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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울산 북구청 프레스룸에서는 '가칭 송정역까지 광역전철을 연장 운행해 달라'는 주민들의 서명운동 시작을 알리는 기자회견이 있었다. 주민들은 '송정역(가칭) 광역전철 연장운행 추진위원회'라는 모임을 결성하고, 이날 구청을 찾았다. 추진위원회가 주장하는 요지는 간단하다. 부산 부전역에서 울산 태화강역까지 운행하는 광역전철 전동차 운행을 새로 건립하게 될 송정역까지 연장해 달라는 거다.

주민들은 왜 서명운동까지 벌여가며 송정역까지 전동차를 연장해 달라고 하는 걸까?
우선 지금까지 북구에 살면서 대중교통의 불편을 너무나 많이 경험했던 이유다. 최근 몇 년 사이 오토밸리로, 이예로가 개통했고, 얼마 전에는 울산외곽순환도로 건설 소식도 들려왔다. 하지만 이는 자가용을 위한 도로일 뿐 대중교통망 개선은 아직도 걸음마 단계다. 가까이에 공항이 있지만 서울로 가는 항공편은 제한적이다. KTX를 이용하려면 버스를 타고 1시간 가까운 거리를 이동해야 한다. 가까운 부산이나 경주로 이동하는 것도 쉽지만은 않다. 주민들은 불편을 감수하며 역으로, 터미널로 이동해야 했다.

송정역까지 전동차가 연장 운행되면 부산뿐만 아니라 울주군 덕하와 서생까지 이동이 매우 편리해 진다. 기존 버스 이동보다 시간도 크게 줄어든다. 주민들은 10㎞ 이상 떨어진 태화강역으로 가지 않아도 된다. 요금 면에서도 광역전철이 효율적이다. 무궁화호는 광역전철보다 거리에 따라 최소 2~3배 이상 요금을 더 내야 한다.

광역전철은 부전에서 부산교대, 동래, 벡스코, 해운대, 송정, 오시리아, 기장, 서생, 덕하, 태화강 등 주요 역 22곳을 통과한다. 이들 지역을 오가는 부산과 울산시민의 편의성이 크게 높아질 것이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주민 입장에서는 송정역까지 연장운행을 주장하고 관계기관에 이를 요구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송정역까지 연장운행을 주장하는 객관적인 근거도 있다. 2016년 철도시설공단 수요예측에 따르면 송정역 일대 인구수는 45만명 정도였다. 하지만 2018년 기준 인구수는 48만5,000명으로 대폭 증가했다. 2019년 송정역 인근 송정택지지구에는 2만 여명이 더 입주할 것으로 보인다. 철도 이용자도 함께 증가하게 될 것이다.

일부에서는 적자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그러나 수도권 광역전철은 이용자가 적어 적자가 예상됨에도 주민불편을 덜기 위해 강원도 등까지 장거리 운행을 감행하고 있다. 대중교통이기 때문이다. 대중교통이기에 적자를 감수하라는 말은 아니다. 송정역 일대 인구수 증가추세를 한번 더 눈여겨 봐주길 바란다.

송정역까지 광역전철이 연장되면 북구 주민뿐만 아니라 인근 중구와 동구지역 주민들도 역으로 이동이 더욱 편리해진다. 송정역은 중구와 동구, 북구 지역의 하나뿐인 역사다. 이 때문에 역사를 확장 건설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광역전철이 연장 운행된다고 가정하면 역사 설계도 재검토돼야 한다. 현재 설계된 역사로는 광역전철 연장운행이 어렵다. 역사 규모 확장은 울산시, 정치권과 함께 풀어가야 할 숙제다.
현재 '송정역(가칭) 광역전철 연장운행 추진위원회'를 중심으로 서명운동이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서명운동이 시작된 지 일주일 만에 온라인에서만 6,000여 명이 서명에 동참했고, 한 달도 안 된 4월 16일 현재 목표 인원인 4만 명을 넘기는 등 주민들의 열망을 확인할 수 있었다.
행정에서도 지속적으로 힘을 보태고 있다. 주민 주축의 서명운동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각종 주민행사, 구청 홈페이지 등을 통해 서명 동참을 권유하고 있다.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당초 목표 인원을 훌쩍 넘긴 수가 서명에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북구는 서명운동이 완료되면 추진위원회와 함께 국토교통부와 한국철도공사 등에 주민 의견을 담은 서명지를 전달하고, 다시한번 송정역 광역전철 연장운행을 건의할 방침이다.
송정역 광역전철 연장운행을 위해 북구 주민뿐만 아니라 울산시민 모두가 관심을 가져 주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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