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행복한 나라 10개가 모두 게르만족 국가
가장 행복한 나라 10개가 모두 게르만족 국가
  • 울산신문
  • 승인 2019.04.14 23: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

가장 행복한 나라 10개는 인종적으로 게르만족이 많이 살고 있다. 그 가운데 다섯 나라는 바이킹의 후예들이 많이 산다. 게르만족과 그 일족인 바이킹은 야만인으로 불리기도 했지만 그때도 법치 하나는 확실하였다. 법이 안정된 제도를 만들고, 그것이 안정된 삶을 가능하게 하며 그 속에서 행복이 우러나는 것이다. 

한국과 안보상 처지가 비슷한 이스라엘과 대만이 한국인들보다 훨씬 행복감을 갖고 있다는 것도 흥미롭다. 특히 이스라엘은 150여 개국 중 늘 11~13등으로 나온다. 한국은 54~57등이다. 자주국방하는 보람과 자주국방을 피하는 심리의 차이가 아닐까?

행복지수의 조건은 국민소득, 사회적 지원, 건강수명, 선택의 자유, 관용, 부패이다. 정부가 국민행복과 불행의 가장 큰 요인이다. 자유를 보장하는 나라와 자유를 제한하는 나라의 차이가 행 불행의 차이이다. 

미국 히스토리 채널의 연속 드라마 '바이킹'엔 잔인한 장면이 많이 나오지만 史實(사실)에 충실하다. 8세기 말에서 12세기까지 유럽을 뒤흔든 바이킹-노르만은 용맹하고 잔인하고 영리한 戰士(전사)들이었다. 이들은 유럽 기독교 문명을 공격하다가 기독교화된다. 문명 파괴자가 문명 건설자로 바뀐다. 천주교의 개혁을 지원하고 십자군 전쟁에 앞장서고 로마네스크 건축 붐을 일으킨다. 그럼에도 바이킹 시절의 野性(야성)과 용맹성은 잃지 않았다.

바이킹-노르만은 정복지를 잘 다스려 一流(일류) 국가로 만드는 비상한 재주가 있었다. 이들이 다스린 나라들은 예외 없이 富國强兵(부국강병)의 法治(법치) 국가가 되었다. 잉글랜드, 시실리 왕국,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아이슬란드 등. 그런 비결의 핵심은 이들의 法治(법치) 정신이었다. 야만 상태에서도 法的(법적) 제도와 전통을 유지, 발전시켜간 점이 신비롭기까지 하다. 

바이킹-노르만의 法(법)에 대한 관점이 독특했다. 그들은 법을, 正義(정의)를 구현하는 수단으로 보지 않았다. 공동체를 유지하는 질서로 여겼다. 그들의 법 집행은 증거와 證人(증인)을 重視(중시)하고, 매우 실용적이었다. 바이킹은 나쁜 행위가 반드시 나쁜 사람에 의하여 저질러지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殺人(살인) 행위에 대한 처벌도 슬기롭게 했다. 

사람을 죽여 놓고도 일정한 時限(시한)에 자수하면 정상을 참작하였다. 바이킹 법은 살인한 자는 행위를 한 뒤 만나는 첫 번째 사람에게나 세 집을 지나치기 전에 자수를 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살인을 한 뒤 적절한 조치를 취하였을 경우엔 추장이 재판장 역할을 하는 주민회의에서 피살자 가족에 대한 배상을 하는 조건으로 死刑(사형)을 면제해주기도 했다. 

사람을 죽이고도 신고하지 않거나 밤에 몰래 죽이는 행위는 용서하지 않았다. 바이킹은 善(선)과 惡(악)보다는 명예와 수치심을 法治(법치)의 중요한 기준으로 삼았다. 정정당당한 행동을 했느냐의 與否(여부)가 유무죄를 판단하는 데 잣대가 되었다. 

예컨대 누군가가 사고를 만나 죽어가는 것을 보고도 가족에게 알리지 않은 행위는 살인죄에 준하여 처벌했다. 회식 장소에서 살인이 벌어지면 모든 참석자들은 가해자를 체포해야 할 의무가 있다. 그런 의무를 다하지 않은 자는 피살자 유족들에게 배상해야 했다. 도둑질을 하다가 발각된 절도범은 죽여도 죄가 되지 않지만 강도를 죽여선 안 된다. 절도는 피해자 몰래 하지만 강도는 面前(면전)에서 이뤄지므로 최소한의 방어 수단은 보장되었다고 판단한 결과이다. 

사소한 절도에 대한 처벌법은 통로를 만들어 지나가게 해놓고 마을사람들이 돌을 던지는 것이었다. 이 집단 폭행에서 빠지는 주민에겐 벌금을 물렸다. 범죄자 처벌을 공동체의 의무로 규정한 것이다. 종북세력에 대해서도 한국인이 이런 法的(법적) 의무를 지도록 하면 문제 해결이 쉬울 것이다. 

노르만 戰士(전사) 집단의 이탈리아 남부 정복 역사를 다룬 책 '南의 北人'(남의 북인·The Normans in the South, 1016-1130) 著者(저자) 존 율리우스 노르위치(John Julius Norwich)는 유럽에서 無法(무법)천지를 만든 노르만과 바이킹이 法治(법치)를 세우는 일에 전념하였다는 것은 하나의 파라독스라고 표현했다. 아무리 파렴치한 노르만 지배자라도 아주 독창적인 법과 제도를 만들어내곤 하였다는 것이다. 노르만 戰士(전사)들은 국가를 세우는 데는 법이 기초가 되어야 한다고 믿었다. 법치를 강화하는 것이 정권을 강하게 만드는 길이라고 계산하였다. 이들은 법을 도덕적으로 보지 않고 실용적으로 인식하였다. 

잉글랜드의 노르만 왕 헨리 2세와 시실리의 노르만 王朝(왕조) 건설자 루제로 왕은 치밀한 법적 제도를 갖추는 데 총력을 경주하였다. 그들은 법을, 관념적 理想(이상)이나 正義(정의)라고 착각하지 않았다. 노르만은 법을 주인이 아니라 노예로 여겼다. 노예는 튼튼할수록 도움이 된다. 법치도 튼튼하게 만들어야 지배자와 공동체에 유리하다고 본 것이다. 야만의 바이킹이 유럽 문명의 위대한 遺産(유산)인 法治(법치)의 한 건설자가 된 것은 세계사에서 가끔 발견되는 경이로운 逆轉劇(역전극)의 한 幕(막)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