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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에서 집계하는 일자리 지표 가운데 '확장실업률'이라는 게 있다. 이는 실제 계량화되는 실업수치와 달리 피부로 느껴지는 체감 실업률을 뜻한다.

울산의 1분기 청년층 체감 실업률은 통계작성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실제로도 청년층 실업자는 지난 분기 보다 30% 이상 급증했다.

취업은 국가적 청년 문제의 시발점이다. 취업 실패는 결국 결혼, 출산 등 일련의 이후 과정을 포기하는 'N포'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많은 것을 포기해야 하는 청년들이 늘면서 '이생망(이번 생은 망했다)'이란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서점가에선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나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 같은 새로운 풍속도를 담은 책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죽어라 공부했는데, 미래를 담보할 만한 반듯한 직장 하나 얻지 못하고 있는 젊은 층은 여기에 뜨겁게 공감하고 있다.
추가 채용은 엄두도 못내는 기업들 사정도 말이 아니다.

기업들은 요즘 지원자들의 스펙이 단군 이래 최고인데도, 데려다 쓰지 못하니 단지 그림의 떡이라며 푸념한다.
경기가 어려워진데다 인건비 정책이 쏟아지는 바람에 젊은 인력 수급을 통한 경영개혁은 꿈도 꾸지 못하게 됐다.
정부는 최저임금으로 기업의 부담이 커지고 정리해고 등으로 실업률이 높아지자 청년수당이다 뭐다 해서 국가 재정을 쏟아 붓고 있다.

미래세대가 짊어져야할 비용을 지금 투입해서 일단 우리부터 살고 보자는 식이다.
이 같은 '고용분식'은 평범한 일상을 조차 누리지 못하고 있는 청년층의 분노를 키우고 있다. 고용참사에 짓눌린 젊은 층의 고통은 이미 경제가 초토화된 대공황에 버금간다.

기업들이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할 수 있는 정책적 기조변화가 시급하다.
노동시장 유연화를 통한 구조개혁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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