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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물경기 침체에 따른 주택시장 약세와 대출규제 강화로 자금조달 압박을 느끼는 주택 소유주들이 늘어나면서 울산의 법원경매 진행 건수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토지시장의 경우 낙찰가율이 전달대비 세배에 육박하는 등 수직상승하며 과열 현상을 보이고 있다. 

법원경매 전문기업인 지지옥션이 9일 발표한 '2019년 4월 경매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울산에서 진행된 법원경매건수는 204건으로 전달(149건)보다 55건(36.9%)이나 늘었다. 울산의 경매 건수 증가율은 같은 기간 9,783건에서 1만 1,327건으로 늘어나며 15.8%를 기록한 전국 평균 증가율의 두 배를 훌쩍 뛰어넘었다. 전국 시도별로 봐도 대전(123.6%), 강원(37.8%)다음으로 높았다. 

울산은 전체 경매 건수 가운데 60건이 낙찰돼 29.4%의 낙찰율을 보였다. 낙찰가율도 동반상승했다. 지난달 울산에서는 평균 3.8명의 응찰자가 몰려들며 82.08%의 낙찰가율을 기록, 전달(67.10%)보다 14.98%p 나 높은 낙찰가를 형성했다. 이같은 현상은 주택 시장 침체가 길어지면서 역전세난 등이 현실화되고 있는 데다, 대출 규제가 강화로 자금 조달 압박을 느끼는 부동산 소유주들이 늘어난 데 따른 현상으로 분석됐다. 

특히 토지시장은 비교적 저렴한 감정가에 나오는 경매 물건이 늘면서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자자들이 모여드는 바람에 과열 조짐을 보였다. 지난달 토지는 총 26건이 진행돼 7건이 낙찰돼 무려 160.05%의 낙찰가율을 기록, 전달(62.6%)에 비해 수직상승했다. 토지의 낙찰가율은 전국 시도 가운데 부산(232.96%) 다음으로 높았다. 실제 북구 신명동에 소재한 임야는 감정가의 3배가 넘는 20억 원에 낙찰돼 최고 낙찰가를을 기록했다. 낙찰가율은 무려 316%에 달했다. 

주거시설은 149건이 진행돼 47건이 낙찰됐고, 72.03%의 낙찰가율을 보였으며, 업무상업시설은 29건 중 6건, 61.85%을 형성했다. 이 가운데 중구 성안동에 위치한 다가구주택은 6억 2,142만 원에 낙찰돼 신명동 토지 다음으로 높은 낙찰가를 보였다. 또 남구 무거동의 청구하이츠 아파트에는 19명의 응찰자가 몰리면서 가장 치열한 경쟁을 빚었고, 북구 천곡동의 대동황토방 아파트가 11대 1을 기록하면서 뒤를 이었다. 

장근석 지지옥션 팀장은 "9.13 대책으로 대출 규제가 가해지면서 자금 압박을 심하게 느낀 소유주들이 많아 진행 건수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낮은 가격에 경매가 진행되는 건수가 늘어나다보니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도 늘어나 평균 응찰자 수도 늘었다고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장 팀장은 "다만 현재 하강, 침체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경매 시장이 예전 수준으로 회복했다고 얘기하기는 아직 이르다"며 "상반기 지나고 하반기가 돼야 상황을 얘기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하주화기자 us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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