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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스트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연구팀. 왼쪽 앞부터 시계 방향으로 박혜성 교수, 김창민 연구원, 김건태 교수, 오남근 연구원.
유니스트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연구팀. 왼쪽 앞부터 시계 방향으로 박혜성 교수, 김창민 연구원, 김건태 교수, 오남근 연구원.

 

가혹한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물을 분해하는 '수전해 촉매'가 개발됐다. 이 촉매는 수소와 산소 생산에 모두 높은 성능을 보였고, 지금까지 보고된 촉매 중 안정성이 가장 뛰어나다. 합성이 쉽고, 가격도 저렴하며, 성능도 귀금속 촉매과 비슷해 상용화에 대한 기대가 높다. UNIST(총장 정무영)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의 박혜성·김건태·곽상규 교수 공동연구팀은 '전이금속칼코겐화합물'과 '페로브스카이트산화물'을 결합한 '이종구조 수전해 촉매'를 개발했다. 새로운 촉매는 합성공정이 단순하고 대량생산도 가능해 상용화에 대한 기대가 크다.

# UNIST 박혜성·김건태·곽상규 교수 공동연구팀
수소를 생산하는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수전해 기술'이 꼽힌다. 물에 전기를 흘려 수소와 산소로 분해하는 기술인데, 이때 물 분해 반응을 돕는 촉매가 필요하다. 기존에는 백금(Pt)이나 이리듐(Ir) 기반 귀금속 촉매의 성능이 우수하다고 보고됐다. 하지만 귀금속 촉매는 가격이 비싸고 안정성도 낮아 상용화가 어려웠다. 이번 연구에서는 몰리브덴다이셀레나이드(MoSe₂)와 란탄스트론튬코발트산화물(LSC)를 용기에 넣고 쇠구슬과 함께 굴리는 간단한 방법(볼밀 공정)으로 이종구조 촉매를 합성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촉매는 수소발생반응과 산소발생반응 양쪽에서 귀금속 촉매에 근접한 성능을 보였다. 귀금속 촉매가 둘 중 한 곳에서만 우수한 성능을 보이는 것과 차별화되는 부분이다. 특히 이 촉매는 가로세로 1㎝ 면적에 100밀리암페어(㎃)의 전류를 흘려도 전극 손상 없이 1,000시간 동안 안정적으로 작동했다. 기존에 보고된 촉매들은 같은 면적에 50㎃ 이상의 전류를 흘려도 오래 가지 않아 전극이 손상된다. 새로운 촉매는 2배 이상 가혹한 환경에서도 끄떡없이 작동한 것이다.

# 백금·이리듐 등 귀금속 촉매 대체 가능
제1저자인 오남근 UNIST 에너지공학과 박사과정 연구원은 “이번 연구에서는 두 물질을 합성하는 과정에서 전이금속칼코겐화합물의 일부가 금속 성질로 바뀌면서 촉매의 성능과 안정성이 획기적으로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전이금속칼코겐화합물과 페로브스카이트산화물의 이종구조에서 전이금속칼코겐화합물의 반도체 성질이 금속 성질로 변하는 독특한 상전이 현상은 이번 연구에서 최초로 발견돼 실험적·이론적으로 규명됐다. 페로브스카이트산화물(LSC)에서 전이금속칼코켄화합물(MoSe₂)로 전자가 이동하자, 전이금속칼로켄화합물의 일부 구조가 변하면서 반도체 성질이 금속 성질로 바뀐 것이다. 박혜성 교수는 “전이금속칼코겐화합물과 페로브스카이트산화물 사이에 전자가 이동하면서 부분적으로 나타난 상전이 현상은 전이금속칼코겐화합물 상전이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건태 교수는 “수전해 촉매를 상용화하려면 간단한 합성, 대량화, 재현성, 저비용, 고성능, 고안정성 등이 수반돼야 한다"며 “새로 개발한 촉매는 이런 조건을 만족시킬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미영기자 myida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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