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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축음기, 영화, 타자기- 프리드리히 키틀러 지음·문학과지성사·564쪽    새로운 기술이 불러온 변화를 연구한 학자 프리드리히 키틀러가 아날로그 기술 매체 태동기인 1900년대를 집중적으로 분석했다.
 저자가 주장하는 논지는 머리말 첫 문장에 잘 나타난다. 그는 "매체가 우리의 상황을 결정한다"며 축음기, 영화, 타자기가 사회를 어떻게 바꿨는지 서술한다.
 축음기, 영화, 타자기 등장은 종이 매체 힘을 약화했다. 음향, 광학, 텍스트 정보를 분리해 저장하게 되면서 이전에는 무의미하다고 여긴 소음이나 영상도 기록할 수 있게 됐다.
 저자는 "역사라는 이름의 영화를 되감는다면, 그것은 끝없는 순환 루프임이 밝혀질 것"이라며 "중요한 것은 단지 회로들과 그 지각 가능성의 도식뿐"이라고 설명한다.
 

# 요즘 애들, 요즘 어른들 - 김용섭 지음·21세기북스· 316쪽    요즘 대한민국 사회에서는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 소위 말하는 '요즘 애들'에 대한 이야기가 핫이슈다. 소비 시장의 주축이 되는 마케팅 대상으로서, 정치·사회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유권자로서, 회사의 발전을 좌우할 조직 구성원으로서 이들에 대한 관심이 커지다 보니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를 다룬 연구보고서가 쏟아져 나온다.
 이들을 제대로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요즘 애들'만 아는 것은 반만 아는 것이다. 대한민국의 현재는 이 두 세대만이 아니라 X세대와 베이비붐 세대, 즉 '요즘 어른들'이 함께 이끌어가고 있다. 90년생이 새롭고 중요한 만큼, 기성세대도 우리 사회에서 빼놓을 수 없는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시대의 변화에 따라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다.
 현재 대한민국 사회의 'Big 4'라 불리는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 X세대와 베이비붐 세대를 제대로 알기 위한 책이다.

# 보살핌의 경제학- 달라이 라마 등 지음·나무의 마음·272쪽    미국에서 곪아터진 상처가 삽시간에 세계 각국을 끙끙 앓게 했던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는 여러 가지 교훈을 남겼다. 그중 하나는 전 세계가 아주 긴밀히 연결돼 낯선 사람들과도 운명을 함께한다는 점이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인간의 이익 추구와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이 저절로 효율성을 이끌어낸다고 믿는 근대 자본주의 시스템이 정말로 최선일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많은 사람들의 고통을 대가로 얻은 이러한 교훈을 토대로 지금의 경제 시스템과 모든 경제 활동을 개인 차원을 넘어 전 지구적 차원에서 재검토했다.
 경제학자와 심리학자, 뇌과학자, 인류학자, 전문 경영자 등 한 자리에 모이기 힘든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와 함께 이 시대를 사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가져봤을 의문들에 대해 깊이 있게 파고든다.
 

# 스타벅스화- 유승호 지음·따비·224쪽    한국의 거리 곳곳에 자리한 스타벅스. 도대체 우리는 왜 오늘도 스타벅스에 갈까. 
 저자인 유승호 강원대 영상문화학과 교수는 '낭만적 진지'로 풀이한다. 물의 양과 온도, 거품의 양 등을 고객이 선택할 수 있는 '커스텀 오더'가 가능한 스타벅스는 취향을 추구하는 이들에게는 성지와 다름없다. 스타벅스는 도시인이 추구하는 새로운 욕망과 가치를 업고 한국의 거리를 지배하고 있다. 이를 '스타벅스화'라는 개념으로 규정하고 분석한다.
 책은 스타벅스라는 공간을 통해 대도시의 문화적 위기를 분석하고 대도시인이 추구하는 새로운 욕망과 가치를 드러낸다. 이는 새로운 방식의 관계 맺기다. 나를 철저히 보호하고 존중하면서도 타인으로부터 인정받을 수 있는, 상호 모순된 양극이 조화롭게 만나는 관계. 대단히 개인적이지만 다른 한편으로 공동체적인 욕망을 스타벅스는 드러낸다고 했다. 
 강현주기자 uskhj@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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