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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여성연대(준),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울산지역본부는 13일 북구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북구청 고위 공무원인 성희롱 고충 심의위원장의 여성공무원 성희롱 사건과 관련해 철저한 조사와 엄중 징계를 촉구했다.  유은경기자 usyek@
울산여성연대(준),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울산지역본부는 13일 북구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북구청 고위 공무원인 성희롱 고충 심의위원장의 여성공무원 성희롱 사건과 관련해 철저한 조사와 엄중 징계를 촉구했다. 유은경기자 usyek@

울산 북구 한 고위공무원이 여성공무원에게 상습적으로 성희롱 발언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게다가 해당 가해자가 구청 내 성희롱고충심의위원회 위원장직을 맡고 있어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13일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울산지역본부와 울산여성연대 등에 따르면 지난 2018년 1월부터 지난 3월까지 북구청 소속 서기관(4급) A씨가 부하 여직원들에게게 성적 수치심을 느낄 수 있는 발언을 일삼아왔다. A씨가 새해 일출을 보고 와 여성의 신체부위에 빗대어 산 모양을 언급하거나 다수의 여성 직원이 같이 있는 자리에서 여성 생리 냄새에 관한 부분을 말하는 등 부적절한 발언을 지속했다는 것이다.  

공무원 노동조합 북구지부는 이 사실을 알고 난 후 성희롱 피해조사에 나섰고 A씨 성희롱 논란 등을 포함한 피해 사례를 모아 조직쇄신을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2차 피해예방을 위한 내용을 함께 공지했다. 이와 관련해 A씨는 지난달 17일 내부망에 사과문을 게재했으나, 이후 가해자는 피해자들을 한 명씩 자신의 집무실로 불러 사실여부를 추궁하는 등 2차 가해를 행하는 일을 벌였다고 설명했다. 또 현재 가해자로 지목되고 있는 A씨가 북구청 성희롱고충심의위원회 위원장으로 있어 내부적으로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이에 북구 관계자는 "성희롱·성폭력 예방지침 제13조에 따르면 성희롱 성폭력고충심의위원회 위원장은 담당 업무 국장으로 당연직으로 돼 있어 A씨가 위원장직을 맡고 있지만, 현재 해당 위원장이 성희롱 사건에 연루돼 있기 때문에 오늘 자(13일)로 해임할 것이라는 공문을 구청장에게 제출했다"고 밝혔다. 

공무원 노동조합은 A씨의 상습 성희롱 발언에 대해 지난달 17일 국가인권위에, 같은 달 26일 여성가족부에 진정서를 접수한 상태다. 북구청은 지난 7일 해당 건에 대한 피해접수가 신고돼 조사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해당 사건에 대해 공무원 노동조합과 울산여성연대는 조속한 사건 조사와 엄중 징계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13일 북구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해자가 구청 내 성희롱고충심의위원회 위원장이라는 사실에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면서 "북구청장은 성희롱 사건을 철저히 조사하고, 엄중 징계하라"고 촉구했다. 

공무원 노동조합은 지난 4월 재발방지 및 가해자 처분을 요구하는 내용으로 구청장 면담을 진행했으나, 구청장은 노동조합의 고발조치에 따른 결과를 보고 징계하겠다는 등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했다고 주장했다. 

강승협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울산지역본부 북구지부장은 "성희롱 사건에 대해 조사하고 징계해야 할 책임이 있는 기관장이 본인의 직무를 유기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지난해 개정된 '성희롱 성폭력 근절을 위한 지방공무원 인사관리 지침'에 따라 우선적으로 가해자와 피해자를 적극적으로 분리하는 조치를 취해야 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조사를 책임져야 할 직위에 있는 가해자를 배제하고, 외부기관에 조사를 의뢰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기관의 어떤 조사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현재 북구청은 가해 당사자에게 연가를 권고해 연가 시행 중에 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이날 울산시 및 각 기초자치단체, 산하 공공기관에 대한 성희롱 성폭력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성폭력 재발방지 대책 수립에 대해 요청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A씨는 "성희롱고충심의위원장인데, 상식에 어긋나는 일을 한 적이 없다. 그리고 단 한 번도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을 추궁한 사실이 없다"면서 "또 당시 사과문을 통해 혹여나 나의 언행에 대해 마음의 상처가 됐거나 기분이 나빴다면 미안하다고 게재했으며, 이에 대해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조사를 통해 결과에 책임지겠다"고 답변했다.  정혜원기자 usjh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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