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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다운2 공공주택지구가 완공되면 폭우 시 태풍 '차바' 때와 같은 대형 수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번 사업으로 부지가 시멘트와 아스팔트로 포장되면 인근 척과천이 범람했을 때 땅이 빗물을 제대로 흡수하지 못하게 돼 저지대인 다운동과 태화동 일대가 침수될 수 있다는 것이다.


17일 중구에 따르면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지난해 12월 다운2지구 착공계를 내고 현재 문화재 조사를 진행 중이다.
'울산다운2 공공주택지구 개발사업'은 중구 다운동과 울주군 범서읍 서사리·척과리 일원 186만6,000㎡ 부지에 8,017억원을 들여 3만4,800명가량을 수용하는 공동주택과 단독주택 등 1만3,779가구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LH는 빠르면 내달 중으로 본격적인 착공 단계에 들어갈 계획이다.

사업이 계획 수립 10여년 만에 본격 궤도에 오르고 있는 상황인데, 이를 두고 지역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사업이 완료되면 현재 임야, 농지인 해당 부지 대부분이 아스팔트나 시멘트로 바뀌게 되는데, 이 때문에 폭우 시 저지대 침수 등 수해 발생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LH는 지난 2016년 10월 울산 중구에 막대한 피해를 입힌 태풍 차바 수해 때 우정혁신도시와 관련해 비슷한 논란에 휩싸였기 때문이다.
당시 시간당 최대 139㎜ 비가 내리면서 상대적으로 저지대인 태화·우정시장 일대 300여 개 점포와 노점이 대부분 물에 잠겼고, 사망자도 발생했다.
이후 주민과 상인들은 태화·우정시장 위쪽 임야를 깎아 조성된 혁신도시가 빗물을 흡수하지 못해 피해가 컸고 우수저류조(빗물 저장소)를 부실하게 조성하는 등 재해 대책을 제대로 세우지 않아 침수피해를 키웠다고 주장했다.

주민들은 결국 2017년 11월 혁신도시 사업 주체인 LH 등을 상대로 100억원대 소송을 제기해 재판이 진행 중이다.
중구는 특히 다운2지구 옆으로 흐르는 척과천이 범람할 경우 수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하고 있다.

태화강과 합류하는 척과천 하류인 다운동과 태화동에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와 주택가, 학교 등이 밀집해 주민 수만 명이 거주하고 있어 우려대로 수해가 나면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이에 중구는 수해를 방지를 위해 지난해 LH 측에 척과천 정비 의향을 물었으나, LH 측은 척과천이 사업지구 내 포함되지 않아 정비 대상이 아니라고 답했다.

또 LH는 재해 영향성 검토를 통해 50년 빈도(50년 만에 한 번 내릴 확률인 강우량)에 맞춘 우수저류조 3곳(홍수조절용량 총 8만9,234t가량)을 설계하는 등 충분한 홍수 대비를 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중구와 중구의회 기초의원 등은 척과천 중·상류에 대규모 공공주택이 지어지는 만큼 LH 측의 대비가 충분한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는 의견이다.

김지근 중구의회 의원은 "척과천이 사업지구에 속하는지 아닌지를 떠나 원인자 부담 원칙에 따라 수해 발생 시 LH 측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없다"며 "LH가 지자체나 의회와 함께 대책을 논의하지 않으면 공사중지 가처분 신청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전했다.   조홍래기자 usjh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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