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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총선을 1년 앞둔 울산 정치권의 분위기는 한마디로 '정중동(靜中動)'이다. 겉으로는 별다른 움직임이 드러나지는 않지만, 물밑에선 견제와 우군 만들기 경쟁이 분주하다.

총선을 겨냥한 출마예상자들의 잰걸음 속에 여야 각 정당들도 선거구별 일선 조직책 인선을 끝내고 조직 강화와 당원 모으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1년 전 6·13 지방선거 때와 비교해 지역정치권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경쟁 체제 복원'이다. 지역의 국회 의석과 지방권력을 독차지했던 자유한국당이 작년 지방선거에서 참패했을 때 '폐족'으로 소멸될 거라고 했다. 앞으로 지역에서 더불어민주당에 대적할 정치세력은 없을 거라 했다. 그런데 불과 1년도 안 돼 한국당은 보수 맏형으로 부활해 집권여당과 대등하게 맞서는 대안 수권정당의 지위를 회복한 것이다. 총선을 1년 앞두고 형성된 출마예상자의 여야 분포도만 놓고 봐도 이러한 경쟁관계의 복원은 쉽게 읽힌다.

지역에선 한국당의 약진이 오히려 '철옹성' 같았던 여당의 입지를 위축시키는 분위기까지 감지된다. 무엇보다 문재인 정권 초기 80%을 웃돌던 국정지지도가 반토막이 났고, 민주당의 지지도도 하향곡선을 그리면서 부울경(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선 이미 골든크로스를 넘어 역전됐다. 여기에다 이번 경남지역 4·3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한국당이 승리하면서 지역까지 덩달아 고무된 표정이다. 때문에 내년 지역 선거도 역대 총선과 마찬가지로 여야 거대 양당의 주도권 싸움에 군소정당들이 틈새를 노리는 구도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현재 울산지역 여야에 걸쳐 자천타천으로 총선 출마자의 물망에 오른 인물은 70명 선인데, 전·현직 국회의원과 단체장·지방의원 출신이 대부분이다. 더불어민주당에선 현재 6개 선거구에 걸쳐 22명이 출마예상자로 거론되고 있는데, 북구와 남구갑을 제외한 중구, 남구을, 동구, 울주군에 지망생들이 몰리는 분위기다. 자유한국당에서는 울산 전역에서 20명 정도가 출마예상자로 지목되고 있으며, 자당 현역 국회의원이 없는 동구와 북구, 울주군은 물론 현직이 선점한 중구와 남구갑·을에서도 복수의 출마예상자들이 하마평에 오르내린다.
바른미래당과 각 진보정당에선 한 자리수의 출마예상자들이 거론되고 있는데, 특히 노동계 강세지역인 북구와 동구에 인물이 쏠리는 모양새다.

 

중구-민주 김광식 박향로 임동호 거론…한국 현역 정갑윤에 김기현 전 시장 변수로

최근의 변화 바람에도 불구하고 중구는 역대 선거에서 보수 텃밭으로 불렸다. 자유한국당 정갑윤 의원이 내리 5선을 한 곳이다. 2년 전 19대 대선과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연거푸 승리하면서 보수의 아성을 무너뜨렸다.
하지만, 최근 한국당의 지지층 결집이 두드러지고 있어 내년 총선에선 여야의 진검승부가 예상된다.

민주당에선 박향로 지역위원장과 임동호 전 울산시당위원장, 현대차 노조위원장을 지낸 김광식 근로복지공단 감사의 출마가 예상된다. 한국당에선 현역인 정갑윤 의원과 박성민·조용수 전 중구청장, 이동우 전 울산 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 본부장, 문병원 전 시의원, 김진석 전 방송통신위 상임위원이 출마자의 물망에 오르고 있다. 특히 '울산의 정치 1번지'라는 중구의 상징성을 고려해 총선 역할론을 고민 중인 김기현 전 울산시장의 출마 가능성도 열려 있다. 바른미래당에선 아직 중구에 마땅한 인물이 없는 상태다. 정의당에선 이효상 시당위원장과 김성재 지역위원장이 거론된다. 민중당에서는 홍인수 지역위원장과 천병태 중구의원이, 노동당에서는 이향희 시당위원장의 후보 차출이 예상된다.

