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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중구의회가 지난해 행정사무감사에서 제기된 각종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구성한 특별조사위원회 활동이 최근 마무리됐다. 특위는 주민들의 혈세가 일부 특정인들의 사리사욕에 쓰였다는 결론을 내놨다. 지난해 중구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최대 이슈로 떠오른 입화산 호화 관리시설은 물론, 문화의전당에 음악감상실을 조성하고 특정인들이 사유화한 정황이 이번 특위에서 드러났다.


입화산 관리시설은 인근 야영장 관리인들조차 이 건물의 용도를 몰랐을 정도로 건물에 대한 일반인들의 접근이 철저히 배제되고 있었다. 그런데 그 건물 안에는 고급 가구와 벽난로, 와인세트 등이 구비돼 있고, 쓰다 만 세면도구와 바베큐그릴 등 사용 흔적도 있었다고 한다. 이에 특위는 이 관리시설을 특정인들이 사유화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이 수상한 건물은 출입기록도 없는 탓에 언제, 누가 사용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이번 특위에선 문화의전당에 조성된 음악감상실 '소리마루'가 사유화된 정황도 나왔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구는 7,800만 원 상당을 들여 고급 스피커와 인테리어로 소리마루를 꾸몄다. 그러나 이곳에선 지난 2년간 음악 관련 전문 강좌가 단 한 차례도 열리지 않았다. 대신 박성민 전 구청장과 비서진, 일부 전·현직 의원들이 공식적 절차 없이 자신들의 지문을 등록, 문화의 전당 근무자가 없는 주말과 야간시간에 100여 차례 출입한 사실이 있다고 한다. 입화산 관리시설과 소리마루에선 양주잔이나 와인 등도 발견됐다고 한다.


더 가관인 것은 이번 사태에 대한 집행부의 대응이다. 지난달 특위 현장활동에서 중구청 담당자는 입화산 관리시설의 경우 세월이 흘러 높아질 주민들의 수준에 걸맞게 계속 사용될 수 있도록 애초부터 호화롭게 꾸몄다고 해명했다. 누군가 사용한 것은 시설을 테스트 해본 것이라고 했다. 진정 주민을 위하는 집행부라면 이번 특위 결과에 대해서도 마땅한 조치를 내릴 수 있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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