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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초 경북 울진에서 3.8 규모의 지진이 발생했다. 기상청은 22일 경북 울진군 동남동쪽 38㎞ 해역에서 진도 3.8 규모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 지진으로 경북 내륙도 일부 흔들린 것으로 알려졌다. 울진뿐만 아니라 영양, 봉화 등 울진과 가까운 경북 내륙은 물론 강원도에서도 흔들림을 느꼈다는 제보가 잇따랐다. 

기상청의 지진화산감시센터에 따르면 정확한 발생 위치는 북위 36.86, 동경 129.80이다. 발생 깊이는 21㎞라고 기상청은 전했다. 지역에서 느끼는 지진 정도를 나타내는 '계기 진도'는 강원도와 경북은 3, 충북은 2로 나타났다. 3은 '실내, 특히 건물 위층에 있는 사람이 현저하게 느끼며, 정지하고 있는 차가 약간 흔들린다', 2는 '조용한 상태나 건물 위층에 있는 소수의 사람만 느낀다'는 현상을 특징으로 한다. 

인근 주민들은 불과 얼마 전 동해 앞바다 지진에 이은 이번 지진으로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상태다. 울진에 앞서 강원도 동해 지역에서 지난주 규모 4.3의 지진이 발생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19일 강원 동해시 북동쪽 54㎞ 해역에서 규모 4.3의 지진이 일어났다. 진앙은 북위 37.88도, 동경 129.54도다. 진원의 깊이는 32㎞다. 이에 따라 강원도에서는 최대 진도 4가 감지됐다. 실내에서 많은 사람이 느끼고 일부가 잠에서 깨며 그릇, 창문 등이 흔들리는 수준이다. 

경북에서는 3, 경기·충북에서는 2가 관측됐다. 진도 4는 실내에서 많은 사람이 느끼고, 밤에는 잠에서 깨기도 하며, 그릇과 창문 등이 흔들림이다. 3은 실내, 특히 건물 위층에 있는 사람이 현저하게 느끼며, 정지하고 있는 차가 약간 흔들리는 정도다. 2는 조용한 상태나 건물 위층에 있는 소수의 사람만 느낌이다. 

이번 지진은 1978년 관측 시작 이래 국내에서 발생한 지진 중 28위 규모다. 가장 큰 규모는 우리도 잘 아는 지난 2017년 11월 15일 경북 포항시 북구 북쪽 8㎞ 지역에서 일어난 5.4다. 반경 50㎞ 이내 동해 해역에서 발생한 지진으로는 1978년 이후 25번째다. 올해 들어서는 가장 큰 규모다. 

앞서 약 2개월 전인 2월 10일 경북 포항 해역에서 규모 4.1의 지진이 일어나기도 했다. 당시에는 낮 12시 53분 38초 경북 포항시 북구 동북동쪽 50㎞ 해역에서 지진이 발생해 경북·울산에 최대진도 3, 강원·경남·대구·부산에 최대 진도 2가 감지됐다

최근의 잦은 지진은 울산으로서는 예사로운 일이 아니다. 얼마 전 울산시의회에서는 잦은 지진에 대비해 울산시에 전담부서를 신설해야 한다는 주문이 나왔다. 울산은 원전 밀집지역인 데다 석유화학공단을 끼고 있는 지역 특성상, 지진이 발생할 경우 복합재난으로 이어질 위험성이 높은 만큼 지진방재 대책을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 마련도 화급을 다투는 문제라는 지적이다.

울산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 소속 김미형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재난 대책과 관련, 시에 제출한 서면질문을 통해 이 같은 방안을 촉구했다. 

김 의원은 최근 울산 인근의 지진 발생 현황에 대해 "지난 2016년 7월 울산 앞바다에서 규모 5.0의 지진이 발생한 것을 시작으로, 같은 해 9월 규모 5.8의 경주 지진에 이어 2017년 11월 포항 지진(규모 5.4), 올해 2월 포항 해역 지진(규모 4.1) 등 과거와 달리 동남권 지역을 중심으로 지진 발생이 늘어나면서 울산시민 불안감이 한층 가중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자연재해 중 풍수해는 오랜 대응 경험과 예방사업 등을 통해 방재 능력을 확보했고, 시민에게도 익숙한 재난인 데 비해 지진은 한반도가 안전지대로 인식되어 온 탓에 동남권 지진을 시작으로 최근에야 근본 대책을 마련하는 시작 단계"라고 짚었다.

최근 울산과학기술원(UNIST) 설문 조사에서 울산시민이 가장 두려워하는 재난이 지진이라는 결과가 나왔고, 지진 특성상 풍수해와는 달리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많은 점을 시사해 준다. 

울산의 경우 지리적으로나 산업적인 특성상 지진으로 인해 방사능 사고, 화학사고, 화재폭발 사고 등 복합재난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다양한 재난 유형에 대처하기 위해 재난안전대책본부 상시 운영을 비롯해 재난유형별 분업화, 총괄·조정·수습 지원기능을 더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은 그래서 충분히 설득력이 있다. 최근 조사를 보면 울산미포산업단지와 온산산업단지에 입주업체 대상으로 내진설계 실태조사를 보면 2017년 기준 평균 내진률은 각각 38.7%, 39.6%로 나타났다. 

울산 내 국가산업단지의 지진대비 안전성 확보는 반드시 필요하지만 우리나라는 지진 안전지역이라는 인식에 따라 1988년 최초로 '건축법'에 내진설계 적용 기준이 도입됐다. 따라서 1988년 이전에 건설된 시설물의 경우 내진설계에 대한 법적인 의무가 없어 내진성능이 확보되어있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안전부서 신설과 내진설계 보강 등 지진에 대비한 대책은 시급을 요한다. 철저한 대응책을 세워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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