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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제49회 지구의 날이다. 지구의 날은 1969년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발생한 해상 기름 유출 사고를 계기로 지구의 환경을 보호하자는 취지로 1970년 4월 22일 시작된 민간 주도의 세계 기념일이다. 

울산시는 지구의 날을 맞아 기념식과 소등행사 등 다양한 행사를 개최한다. 오늘 오후 중구 태화강지방정원 느티마당에서 'SOS, 나의 지구를 구해줘'라는 주제로 지구의 날 기념식이 열린다. 

이번 행사에는 그린리더 울산시협의회 회원 100여 명이 행사 방문자를 대상으로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한 저탄소생활 실천 캠페인을 펼친다. 이 밖에 지구사랑 퍼포먼스, 홍보부스 운영, 걷기대회, 생태계 교란 식물 퇴치,환경정화 활동 등이 태화강변 일원에서 함께 열린다. 

또 이날 밤 8시부터 10분 동안은 소등행사가 진행된다. 전기 소비가 많은 시간대에 지자체 청사와 부속건물 등 공공건물 사무실 조명, 울산대교와 십리대밭교 등 주요 시설의 경관조명이 모두 꺼진다. 각 가정은 자율적으로 참여하면 된다. 이 행사는 더워지는 지구의 기후변화 심각성을 알리고, 실질적인 온실가스 감축과 에너지 절약 등 저탄소 생활을 실천하자는 취지에서 매년 열린다.

전 세계적인 행사로 열리는 지구의 날이 해를 거듭하면서 더욱 부각되는 이유는 전 지구적인 이상기후가 갈수록 심각한 상황이라는 사실 때문이다. 올해도 다가올 여름이 걱정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울산지역의 여름 기후는 이상기후의 전형이었다. 몇십 년 만의 최고 기온은 일상이 됐고 연일 폭염주의보가 이어지고 열대야 일수도 크게 늘어났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울산지역 평균 기온이 오는 2100년대가 되면 17.32도에 이를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와 있다. 

먼 이야기 같지만 이 같은 전망이 사실이라면 심각한 문제가 따른다. 기후 변화는 해마다 체감지수가 민감할 정도로 우리 일상의 문제가 됐다. 2100년의 수치지만 이는 해마다 기온이 오르고 있고, 그에 따른 국지성 호우, 폭설 등이 동반되기 때문에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이야기다. 

무엇보다 울산지역의 경우 기후 변화에 따른 대책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는 점이 문제다. 각종 재난·재해나 물관리 문제 등 선제적인 대응이 시급한 상황이다. 

연구자들에 따르면 한반도의 기후는 이미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다. 한반도 일대는 아열대 기후에 진입했다는 분석도 있다. 비교적 자연재해의 피난처였던 울산도 몇 해 전부터 양상이 달라지고 있다. 이 때문에 울산시는 기후·대기 분야 업무를 중점 관리하는 등 생태환경 도시에 맞게 조직도 바꿔나가고 있다. 울산시는 향후 관계부처의 조직변화와 울산시의 조직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기후·대기 분야를 포함한 여타 환경부서의 위상을 보다 격상시키는 추세다. 

울산이 이상 기후에 선제적 대응을 해야 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무엇보다 지난 2016년 태풍 '차바'로 인한 물난리와 겨울철마다 반복되는 가뭄 등 울산도 기후변화의 피해를 직접적으로 겪고 있기 때문이다. 얼마 전에는 기후재난에 대비하기 위해 울산에 '동해안 기후변화 연구센터'을 설립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연구자들은 "2016년 10월에는 태풍 '차바'로 태화강 범람과 도심 침수 등으로 엄청난 피해를 입었다"면서 "앞으로도 이러한 기후재난이 반복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확률이 높고, 기후재난이 복합재난, 대형재난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재 강원도를 비롯해 광주, 충남, 인천시 등에는 기후변화 대응연구센터가 있지만, 울산에는 이러한 기능을 수행하는 전담 기관이 없어 연구의 연속성 확보나 지역 특수성에 맞는 대응·적응전략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현실을 설명했다. 

심각한 자료는 또 있다. 우리나라 바다에서 지난해 수온 상승에 따른 해조류와 어류의 생태 변화가 확인됐다. 해양수산부는 지난해 동해, 남해 동부, 제주권 해역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가 해양생태계 종합조사 결과를 공개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지난해 조사 결과, 이들 3개 해역의 암반 생태계에서는 2년 전인 2016년보다 해조류의 출현 종수가 증가했으나 평균 무게는 22% 정도 감소했다. 이는 암반 생태계의 아열대화로 따뜻한 바다를 선호하는 작은 홍조류가 늘고, 차가운 바다를 선호하는 큰 갈조류가 감소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울산시는 최근 날로 급변하는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산업체에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운동을 펼치고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도 당부하고 있다. 

문제는 시민들의 체감이다. 지구촌 불끄기와 같은 세계적인 에너지 절약 운동이 왜 필요한가를 적극 홍보하고 시민 스스로 체감하는 운동이 되도록 유도해야 한다. 그래야만 구호에만 그치는 운동이 아니라 실질적인 에너지 절약운동이 정착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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