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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이 지난달 전국에서 가장 높은 실업률을 기록하는 등 '고용 빙하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제조업의 취업률 감소세가 둔화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하강기조를 이어가고 있고, 건설업과 도소매업의 일자리 증발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여기다 지역 경제 허리층인 30~40대의 실업률이 증가하는 등 지역의 고용지표가 총체적으로 악화되고 있다.

# 고용률 58.8%로 0.2%p 상승
동남지방통계청이 15일 발표한 '2019년 4월 울산지역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역의 지난달 실업률은 5.2%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실업자수는 3만1,000명으로 전년 동월대비 5,000명이 줄었고, 실업률도 같은 기간 0.7% 떨어지긴 했지만 전국 평균과는 여전히 큰 격차를 보이며 최상단 박스권을 유지했다.
전국적 평균 실업률은 4.4%로 19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울산보다는 0.8%p나 낮았다.


취업자수도 여전히 바닥권을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
지역의 지난달 취업자는 56만9,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000명(0.3%) 감소했다. 주력 산업인 제조업의 같은기간 취업자수는 18만1,000명으로 4,000명(1.9%) 줄었다.
이에 따라 제조업의 취업자수는 지난 2016년 5월부터 36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 취업자수 여전히 바닥권
특히 건설업과 도소매업은 제조업 일자리 증발 속도를 추월하며 고용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달 지역의 건설업 취업자는 4만명으로, 지난해 동월대비 8,000명이나 급감했다. 비율로 보면 16.1%나 줄어든 것으로, 이는 제조업 취업자 감소폭의 10배에 육박한다.
이는 건설투자 급감과 부동산 경기 한파의 영향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실제 울산의 주택 건설 시장의 실물경기의 장기침체 여파로 역대 최악의 불황을 이어가고 있다.
4월 울산의 주택(아파트·연립·단독주택 종합) 매매가격은 전월 대비 0.55% 떨어져 29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에 따라 울산의 1~4월 누계 주택가격 하락률은 -2.06%(1월 -0.67%, 2월 -0.43%, 3월 -0.43%)로,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낙폭이 컸다.
전국 평균(-0.63%)과 비교해도 3.3배 높은 수준이다. 주택가격 하락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1.22%) 보다도 확대됐다.


대표적 자영업인 도소매·음식숙박업도 고용몰락을 겪고 있다.
지역의 지난달 관련 업종의 취업자는 10만5,000명으로 지난해 동월대비 6,000명(5,6%) 줄어들었다.


경기가 악화되면서 인건비 부담을 감당하지 못하는 자영업자들이 나홀로 경영에 나서면서 임금근로자는 줄고 비임금 근로자는 늘어나는 현상도 발생하고 있다.
실제 울산의 임금근로자는 46만7,000명으로 전년동기 보다 4,000명(0.8%) 줄었고, 비임금근로자는 10만2,000명으로 같은기간 2,000명(2.1%)증가했다.

# 건설·도소매업 구직난
지역 경제의 버팀목이 되는 30~40대의 청년층 취업자수 감소로 인한 고용의 질 악화도 심화되고 있다.
지난달 지역에서는 30대와 40대의 취업자는 12만2,000명, 14만7,000명으로 지난해 동월대비 각각 1만명, 4,000명씩 감소했다.
반면 50대와 60대 취업자는 같은기간 14만9,000명, 6만7,000명으로 각각 1,000명, 5,000명씩 증가했다.


한편 지난달 울산지역 고용률은 58.8%로 전년동월 대비 0.2%p 상승했다. 또 15세 이상 인구는 총 96만8,000명으로 6,000명(-0.6%) 감소했다. 이 가운데 경제활동인구는 60만명으로 집계돼 경제활동 참가율 62.0%를 기록했다.


정동욱 통계청 고용동향과장은 "제조업 취업자 수 감소폭이 축소되고 숙박음식점업 취업자 증가세가 이어지는 것은 긍정적인 신호"라면서도 "도소매업은 업황 부진으로 취업자 감소폭이 확대됐다. 건설업도 경기 부진 및 날씨 영향으로 취업자가 줄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연령별로 보면 30~40대의 고용상황이 안 좋다. 제조업 취업자 감소세가 이어지는 것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주화기자 us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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