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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9년 울산의 만세운동 및 일제강점기 항일 역사를 재조명하는 전시회가 시작됐다. 울산박물관은 2019년 특별전으로 '울산의 만세운동, 봄날의 뜨거운 함성' 특별전에 들어갔다. 이번 전시는 3·1 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을 기념해 100년 전 울산에서 울려 펴졌던 만세운동과 일제강점기 울산에서 전개된 항일 운동의 역사를 되짚어보고자 기획됐다.

어제 열린 개막식은 1919년 4월 2일 언양 만세운동 의거일 100주년에 맞춰 오후 2시 시작됐다. 이번 전시는 일제강점기 태극기를 비롯해 총 100여점의 유물이 전시되며, 개항부터 해방까지 역사의 흐름에 따라 총 4부로 구성했다. 

제1부는 '나라를 빼앗기다'를 주제로 개항 이후 국권이 침탈되는 과정을 소개한다. 만세운동이 있기 전 1910년대 울산의 상황을 사진 및 지도 자료 등을 통해 알아보고 대한 광복회 총사령관 박상진 관련 유물로 울산의 항일운동의 역사를 되짚어본다. 

제2부는 '뜨거운 함성으로 대한독립만세!'를 주제로 1919년에 전국적으로 널리 퍼진 대한 독립만세운동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4월 2일 언양장터에서 천도교 울산 교구를 중심으로 전개된 언양 만세운동, 4월 4일, 5일 병영 일신학교에서 병영청년회 중심으로 전개된 병영 만세운동, 4월 8일 남창장터에서 학성이씨 문중을 중심으로 전개된 남창 만세운동의 역사를 알아본다. 판결문 및 범죄인명부과 같은 기록물과 만세운동 참여 인물 관련 유물을 통해 살펴볼 예정이다. 

제3부는 '각자의 자리에서 대한독립만세!'를 주제로 1919년 만세운동 이후 1920~30년대 울산에서 전개된 다양한 분야의 항일 운동 역사를 소개한다. 이재락, 손후익과 같은 유학자의 독립운동 이야기와 보성학교를 중심으로 전개된 동구의 항일운동, 최현배, 서덕출을 중심으로 하는 한글을 통한 항일 운동 등 각자의 자리에서 다양하게 전개된 독립운동의 역사를 관련 유물과 작품을 통해 소개한다. 

제4부 '계속되는 시련'에서는 독립을 위해 많은 노력을 했지만 일제의 수탈이 지속되면서 우리 민족이 겪어야 했던 시련을 1934년에 발표된 고복수의 타향살이 노래 등을 통해서 살펴본다. 항일 정신이 깃든 울산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울산시민들에게 지역의 정신을 제대로 알리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울산은 3·1운동 뿐만이 아니라 신라시대 이후 왜구의 침략에 맞서고 임란시절, 의병활동으로 왜와 치열한 전투를 벌였던 충절의 고장이다. 특히 일제강점기인 1919년 3월 1일을 기점으로 일본의 식민지 지배에 저항해 전 민족이 일어난 항일독립운동은 울산에서 그 꽃을 피웠다. 만세운동은 3월 상순 이후 전국의 각 지방으로 번졌고, 울산의 만세운동은 1919년 4월 2일 언양 장터에서 가장 먼저 시작했다. 언양 4·2만세운동은 천도교 울산교구 교도와 지역유지, 상인 등 2,000여 명이 태극기를 일제히 흔들며 '대한독립만세'를 소리 높여 외쳤다. 이를 계기로 울산 곳곳으로 만세 운동이 번졌다. 

올해들어 3·1운동 100년을 기념하는 여러 가지 행사가 있었다.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하는 일은 우리에데 많은 의미를 던져준다.

이 작업이 중요한 것은 조상의 기일을 기억해야 하는 것 이상으로 민족자존과 얼을 지켜 나가야 하는 것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근본 없는 족보가 없듯이, 한 나라와 민족에게도 민족적 정체성을 밝혀 줄 역사가 있다. 3·1운동은 우리의 국민교육헌장과 헌법에 명시되어 있듯이 오늘의 우리를 우리답게 지켜낸 최고의 상징적 사건이다. 한일합병으로 나라의 주권을 빼앗겼던 우리가 가만히 앉아 있었더라면 대한민국이라는 국호, 한민족이라는 단어 자체가 지구상에 존재할 수 없었다. 3·1운동 100년은 바로 이를 기념하고 국민적 각오를 새롭게 다지는 의식이다. 

무엇보다 울산은 숭고한 민족자결운동의 숨결이 녹아 있는 고장이고 박상진 선생과 최현배 선생 등 우리 민족사에 빛나는 영웅을 배출한 도시다. 울산은 박상진 선생 등 애국충절의 열의를 온몸으로 실천한 열사들의 고장이다. 병영 만세운동은 지역에서 일어난 항일독립 운동의 시금석이 됐다. 울산에서 삼일절은 그래서 더욱 의미가 깊다. 삼일절을 맞아 우리는 새로운 각오가 필요하다. 

그 첫째는 청산되지 못한 일제강점기의 상처를 제대로 치유하는 일이다. 일제는 조선인들이 자신의 역사와 전통을 왜곡되게 알도록 해 일제강점기에 교육을 받은 이 땅의 청소년들이 자국의 조상에 대해 부정적인 지식을 갖게 하려는 목적으로 전방위적인 역사왜곡을 자행했다. 뿐만 아니라 정확한 수도 파악되지 않는 위안부 희생자나 강제징용 희생자들의 문제는 여전히 용서되지 못한 역사로 남아 있다. 이번 삼일절은 그래서 우리에게 더 많은 책임을 요구한다. 

여전히 과거사는 한일관계에 발목을 잡고 있고 일본의 정치지도자들은 진정성을 담은 사과에 관심이 없다. 이럴 때일수록 스스로 당당하게 일본 제국주의 망령과 싸워나가야 한다는 결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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