 

남갑-역대 총선 한국당 독식에 민주·군소정당 단수 경쟁…현역 이채익 등 5명 채비

남구의 서·북부권으로 이뤄진 남구갑도 중구와 마찬가지로 보수색이 강한 지역이다. 역대 총선에서 줄곧 한국당이 승리한 곳이라 도전자의 입장인 민주당이나 다른 정당의 출마예상자는 대부분 단수로 공천 경쟁구도가 형성되지 않고 있다. 민주당에선 이 지역의 터줏대감을 자처하는 심규명 전 울산시당위원장이 유일한 출마예상자다.

한국당에서도 3선 도전에 나서는 이채익 의원의 단독 플레이가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선 20대 총선 때 공천을 받고 울주군에 출마했다가 낙선했고, 올해 초 울주당협위원장에서 탈락한 김두겸 전 남구청장이 울주군에서 남구로 '회군'할 것이란 얘기가 나오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바른미래당에선 윤인식 수석대변인이 출마여부를 고민 중이고, 정의당에서는 이재석 지역위원장이 거론된다. 민중당과 노동당에선 인물을 찾고 있다.

 

남을-선거제 개편시 통폐합 가능성…현역 박맹우에 임동욱 고원도 김진석 등 물망

울산의 최대 상권인 삼산동을 중심으로 대규모 아파트 단지와 석유화학공단을 끼고 있는 남구을의 경우 16대 총선 때 신설된 이후 한국당이 아성을 쌓고 있는 지역이다. 하지만 최근 몇 년 간 경기침체로 인구가 지속적으로 빠져나가면서 단독 선거구 유지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특히 여야 4당이 추진 중인 선거제 개편이 이뤄질 경우 남구갑과 통폐합 가능성도 남아 있어 이 지역 출마예상자들은 좌불안석인 상태로 국회에 시선을 꽂고 있다. 민주당에선 정병문 지역위원장과 김지훈 시당대변인, 김광수 지방분쟁중앙조정위원, 20대 총선에 출마해 낙선한 임동욱 한국산업안전공단 상임감사가 출마후보군으로 꼽힌다. 한국당에선 3선 도전에 나서는 박맹우 의원과 서동욱 전 남구청장이 거론되고 있는데, 서 전 구청장의 경우 현 김진규 남구청장의 선거법 위반 재판 결과에 따라 가능성이 있는 남구청장 재선거로 돌아설 수도 있다. 바른미래당에서는 고원도 지역위원장이 출마여부를 저울질 중이고, 민중당에선 역대 총선과 지방선거 후보였던 김진석 전 지역위원장과 조남애 지역위원장이 출마예상자로 거론된다.

 

동구-민중당 김종훈 재선도전에 민주 후보 5명 경쟁…한국당 안효대 권명호 가세

세계 최대 조선소인 현대중공업이 있는 동구는 노동자의 도시로 진보성향이 강한 곳이다. 하지만 보수 성향의 표심도 만만찮아 역대 총선과 지방선거에서 보수와 진보 후보가 번갈아 당선된 특이한 지역이다. 따라서 내년 총선에서도 보수와 진보의 양보 없는 경쟁이 예상된다.  민주당에선 지난해 지방선거 때 동구청장 후보 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였던 황보상준 지역위원장과 황명필 울산항만공사 위원, 김원배 전 동구의원, 이수영 전 지역위원장, 김태선 전 시당 사무처장 등이 출마 준비 중이다. 한국당에선 지난 총선에서 고배를 마셨던 안효대 전 의원과 권명호 전 동구청장의 출마가 예상된다. 정의당에서는 이유준 지역위원장이, 민중당에선 김종훈 의원이 재선 도전에 나서고, 이은주 전 시의원도 물망에 오른다. 노동당에서는 이갑용 전 동구청장과 하창민 지역위원장이 거론된다.

