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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스트가 개교 10주년을 맞았지만 유니스트 주변은 활기를 찾아 볼 수 없을 정도로 침체돼 있다. 울산신문 자료사진
유니스트가 개교 10주년을 맞았지만 유니스트 주변은 활기를 찾아 볼 수 없을 정도로 침체돼 있다. 울산신문 자료사진

올해로 개교 10년을 맞은 울산과학기술원(UNIST)가 지역사회에 미친 기여도는 얼마나 될까? 1일 오후, 유니스트 주변 일원은 전형적인 어느 작은 시골마을 풍경과 별 다를 바가 없었다.
유니스트 상징탑에서 교내로 향하는 울주군 언양읍 유니스트길 도로 양편으로 신축된 서너 채의 상가 건물 대부분은 임대 현수막을 내걸었다. 이 중 한 상가는 임대 현수막을 내 건지 3년째지만 아직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지난 여름 신축된 2층짜리 또 다른 건물은 아래 위층 모두 1년 6개월 이상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고 있다. 한 주민이 “토지매입과 건물 신축에 13억 원이나 들었다고 하는데 저 모양이다"며 혀를 찬다.


흔히 대학가가 형성됐음직한 곳인 유니스트 입구는 삼겹살 집과 중식집 등 2~3개 점포가 영업중이고, 학교 앞에 형성된 마을은 유니스트 개교 이후 하나 둘 생겨난 전원주택들 20여채 뿐이다.
언양읍 사연길 일원, 유니스트 후문 입구 주변의 마을 풍경은 을씨년스럽기까지 하다. 카페와 PC방, 주점, 노래연습장, 치킨집, 오프집 등이 각 한 곳씩 영업중이다. 그나마 있던 당구장은 오래전에 문을 닫았다, 한 마을 주민은 “과학기술대학교에서 과기원으로 승격하면서 학생이 줄어든 데다 학생들이 학교 밖으로 잘 나오질 않으니 장사가 되는 곳이 없다"고 푸념을 늘어 놓는다.

유니스트 인근의 사연리 일대 원룸과 촌집들도 임대 현수막을 내건지 오래다. 유니스트 개교 10년이 지났지만 학교 주변 풍경은 이게 전부다. 대학가가 형성되질 못하고 있는 것이다.
학생과 교직원들의 회식이나 술자리는 인근 언양이나 범서읍 구영리, 그리고 울산대학교가 위치한 무거동 일원이 대체 장소다. 유니스트가 생기면서 기대를 갖게 했던 지역 상권 활성화는 기대와 생각 자체가 사치다.


울산시는 유니스트 개교와 함께 지난 2007년부터 1년간 100억 원씩, 15년 동안 1,500억원의 출연금을 약속하고 지원을 지속하고 있다. 울주군은 지난 2010년부터 1년간 50억 원씩 10년 동안 500억 원의 출연금 지원을 약속하고, 올해 초 마지막 남은 50억 원의 지원을 마쳤다. 열악한 고등교육환경 개선을 위한 시민들의 염원이 하나가 돼 추진됐던 유니스트였다. 이 때문에 울산시와 울주군이 경쟁하듯 출연금을 내 걸었지만 그 성과는 시민들의 기대치와는 거리가 멀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쏟아진다.


지난해 1월, 당시 울주군의회 박기선의원은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유니스트가 10년간 성장하면서 지역에 미친 경제적 파급효과를 울주군의 입장에서 분석해 보자"고 요구했다. 전 박의원은 △유니스트가 입지하면서 지역에 미친 경제적인 효과 △양성한 인적 자원의 지역 경제에 대한 기여도 △연구기능을 통한 기업 지원 사례 △이러한 활동들의 경제적 가치 등을 따져 보자고 했다.
군민들을 위해 사용되어야 할 적지 않은 예산이 대학발전기금으로 사용된 만큼 성장의 과실 또한 지역으로 환원되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이에 대해 울주군은 “2019년까지 지원사업이 완료된 이후 연구 용역 필요성을 검토한 후 추진하겠다"는 형식적 답변으로 일단락했다.


한편 유니스트측은 개교 10주년을 맞아 10년 전에 비해 학생이 500명에서 5,000명으로, 직원과 연구원이 47명에서 852명으로 크게 늘었고 논문수도 85편에서 1,276편으로, 연구과제 건수와 수주액도 77건·147억 원에서 741건·1,058건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유니스트는 이같은 성과를 보여주기 위해 오는 5월 17일부터 25일까지 대학 캠퍼스 개방 행사를 가질 계획이다.
전우수기자 usj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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