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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임금·단체협약 교섭을 앞두고 울산지역 양대 사업장은 말 그대로 '폭풍전야'다. 현대차 노조의 경우 미국 수출 물량 감소에 따른 회사의 구조조정에 맞서 대항할 것이라며 첨예한 갈등을 예고했고, 대우조선해양 인수·합병(M&A)에 따른 회사 물적분할에 반발하는 현대중공업 노조는 17일 임시대의원대회에서 올해 임협 요구안을 확정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올해도 노사 대립 우려가 커지고 있다. 

14일 지역 노동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사는 이달 말까지 1분기 협의회를 마치고 다음달부터는 임단협에 나설 계획이다. 올해 임단협에서 현대차 노조는 만약 미국 수출 물량의 생산 중단시 특근을 중단하는 등의 구조조정 방어책을 내고 투쟁에 나설 방침이다. 미국의 관세 25% 부과 예고와 관련, 회사가 미국 현지공장 건설 불가피성을 내세우자 노조로서 실력행사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드러낸 것이다. 

또 올해 임단협에서는 올해 기아차와 동일한 방식의 통상임금 적용이 요구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아차 노사가 지난달 11일 상여금의 통상임금 적용 및 과거 미지급금 지급 방안에 합의한 만큼 이를 '형제 계열사' 현대차에 적용하지 않는 것은 차별이라는 판단에서다. 

또 기아차 노조가 해외 생산모델의 국내 생산을 요구하는 안건을 대한 채택한 가운데, 현대차에서도 고용안정을 위해 이와 비슷한 수준의 임단협 요구안을 제시하지 않을 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기아차 노조는 현재 미국 조지아공장에서 생산하는 대형 SUV '텔루라이드'와 신규 인도공장에서 만드는 소형 SUV 'SP2'의 생산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앞서 광주형 일자리 저지를 위한 '3년 총력투쟁'도 선언한 상태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오는 17일 임시대의원대회를 열어 올해 임협 요구안을 확정한 뒤 이튿날 사측에 전달할 방침이다. 상견례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고 다음달 초가 유력하다. 하지만 오는 5월 임시주총을 통해 물적분할을 추진하려는 회사 측과 벌써부터 대립 양상으로, 올해도 원활한 임협은 불가능할 것이란 전망이다. 

앞서 현대중공업그룹 측은 지난 3월 초 KDB산업은행과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가칭)을 신설해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을 거느리는 내용의 민영화 방안을 합의했다.

이에 노조는 "중간지주회사가 회사의 모든 이익을 가져가고 현대중공업은 단순 생산기지로 전락하는 구조"라며 "현재 누적된 7조 500억 원의 부채가 현대중공업으로 전이돼 근로자들의 처우 개선이 어려울 것"이라고 반발했다. 

사측은 "분할 후에도 사내유보금을 현대중공업 사업경쟁력 강화와 종업원 처우 개선에 사용하고 한국조선해양도 부채를 연대해 변제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노조 측은 구체적인 비전 제시가 없다며 반발수위를 낮추지 않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2018년 임단협도 난항 끝에 간신히 합의를 끌어냈다. 올해 임단협에도 대우조선 M&A라는 변수가 발생해 가시밭길이 예고되고 있다. 김미영기자 myida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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