 감소한 2억 3,600만 달러를 기록하며 한 달 만에 수출 감소로 반전했다.

선박은 지난해 동월 수출 급증의 기저효과와 2016년 선박 수주 부진의 영향으로 전년 동월 대비 63.4% 급감한 4억 700만 달러를 기록했으며 3개월 연속 수출이 감소했다. 선박은 지난해 동월 11억 1,300만 달러를 달성하며 2016년 11월 이후 15개월 만에 10억 달러 돌파 기록을 세운 바 있다. 

국가별로는 대중 수출은 최대 수출품목인 석유화학제품(-5.7%)을 비롯해 석유제품(-44.9%), 자동차부품(-21.4%) 등 주요 품목의 수출이 감소, 전년 동월 대비 8.6% 감소한 7억 9,000만 달러를 기록했지만 세 달 만에 미국을 제치고 월별 기준 최대 수출대상국으로 재부상했다. 대미 수출은 최근 6개월 연속 두 자릿수 수출 증가율을 기록했던 최대 수출품목인 자동차 수출이 소폭 증가(2.3%)에 그쳤으나 석유제품(149.1%), 자동차부품(19.9%) 등 품목이 전체 수출 실적을 견인해 전년 동월 대비 23.2% 증가한 7억 800만 달러를 기록했다.

# 수입도 줄어 무역수지 64개월 연속 흑자
대미 수출은 2018년 8월 이후 7개월 연속 두 자릿수의 수출 증가율을 지속해 2019년 수출 누계에서는 최대 수출대상국을 기록했다. 일본은 전체 수출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최대 수출품목인 석유제품(15.4%)의 수출 호조세 지속에도 불구하고, 석유화학제품(-44.3%), 금속광물(-29.9%) 및 비철금속제품(-39.2%) 등 품목 수출이 급감, 전년 동월 대비 소폭(-2.9%) 감소한 3억 8,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 밖에 싱가포르(3억 7,900만 달러, 89.2%), 인도(2억 1,900만 달러, 7.5%), 베트남(1억 6,800만 달러, -10.6%) 순으로 주요 수출 대상국 순위를 기록했다. 

우리나라 전체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11.4% 감소한 가운데 세종(33.2%), 인천(4.6%), 강원(3.3%) 및 대전(1.3%)을 제외한 나머지 지자체의 수출이 일제히 감소했다.

주요 수출 품목인 반도체의 수출 부진으로 경기(-17.2%), 충남(-17.8%)의 수출이 3개월 연속 감소한 가운데 울산의 수출도 비슷한 감소율(-14.7%)을 기록해 지자체별 수출 순위는 11개월 연속 3위에 머물렀다. 수입은 최대 수입 품목인 원유를 비롯한 1차 산품 수입 감소에 따라 전년 동월 대비 16.9% 감소한 24억 6,8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무역수지는 24억 5,800만 달러 흑자로 2013년 10월 이후 64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지속했다.

한국무역협회 최정석 울산지역본부장은 "글로벌 경기 둔화, 미·중 무역전쟁 등 불안정한 통상 환경이 지속되는 가운데, 선박 수출 급감과 석유제품·석유화학제품의 글로벌 공급과잉으로 인한 수출단가 하락 등으로 지역 수출이 부진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며 "다만 최근 국제유가가 다소 회복됐고 자동차 수출이 양호한 흐름을 지속하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수출 회복도 기대해 볼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주화기자 usjh@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