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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 보건환경연구원이 대표적 대기오염물질인 오존으로부터 시민 건강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오는 10월 15일까지 오존 경보제를 시행한다는 소식이다. 

보건환경연구원은 이 기간 고농도 오존이 발생해 경보(주의보, 경보, 중대 경보)가 발령되면, 상황을 신속히 전파하기 위해 문자 알림 서비스도 한다. 문자 알림 서비스를 받으려면 시청이나 보건환경연구원 누리집에서 신청하면 된다. 오존 경보제는 1시간 평균농도를 기준으로 운영된다. 개별측정소에서 오존 농도가 1곳이라도 0.12ppm을 초과하면 해당 권역에 주의보가 내려진다. 

오존은 자극성 냄새(비린내)와 강한 산화력을 갖는 산소 원자 3개로 구성된 무색 기체다. 대기 중 질소산화물과 휘발성 유기화합물이 지표 부근에서 정체돼 강한 햇빛을 받을 때 고농도로 발생할 수 있다. 고농도 오존에 노출되면 인체에 눈, 코, 호흡기 등을 자극해 기능을 약화한다. 특히 어린이, 노약자, 호흡기질환자 등의 건강 취약계층에게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보건환경연구원 관계자는 "오존주의보가 발령되면 외출과 실외활동을 자제해 건강관리에 유의해야 한다"며 "오존 농도 저감을 위해 자동차 운행, 페인트 사용, 사업장의 휘발성 유기화합물 배출 등을 억제하는 데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번 오존 문자알림 서비스는 시민 건강을 위해 잘한 결정이다. 문제는 오존만큼 시민 건강을 위협하는 미세먼지에 대한 대책이다. 울산시가 이미 '울산형 미세먼지 관리 종합대책'에 들어간 상황이지만 여전히 미세먼지에 대한 시민들의 불편은 높은 상황이다. 지난 며칠간 쾌청한 하늘을 보면서 미세먼지 없는 울산이 얼마나 소중한가를 다시 한 번 느끼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미세먼지의 공포는 또다시 찾아올 것이라는 예보가 나와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불편한 뉴스가 이어지고 있다. 미세먼지 가운데 질적으로 나쁜 유해물질과 관련된 조사 결과다. 지난해 울산에서 발생한 유해물질 사고의 71%가 국가산업단지에서 발생했다는 소식이다. 

울산소방본부 특수화학구조대는 이런 내용의 2018년도 유해물질 사고 통계 및 사고 사례를 분석해 발표했다. 유해물질은 화학물질관리법상 화학물질뿐만 아니라 방사능, 생물작용제 등 실제 인간과 환경에 위해를 줄 수 있는 모든 물질을 뜻하는 용어다. 

유해물질 사고 분석 내용에 따르면 울산소방본부 산하 울산특수화학구조대는 2018년 총 103건 출동했고 이 중 76건에 이르는 유해물질 사고에 대응했다. 2016년 49건, 2017년 61건으로 집계된 유해물질 사고는 2018년 총 76건이 발생해 전년 대비 24% 증가했다. 

이들 사고는 울산미포국가산업단지에서 35건, 온산국가산업단지에서 19건이 발생했다. 울산지역 2개 국가산업단지에서만 모두 71%에 아르는 54건이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구·군 지역별로 보면 남구가 절반이 넘는 44건(57%)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울주군에서 25건(32%), 동구 3건, 북구 3건, 중구 1건 순이다. 또 사고 유형을 보면 유해물질 누출사고가 23건, 유해물질과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관련된 화재사고가 19건, 폭발사고 3건, 기타 31건으로 나타났다. 

미세먼지가 극심한 시기에 산업단지에서 유해물질 사고가 발생하면 최악의 공기를 마셔야 하는 상황이 온다. 분명 위험한 신호다. 지난주에는 남구 일대에서 또다시 악취소동이 빚어지기도 했다. 

환경단체들은 이미 울산 미세먼지의 원인으로 이산화황(SO2)을 지목하고 있다. 울산은 이산화황 배출량이 국내 총량의 14%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지역이다. 미세먼지 중에서도 가장 질이 나쁜 공기를 마시고 있는 울산시민들의 건강은 위태로울 수밖에 없다는 게 환경단체와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지난해 자료를 보면 울산 국가산단이 전국국가산단 가운데 최다 사고 발생공단이라는 불명예 기록한 바 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한국산업단지공단으로부터 받은 국가산단 사고 및 사상자 현황 자료에 따르면 사상자 집계가 시작된 지난 2013년부터 현재까지 국가산단에서 사망한 노동자는 총 89명이었고, 부상자도 249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산단에서 발생한 사고 수는 2014년 43건으로 정점을 찍은 뒤 점차 감소하는 추세로, 2015년에는 39건, 2016년에는 31건, 2018년에는 19건 발생했다. 올해는 벌써 23건의 안전사고가 발생했다. 

문제는 울산이 최다 발생지역이라는 점이다. 집계가 시작된 이후 울산공단에서 발생한 사고는 총 47건으로, 전체 산단에서 발생한 사고의 총 24.8%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집중적인 안전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오존 경보에 적용되는 문자알림도 미세먼지에 확대해 시민들이 미리미리 대비할 수 있도록 선제적 조치를 취해 주는 것도 고려해 볼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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