 

북구-보수 vs 진보 후보단일화 관건…이상헌 이경훈 박대동 조승수 이영희 등 격돌

국내 최대 단위사업장인 현대자동차가 위치한 북구는 동구와 비슷한 정치지형을 가진 곳이다. 노동자의 표심이 선거의 향방을 좌우하다보니 진보진영은 이곳은 '진보정치 1번지'로 부르며 아성을 주장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보수진영이 영 맥을 못 추는 것도 아니다. 역대 각종 선거에서 보수와 진보가 가파른 대치를 이어오면서 양쪽 모두 국회의원과 구청장을 배출한 곳이다. 따라서 내년 총선에서도 역대 총선과 유사한 경쟁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보이는데, 승패의 관건은 보수와 진보 모두 후보단일화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에선 지역 유일의 현역인 이상헌 의원이 재선 도전에 나서고, 작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입당한 이경훈 전 현대차지부장의 도전도 예상된다. 고토 회복에 나서는 한국당에선 당협위원장인 박대동 전 의원과 박천동 전 북구청장이 예상출마자로 거론된다. 일각에선 김기현 전 시장이 고향인 북구를 선택지로 낙점하지 않겠느냐는 예상을 하고 있지만, 조직력과 바닥 민심 등을 고려할 때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바른미래당에선 강석구 시당위원장과 작년 지방선거 때 시장 후보로 나섰던 이영희 전 시당위원장의 출마가 예상된다. 정의당에선 조승수 전 의원과 김진영 시당위원장, 최성민 지역위원장이, 민중당에서는 강진희 지역위원장과 권오길 전 민주노총 울산본부장, 안승찬 전 북구의원이 거론된다. 노동당에선 오성호 지역위원장이 거명되고, 무소속에선 지난해 북구 국회의원 재선거 공천에 반발해 한국당을 탈당한 윤두환 전 의원의 출마 가능성도 점쳐진다.

 

울주-여야 거대 양당 10여명 공천 경쟁 예고…현역 강길부 무소속 출마 여부 촉각

농어촌으로 이뤄진 지역적 특성상 울주군은 전통적으로 보수성향이 강한 곳이다. 역대 총선에서 한국당과 무소속 후보 외에 다른 정당의 입성을 불허한 지역이다. 하지만 10여 년 전부터 범서와 언양, 온산의 신흥 주거지로 젊은 층이 대거 유입되면서 2년 전 19대 대선과 지난해 지방선거에선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울주군의 보수 아성이 무너지는 이변을 연출됐다. 물론 최근의 민심은 한국당에 참패를 안긴 1년 전과는 크게 달라졌지만, 여야 모두 우위를 장담할 수 없을 만큼 지역의 여론은 균형추를 가리키고 있다.

이 때문에 여야 거대 정당에선 이 지역에 출마예상자들이 몰려 치열한 공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울산 6개 선거구 중 유일에게 조직책을 공석으로 남겨둔 민주당에선 김영문 관세청장과 김용주 변호사, 정찬모·천명수 전 시의원, 송규봉 민주평동 울주군지회장, 김태남 전 지역위원장, 오상택 국회의원 비서관 등이 출마후보군으로 분류된다. 지역정가에선 여권 내에서 경쟁력 있는 후보를 구하지 못할 경우 보수진영의 인물 영입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어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한국당에선 울산경찰청장을 지낸 서범수 당협위원장과 신장열 전 울주군수, 이순걸 전 군의회 의장, 언론인 출신인 정연국 전 청와대 대변인, 장능인 한국당 대변인 등이 물망에 오른다. 여기에 남구갑 출마 가능성이 저울질 중인 김두겸 전 남구청장도 여전히 울주군의 후보군으로 남아 있다. 현역인 강길부 의원은 여당행을 희망하고 있지만, 여의치 않을 땐 무소속 출마를 강행한다는 입장이다. 바른미래당에선 이상용 울주군청소년선도위원회장이, 정의당에서는 안병철 지역위원장, 민중당은 최한석 지역위원장, 노동당에선 이형진 지역위원장이 출마예상자로 거론된다.  최성환기자 csh@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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