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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외교 실패로 탐사사업에서 어려움을 겪어온 한국석유공사가 정부로부터 동해지역 광구 2곳에 대한 조광권을 확보해 심해탐사를 재개한다. 사업 재개는 호주 석유개발회사와의 협업이 성사된데 따른 것으로, 이번 사업 성패에는 한국의 '산유국 지위' 유지 여부가 달려있다. 

한국석유공사(사장 양수영)는 호주최대 석유개발회사인 우드사이드(Woodside)사와 함께 정부로부터 동해 심해지역에 위치한 '8광구'와 '6-1광구 북부지역'에 대한 조광권을 확보했다고 9일 밝혔다. 이번에 조광권을 취득한 2개 광구는 면적이 서울시의 약 20배에 해당하는 1만 2,560㎢, 수심 700∼2,000m의 심해지역에 위치한다.

양사는 앞서 지난 2007년 최초로 탐사작업을 실시해 탐사정 2개 공을 시추한 바 있다. 이 중 1개 공에서 가스를 발견했지만 경제성이 부족으로 개발단계에 이르지는 못했다. 대신 최근 전 세계 심해에서 발견되는 대규모 유전 및 가스전에서 나타나는 것과 동일한 형태의 심해퇴적층(turbidite)의 존재를 확인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러한 가운데 우드사이드사가 해당 광구에서 대규모 가스전을 발견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판단해 탐사사업 재개를 희망해왔다. 또 석유공사가 이에 동의하면서 양사가 각각 50% 지분으로 조광권을 다시 확보하게 된 것이다. 석유공사와 우드사이드사는 해당 광구에 대해 올해 4월부터 향후 최대 10년간 3차원 인공 지진파탐사 및 탐사정 시추 등 본격적인 탐사작업을 실시할 예정이다.

자원외교 실패로 대규모 부채를 짊어지게된 석유공사는 그동안 투자자를 확보하거나 정부의 신뢰를 얻는데 어려움을 겪는 바람에 대륙봉 사업에서 진척을 보지 못했다. 석유공사는 과거 자원개발 투자사업 부실이 지속되면서 지난해 1조 1,595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부채비율도 2,287%까지 급증한 상태다. 부채를 해소하기 위해 양수영 사장은 2016년부터 추진해 온 구조조정계획보다 비상경영 계획을 강화하고 우량자산에 투자 유치 및 비핵심 자산 매각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번에 성사된 호주와의 공동사업 결과에 따라 한국의 산유국 지위 유지여부가 판가름 날 전망이다. 한국은 오는 2020년 '동해-2 가스전' 생산이 종료되면 산유국 지위를 상실한다. 산유국 지위를 유지하면 해외 수주를 할 때 시추능력을 인정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때문에 산유국 지위를 상실하면 해외사업이 사실상 막히게 된다. 산유국 지위를 유지하려면 2020년까지 해당 광구 2곳에서 가스 생산 성과를 올려야한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이번 사업은 석유공사가 대륙붕 분야를 활성화한다는 차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며 "또 우리나라를 산유국 반열에 오르게 한 동해-1 가스전에 이어 새로운 가스전 발견 가능성이 높였다는 것도 고무적인 성과"라고 설명했다. 

한편, 공사는 현재 양질의 가스를 생산 중인 동해-1 가스전 인근에 위치한 6-1광구 동부지역에서 대규모 심해 유망구조를 발견래 탐사자원량 평가를 완료하고 연내 국내외 투자자를 유치해 2020년 하반기에 탐사정 시추를 실시할 계획이다.  하주화기자 us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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