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주간에 생각하는 울산 대표도서관
도서관 주간에 생각하는 울산 대표도서관
  • 울산신문
  • 승인 2019.04.14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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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주간을 맞아 울산지역 도서관들의 행보가 발 빠르다. 

울산동부도서관은 도서관의 가치와 필요성을 널리 알리고 새로운 도서관 문화를 만들어 가는 행사를 마련했다. 울주도서관은 '퍼즐 풀고 도서관 인싸되기'를 비롯해 '관장님 책 읽어주세요', '웃음 폭발 매직쇼', '55번째 대출자를 찾아라', '맑은 하늘 이제 그만' 책 속 그림 원화 전시회, '책으로 보는 도서관' 등을 운영한다. 

울산남부도서관은 지역주민의 도서관 이용 활성화와 독서 생활 진작을 위한 다양한 행사를 마련했다. 울산중부도서관은 '도서관, 어제를 담고 오늘을 보고 내일을 짓다'를 주제로 어린이, 학생, 시민들과 함께할 수 있는 다양한 독서 문화행사를 운영한다. 

울산의 대표도서관인 울산도서관은 더 알찬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울산도서관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도서관협회가 주관하는 2019년 도서관 '길 위의 인문학'사업에 선정됐다.

길 위의 인문학 사업은 지역의 도서관을 거점으로 독서·토론·탐방을 연계한 인문학 프로그램을 제공해 지역주민의 문화수요 충족 및 인문활동 확산에 기여하는 사업으로 전국 대표도서관, 공공도서관을 대상으로 지난 3월 공모를 실시했다. 이번 공모에 울산도서관은 울산, 어디까지 알고 있니? 사, 애, 혼으로 공모를 신청해 선정됐다. 

'울산, 어디까지 알고 있니? 사, 애, 혼'은 울산의 역사, 문화재, 문학 3개의 테마를 사, 애, 혼으로 정하고 하반기부터 교육을 진행하게 된다. 사 인문학은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해 대한광복회 총사령관이었던 박상진 의사의 증손자인 박중훈 선생께서 울산의 독립 운동사를 강의하고 울산 지역의 3·1운동 현장 언양 · 병영 · 남창 등을 직접 찾아가 설명하는 길 위의 인문학을 펼쳤다.

애 인문학은 울산발전연구원 배은경 문화센터장이 울산병영의 역사적 가치와 의미, 울산 병영성과 왜성의 구조를 비교하며 정유재란 당시 왜성 구조, 정치적 상황을 알아본다. 울산 중구 병영성 등을 직접 찾아가서 설명을 듣는 길 위의 인문학이 펼쳐진다.

혼 인문학은 한글의 날을 맞이해 최근 영화 말모이로 화제가 되었던 외솔 최현배 선생님의 한글 사랑을 배우고 울산이 사랑한 소설작가 오영수 작가의 기념관을 직접 방문해 울산의 문학 혼을 배워보게 된다. 울산도서관 '길 위의 인문학'은 오는 6월경 울산도서관 누리집에 자세한 운영계획이 게재될 예정이다. 

모두가 의미 있는 행사다. 하지만 이 모든 행사는 울산의 도서관이 연례행사이거나 이벤트성 행사로 기획한 것이 대부분이다. 특히 울산도서관의 반구대암각화 기확전시나 추억의 무성영화 '검사와 여선생'을 변사공연으로 선보이는 행사는 과연 도서관에서 하는 행사로 어울리는가에 대한 의문도 던져준다.

울산에 시립도서관이 들어선 것이 딱 1년 전이다. 공업센터 반세기 동안 시립도서관 하나 갖지 못하다가 제대로 지은 도서관이니 자랑거리다. 더구나 잘 지은 건물이 여러 군데에서 빼어난 외관으로 상을 받았고 벤치마킹하러 다른 지자체에서 방문까지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해 봄 울산도서관은 문을 열자마자 30, 40대 학부모가 중심이 되어 주말은 물론 평일까지 방문객이 몰려들었다. 잘 지은 도서관, 문화적 갈증을 풀어준 도서관이라는 점에는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과연 울산도서관을 우리가 자랑만 할 수 있는 것일까. 인테리어 미끈하게 해두고 날렵하고도 단아하게 자리한 외관을 갖췄다고 울산의 자랑거리가 될 수 있는 것인가. 말 많고 탈 많던 시설이지만 문 열자마자 물어물어 찾아간 시민들의 행렬은 역설적으로 얼마나 간절히 기다렸던 공공시설인지를 말해주는 것이 아닌가.

간절히 기다린 시설과 제대로 만든 시설은 다른 이야기다. 도서관은 지식정보의 시장이다. 세상의 모든 지식을 축적해서 시민들에게 나눠주는 곳이 도서관이다. 그래서 도서관을 지을 때는 무엇보다 개방성을 중시한다. 특히 세계 유수의 도시들은 도서관을 그 도시의 상징이자 중심으로 만들기 위해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울산도서관은 입지 선정 때부터 공해지역 최악의 장소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울산시는 공해 저감대책 등을 발표하며 쾌적한 시립도서관을 목표로 건립을 강행했지만 1년이 지난 지금까지 공해 대책은 오리무중이다. 외관은 번듯하고 내부도 깔끔하지만 주변은 황폐하다.

인근 공단에서는 최근 2년간 화학공장이 잇따라 신설되거나 증설되면서 언제 터질지 모르는 공해공장을 머리 위에 이고 있다. 공단과 직선거리로 200m밖에 떨어지지 않은 입지적 한계가 사실로 드러난 셈이다. 문제는 도서관 하늘 위에 떠다니는 오염물질이다. 국제암연구소에서 1급 발암물질로 지정한 황산화물(SOx), 대기오염물질인 탄화수소(THC), 질소산화물(NOx), 휘발성유기화합물(VOC) 등이다. 그런데도 울산시는 대책이 없다.

변사가 나오는 무성영화처럼 상상력을 자극하는 공간이 되어야 할 도서관이 한 발짝도 나가면 안 되는 공해도서관으로 전락할 것 같아 마음이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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