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어릴 때 공장을 그린다거나 자동차를 그리면 굴뚝과 배기통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게 그리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흰색 와이셔츠를 하루만 입어도 소매와 목둘레가 까매진다는 어른도 많았다. 매연과 스모그 등이 경제발전의 상징이었던 시절 얘기다. 하지만 보건환경에 대한 안전인식이 높아진 지금은 큰일 날 일이다. 누구 말대로 '그때는 맞았고 지금은 틀린' 대표적인 사례인 것이다.

미세먼지로 인해 많은 것이 변하고 있다. 경유·휘발유 차량보다 비교적 친환경적인 LPG 차량에 대한 규제가 전면 폐지되면서 일반인도 LPG 차량을 구매할 수 있다. 또 노후된 석탄화력발전소를 폐지하는 동시에 탈석탄정책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LNG의 세금도 이번 달부터 대폭 인하된다.

일선 학교에서는 '석면' 방치 문제로 한동안 논란이더니 이제는 '미세먼지'에 이어 '이산화탄소'로 연일 비상이다. 때문에 2021년까지 연차적으로 완료하기로 한 울산시교육청의 '공기 정화장치 설치' 3개년 정책이 긴급 변경됐다. 연말까지 모든 학교에 설치 완료, 공기 정화장치 설치 정책을 조기에 달성하겠다는 것이다. 때문에 집보다 교실이 더 미세먼지로부터 안전하게 될 것이란 우스개 말도 나온다.

그러나 시교육청의 긴급조치로 실내 미세먼지를 줄여주는 공기 청정기가 교실에 잇따라 설치된다지만, 이산화탄소에 대해서는 별다른 대책이 없다. 현재 상용화된 공기 순환기의 효능이 검증되지 않은 가운데 높은 가격대, 학교 맞춤형 공기순환기 미개발 등의 이유에서다.

이산화탄소 문제는 교실 창문을 열어 환기만 시켜주면 해결될 일 아니냐는 반응은, '보건환경 감수성'이 바닥을 치는 인식이다. 미세먼지로 인해 창문을 모두 닫은 상태로 공기 청정기를 사용하면, 필연적으로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미세먼지 무서워서 창문을 열지 못하는데, 이산화탄소 배출을 위해 창문을 열어야 한다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신선한 실내 공기를 위해 창문을 자주 열어 충분히 해주는 게 중요했던 환기는 과거에나 맞는 일인 셈이다.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