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월요일 아침 출근 시간 신호에 걸려 대기하고 있으면서 늘 보던 상가, 건물, 가로수 그리고 망울 터진 벚꽃들을 바라보며 흐뭇하게 미소를 짓는다. 

점심시간에 벚꽃 길 산책이나 할까 하는 마음에 강변으로 고개를 돌리는 순간 편의점 앞에서 학생들이 참새처럼 간식과 함께 재잘재잘 거리는 모습을 바라보게 되었다. 그들은 아침부터 무슨 수다를 저렇게 떨까? 학교 가는 길이 그렇게 즐거울까? 등 다양한 생각을 하다가 순간적으로 떠오른 생각에 멈칫하게 되었다. 

'혹시 아침 식사를 편의점에서 해결?'이라는 미심쩍은 생각이 머리를 스쳐 지나갔다. '아침 먹었는데도 배가 고파 또 챙겨 먹나?' '아님 너무 바빠서 편한 편의점 음식을 선택했나?' 등 회사 가는 10여 분 동안 온갖 상상을 하면서 운전을 했다. 마지막에는 필자 마음대로 '엄마, 아빠가 바빠서 애들이 아침을 못 챙겨 먹고 저렇게 편의점에서 해결하는구나'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들의 상황을 들어보거나 확인하지도 않고 나 혼자만의 생각으로 그들의 상황을 내 주관에 맞춰 판단하고 있었다. 물론 그 장소나 행동에 대해 편견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닌지 라는 생각도 해보게 되었다.

시민들이 원하고 편리한 정책발굴을 위해 논문, 자료 등을 조사하면서 아이디어를 짜내더라도 가끔은 그 해결점을 찾지 못할 때가 있다. 나름 다양한 노력을 하지만 여러 가지 한계가 분명히 있기 마련이다. 가끔은 필자만의 관점으로 결론을 짓던지 마무리를 해버릴까 하는 유혹이 올 때도 있다. 나만의 편견을 반복하는 순간인 것이다.

수년 동안 4차산업혁명이라는 이슈로 많은 자료를 보면서 연구하는 가운데 새로운 기술이나 비즈니스모델을 볼 때마다 본인이 생각한 것과는 다른 새로운 세상이 보일 때가 많다. 필자의 관점이나 생각에 허를 찔리는 순간이다. 

미래에 대한 기술이나 방향에 대한 정답은 전망은 할 수는 있지만 정확하게 예측할 수는 없다. 이것이 4차산업혁명의 미래일 것이다. 내가 갖고 있는 지식, 경험은 완전히 틀린 것이 아닐지라도 동시에 완벽할 수도 없을 것이다. 아무리 완벽히 연구하고 다양한 정보를 바탕으로 모델을 제시하더라도 급변하고 다양해지는 기술 아래에서는 4차산업혁명의 미래상을 정확히 제시하기는 매우 어렵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자신만의 지식과 경험으로 완벽하게 미래상을 그릴 수 있다고 주장한다는 것이 오히려 이상한 일이다. 4차산업혁명의 미래를 추측하기 위해서는 단일차원의 평면적 정보가 아닌 다양하고 입체적인 정보들을 보고, 듣고 연구해야 편견 없이 냉철하게 미래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아침에 학생들이 편의점 앞에서 서성거린 광경을 보고 나름대로의 생각만으로 그들의 상황을 판단해 버린다면, 그들이 처해 있는 현실이나 진실을 알지 못한 채 완전히 엉뚱한 상상으로 끝내버릴 수도 있는 것이다.

4차산업혁명이라는 아이는 과연 어디에 자리 잡고 어떤 모습으로 커가야 할 것인가에 대한 생각을 던져본다. 4차산업혁명이란 개념은 한때 신문, TV, 발표자료 등에서 수없이 많이 언급했었지만 최근에는 그 노출빈도가 많이 적어진 느낌이다. 

그렇지만 4차산업혁명은 트렌드가 아닌 현실이다. 4차산업혁명을 그냥 단순한 유행으로 생각하고 이제 그 유행이 지나갔다고 한다면 그것은 큰 오산이다. 눈에는 띄지는 않지만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땀 흘리는 사람들이 많고, 이들로 인하여 4차산업혁명의 미래는 느리지만 한걸음 한걸음 확실하게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다.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