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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양 미나리

남녘 겨울 된바람이 키운
미나리 우리 집으로 왔다

엄마는 돼지고기 한 입 올려
미나리 줄기와 잎을 돌돌 말아
한 입 싸아 주신다

한 입
한 입
먹을 때마다
향이 쏴아
입 속을 깨운다

연둣빛 봄이 내 몸에 왔다
꿈틀꿈틀 내 몸이 되살아난다

똑똑 봄 배달입니다. 지인이 고향에 다녀왔다며 미나리 한 단을 가져왔습니다. 이웃의 따스한 정이 묻어나는 미나리 향으로 집안에 머물러 있던 겨울의 꼬리도 말끔히 사라지고 금세 집안은 봄이 가득해졌지요. 봄을 선물 받고 가만히 있을 수 없어 저녁식사에 초대를 했지요. 삼겹살에 곁들인 미나리는 돼지고기의 누린내를 없애주고 향긋하고 아삭아삭 씹히는 맛이 일품이었지요. 또 고소하고 향긋한 미나리전에 막걸리까지 함께 했으니 봄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지요. 미나리 덕분에 이웃과의 정도 더 돈독해지는 시간이었지요.
겨울 된바람이 키운 미나리 언양 미나라는 봄철이면 특별한 대접을 받지요. 지금도 그렇지만 조선시대 임금님에게 진상했을 정도로 품질이 뛰어났다고 합니다. 

# 외고산 옹기 마을버스

봄바람 따라
덜컹 덜컹 덜컹 덜컹

옹기 마을 가는 버스
배꽃 핀 밭둑길 지나
연두 아침 싣고 가지

달컥 달컥 달컥 달컥

옹기 마을 나오는 버스
노을빛 닮은 옹기 깰까
조심조심 달려가지
 

아동문학가 조영남
아동문학가 조영남

봄바람은 미나리도 싣고 오지만 버스에도 봄을 싣고 옵니다. 옹기마을에서 나오는 버스는 배꽃 핀 밭둑길을 지나 남창장으로 가는 사람들의 정도 실어 나릅니다. 쑥, 냉이, 달래 노을빛 닮은 옹기까지 싣고 조심조심 달려오지요. 남창장으로 향하는 사람들의 얼굴엔 꽃보다 더 아름다운 웃음꽃이 피고 오고가는 덕담 속에 따스한 정이 묻어나지요. 
 아동문학가 조영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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