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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 비해 쓰레기 분리배출은 일상생활로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쓰레기 분리 배출에 대해 헷갈리거나 잘못된 상식, 혹은 귀찮음 등으로 인해 제대로 시행되지 않은 경우도 많다.

그동안 울산의 단독주택에서는 재활용품 전용 녹색 그물망과 종량제 봉투, 음식물쓰레기 전용 용기를 이용해 쓰레기를 배출해왔다. 국민 대부분이 알고 있듯이 유리, 플라스틱, 비닐, 알루미늄 캔, 고철 등을 분리 배출해 자원 재활용에 이바지 해왔다. 그러나 재활용품 중 비닐류(라면·과자봉지, 비닐봉지, 필름 등)의 분리 배출 및 수거가 제대로 시행되지 않아, 비닐류만 따로 분리 배출하는 정책이 시행돼 새롭게 화두가 되고 있다.

혹자는 비닐을 분리해야 하냐고 불평을 할 수도 있겠지만 비닐류 분리 수거는 꼭 필요하다. 그동안 비닐류는 무분별하게 재활용품과 함께 배출됐다. 재활용품 선별장에서 1차 분류하지만 오염된 비닐이 다른 재활용품을 오염시키고, 분류되지 않은 비닐은 재활용품과 섞여 압착돼 자원으로 활용할 수 없게 됐다. 결국 비닐로 인해 재활용 자원이 종말쓰레기가 돼 버리는 상황이다.

재활용품 선별·처리 비용이 상당함은 자명해 보인다. 재활용 업체가 비용 문제로 수거를 포기하는 사례도 전국적으로 급증했다. 그리고 이런 폐기물이 국내에서 처리되지 않고 불법적으로 해외로 보내진 사실을 언론 보도로 접했을 것이다. 최근 그린피스 조사에 의해 베트남으로 수출된 폐기물 6,500톤이 다시 우리나라로 돌아온다는 보도가 있었다. 우리나라는 쓰레기 수출국이라는 오명을 쓰고, 폐기물 처리비용을 세금으로 충당해야하는 상황이다.

반면에 우리나라에서 플라스틱 등 폐기물을 수입하는 일도 상당하다. 우리나라에서 선별된 플라스틱 재활용품은 사용이 불가하거나 세척과 분류 등의 비용이 많이 들어, 오히려 이를 수입하는 것이 비용을 절감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또한 비닐류를 무분별하게 소각하면 환경호르몬 등 각종 유해 화학물질이 대기 중에 흩뿌려지고, 매립하거나 바다로 흘러 들어가면 자연적으로 분해되지 않고 미세플라스틱이 돼 우리에게 돌아온다. 비닐도 결국엔 플라스틱 제품으로, 바다·강으로 흘러든 비닐류 쓰레기는 썩지 않고 끊임없이 잘게 분해돼 미세플라스틱이 돼서 온갖 화학성분과 환경호르몬을 발생시킨다. 그리고 먹이사슬 최하위에서 미세플라스틱을 섭취하면 고스란히 상위 개체로 이동하고 먹이사슬 정점에 있는 인간까지 영향을 미친다. 우리가 무심코 버린 비닐 쓰레기가 결국 우리에게 독으로 돌아오는 셈이다.

이런 비닐류를 따로 분리배출 하면 좋은 점이 많다. 먼저 종량제 봉투의 부피를 줄일 수 있다. 비닐류를 빼면 쓰레기 소각양이 30% 이상 줄어든다고 한다. 비닐류를 분리한다면 쓰레기 부피를 줄여 종량제봉투 구매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둘째, 비닐류를 타 재활용품과 분리 배출해 재활용률을 높여 친환경 자원 순환에 이바지 할 수 있다. 또한 재활용 업체의 선별비용이 줄게 되고 폐기물 처리에 투입되던 정부예산도 절감된다.  

오는 4월부터는 비닐류 분리수거 대상이 공동주택에서 일반 단독주택으로 확대된다. 7월부터는 비닐류 분리배출을 하지 않으면 단속 및 수거거부 대상이 될 수도 있다. 

비닐류 분리수거는 간단하다. 비닐류 쓰레기 수거 전용 적색 그물망에 담아 정해진 요일에 내놓으면 수거해간다. 비닐류에 표기된 재활용 마크를 확인하고 적색 그물망에 담고 그 외 비닐과 음식물 등으로 오염된 비닐은 종량제봉투에 담아서 배출하면 된다. 그리고 페트병 등에 부착된 비닐도 제거해 배출해야 한다.

막연하게 떠올리면 너무나도 복잡한 쓰레기 분리 배출. 이제는 알만큼 아는 재활용과 음식물쓰레기를 넘어서 비닐류 쓰레기의 분리배출을 목표로 정해보는 건 어떨까? 생활비도 아끼고 환경도 보호할 수 있는 작지만 보람찬 첫 걸음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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