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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의회 의원들은 15일 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롯데는 KTX울산역 복합환승센터 및 강동리조트 개발 사업에 대한 약속을 지키라고 촉구했다. 유은경기자 usyek@
울산시의회 의원들은 15일 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롯데는 KTX울산역 복합환승센터 및 강동리조트 개발 사업에 대한 약속을 지키라고 촉구했다. 유은경기자 usyek@

 

창업주 신격호 회장의 고향인 울산에 대한 투자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는 롯데그룹에 대한 시민적 반감이 악화일로에 있는 가운데 울산시의회 여야 의원들이 15일 롯데에 약속 이행을 촉구하고 나섰다.
 울산시의회 여야 의원들은 이날 오후 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합동 기자회견을 열고 "롯데는 KTX울산역 복합환승센터와 강동리조트 건립 약속을 제대로 지켜라"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민간 기업이 지자체와의 투자협약을 깨는 사례가 비일비재함에도 여야 시의원들이 공개적으로 롯데에 투자 약속 이행을 촉구한데는 사업이 갖는 중요성과 함께 롯데가(家)의 고향인 울산 홀대에 대한 섭섭함과 반감의 표시로 읽힌다.


 시의원들은 회견문에서 "최근 롯데케미칼이 미국 루이지애나주 레이크찰스에 3조6,000억원을 투자한 에틸렌 공장 준공식 소식을 접하면서 착잡한 마음을 숨길 수 없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승리이자 한국의 승리'라고 치켜세웠지만 이를 바라보는 울산시민들의 마음은 편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원망의 시선을 보냈다. 이어 "국내 기업이 해외에 투자를 하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롯데는 향토기업으로 여겨질 만큼 시민들의 사랑을 받아 왔고 온갖 특혜를 누리면서도 지역과의 상생을 외면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특히 "이는 롯데그룹이 미국과 국내 석유화학 분야에서 잇따라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있으나 울산에서는 반대로 일련의 사업을 연이어 지연·축소해 대조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역 여론 악화의 배경을 전했다.


이들은 구체적으로 "롯데는 2015년 10월 삼성그룹 화학계열사인 SDI 케미칼부문과 삼성정밀화학(현 롯데정밀화학)을 인수한 후 울산에 롯데케미칼, 롯데정밀화학, 롯데BP 등 3개 공장을 두고 있다"며 "동종 석유화학업체인 SK와 S-OIL이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롯데는 석유화학부문에 신규 투자는커녕 오히려 울산에서 벌여온 사업마저 접거나 축소하고 있다"고 현실을 짚었다.


시의원들은 특히 "롯데는 지난 2015년 KTX울산역 복합환승센터 건립에 2,520억원을 투자하겠다며 울산시로부터 파격적인 가격에 부지를 넘겨받았으나, 이후 사업 추진에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다가 수익성이 낮다는 이유로 지난해 초 착공을 돌연 취소했고, 최근에는 주상복합 아파트를 제안하며 서부권 개발 촉진과 동남권의 광역교통중심지 역할을 기대했던 울산시민들을 크게 분노하게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함께 "울산 강동권 관광사업의 핵심시설인 강동리조트도 사정은 비슷하다"며 "2000년대 초 업무협약에 따라 롯데건설은 북구 정자동 일대 10만8,985㎡에 연면적 9만9,100㎡의 리조트와 워터파크를 2017년 말까지 개장하기로 했다가 사업성 문제로 수년간 공사 중단과 재개를 반복하다 지난 3월 공정률 37% 상태로 공사를 중단했다"고 사례를 꼽았다.


시의원들은 무엇보다 "강동권을 연결하는 울산외곽순환도로가 예타 면제 사업으로 결정되는 등 상황이 좋아졌지만, 롯데는 위락시설 대신 우선 돈이 되는 레지던스 건립을 추진해 일대 개발은 물론 관광휴양단지로 지역경제가 살아날 것으로 기대했던 시민들을 크게 실망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시의원들은 "미중 무역전쟁의 악재 속에 주력산업의 업황 부진과 지역 경기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는 마당에 울산의 핵심 개발 사업까지 외면하고 오르지 돈벌이에만 급급한 롯데의 행태 때문에 좌초되는 것에 실망을 넘어 시민과 함께 분노한다"며 감정을 드러냈다.


시의원들은 회견을 마무리하며 "시의회는 울산시민과 함께 롯데의 울산KTX 복합환승센터와 강동리조트 개발에 책임 있는 자세를 촉구하며 롯데의 자세변화를 끝까지 지켜보겠다"면서 "기업의 사회적 책무를 다하고 지역과 함께 할 때 기업은 사랑받고 성장할 것이며, 지역을 외면하고 이윤 추구만 일삼는 기업은 미래가 없음을 롯데는 명심해야 한다"고 경고장을 보냈다.
최성환기자 csh@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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