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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상공회의소가 28일 오전 울산롯데호텔에서 개최한 제151차 울산경제포럼에서 스웨덴 노사정책의 권위자인 최연혁 린네대학 정치학과 교수가 강연을 하고 있다.
울산상공회의소가 28일 오전 울산롯데호텔에서 개최한 제151차 울산경제포럼에서 스웨덴 노사정책의 권위자인 최연혁 린네대학 정치학과 교수가 강연을 하고 있다.

 

“낡은 투쟁구조의 노사관계로는 더 이상 급변하는 산업구조에 대응할 수 없다. 울산기업이 빨라진 산업구조변화 속에서 위기를 극복하고 살아남기 위해서는 노사가 대승적 차원에서 한발씩 양보하고 대타협을 이루는 스웨덴식 사회적 합의를 시작해야 한다" 스웨덴 노사정책의 권위자인 최연혁 린네대학 정치학과 교수는 울산상공회의소가 28일 오전 울산롯데호텔에서 개최한 제151차 울산경제포럼 자리에서 강연을 통해 이같이 제안했다. 최 교수는 '위기를 극복한 스웨덴의 노사협력 한국의 시사점과 과제'를 주제로 한 이날 강의에서 스웨덴 기업들이 극심한 노사갈등 속에서 이뤄낸 사회적 대타협 사례에 대해 설명했다. 최 교수는 “스웨덴도 1930년대 중반까지 노사대립이 커지며 갈등이 지속되었으나 1938년 끊임없는 만남과 대화를 통해 극적으로 살트쉐바덴협약이 체결됐다. 당시 사민당 정부가 노사 양측에 각각 파업금지법과 직장폐쇄금지법을 통과시키겠다고 압박해 노사가 각기 한발씩 양보하는 대타협을 만들었다"며 “이때 노조는 사용자의 지배권을 보장하고, 사용자는 일자리제공과 기술투자에 노력하는 한편, 기업이익의 85%를 사회보장 재원으로 제공하는데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후 70년대 섬유·철강, 80년대 조선·중화학, 2000년대 자동차·의약·통신 산업의 구조조정 과정에서도 총파업이나 노사충돌이 한 건도 없었다"며 “이는 국가가 일찍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인지하여 실업급여와 직업교육 같은 사회안전망을 작동시키고, 노사평화를 바탕으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전환하는데 성공했기 때문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해고된 노동자가 재교육을 통해 다시 노동시장에 투입되는 스웨덴의 유연 안정성은 기업이 내는 사회복지기금을 통해 가능하며, 스웨덴 국민들은 이런 대기업을 언론이나 은행보다 훨씬 더 신뢰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러한 노사상생의 메커니즘이 가능해진 배경에는 노사문제 외의 문제에 대해서만 정부에 이임하는 방식으로, 노사관계와 정치문제를 철저히 분리했던 전략이 깔려있었다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스웨덴은 정부의 개입을 최소화한 대신 노사의 책임성을 중요시하며 노사 간 상시 대화채널을 구축하고 있다"며 “1938년 이후 노총과 경총 간 중앙임금협상에서 도출된 연대임금제를 전 사업장에 적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 교수는 “'1938년 살트쉐바르덴협약은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한 절박한 인식에서 비롯됐다"며 “울산도 스웨덴과 같이 산업구조변화가 빨라지면서 노사관계의 중요성이 최대 이슈로 부각되고 있는만큼, 노사가 서로 양보하는 뺄셈의 정치를 통해 당장은 손해 보는 것 같지만 결국은 이익을 더 얻게 되는 경험을 쌓고, 이 과정을 거쳐 사회적 합의의 포문을 열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주화기자 us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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