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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북구가 임진왜란 당시 울산 의병 주둔지이자 격전지였던 기령소공원을 기령역사공원(가칭)으로 탈바꿈하는 사업을 본격 추진하고 나섰다.
임진왜란 최초로 의병을 창의한 기박산성의 역사적 가치를 재조명하고, 지역 주민들에게도 그 의미를 널리 알리기 위함이다.

16일 울산 북구에 따르면 지난 3월 매곡동 838-31번지 일원에 기령소공원을 기박산성 역사공원(가칭)으로 변경하기 위한 도시관리계획 변경 입안을 울산시에 신청했다.
해당 안에는 기박산성 유적지 일원에 대해 지역주민의 역사성 고취 및 정서함양을 위해 공원 유형을 소공원에서 역사공원으로 변경하고, 기존 기령소공원은 폐지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에 시는 해당 내용을 지난 4월 11일 주민들에게 공고했으며, 오는 20일 울산시의회 의견청취 과정을 거쳐 통과가 되면 6월께 도시계획위원회 상정을 할 예정이다.

북구는 현재 매년 기박산성 의병 추모제를 지내는데, 해당 공원 내에는 기념비조차 설치돼 있지 않아 의병 후손이나 관련 전문가들이 이를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고 밝혔다.

해당 관계자는 "현행 법상 소공원일 경우 시설물을 설치할 수 있는 면적 기준이 대지 면적의 20% 밖에 되지 않는데, 현재 이를 육박하고 있어 기념비조차 설치할 수 없다"면서 "역사공원으로 공원 유형이 바뀌게 되면 전체 면적에 대해 시설물을 설치할 수 있어 기념비를 비롯해 기박산성 의병을 추모할 수 있는 각종 기반 시설들을 마련할 수 있는 여건이 된다"고 전했다.

또 기박산성 의병은 '임란 역사상 최초의 의병'이라는 주장이 나오는 등 역사적으로 가치가 높은 곳인데, 이를 기념할 수 있는 사업들이 미진한 실정이여서 역사공원으로 바뀔 필요성이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명훈 기박산성 임란 의병 추모사업회 연구위원(고려대 명예교수)은 임진왜란 당시 총 16명의 기박산성 의병 장군이 있었는데, 그 중에 한 분인 이경연 장군이 임진왜란 당시 썼던 '제월당실기霽月堂實紀'에 이 같은 내용이 명시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 위원은 "해당 실기에 보면 1592년 4월21일에 300명의 의병들이 모여 기박산성에서 의병을 창의했다는 내용이 나온다. 이후 23일에 군율을 발표해 각 장수의 직책을 정하고, 결진을 쳐 군대를 편성했다는 게 명시돼 있다"면서 "조선왕족실록에는 같은 달 24일에 곽재우 장군이 전국에서 제일 먼저 의병을 일으켰다고 돼 있어 비교해보면 기박산성 의병 결진이 곽재우보다 하루 앞섰다는 것을 알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 같은 역사적 가치를 지니는 곳에 기반산성 윤곽이나 의병들의 격전지였던 흔적 등을 지역민들에게 알릴 수 있는 사업 등이 이뤄질 수 있도록 역사공원으로 조속히 변경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북구 관계자는 "기박산성 의병이 역사적으로 가치가 높은 곳이지만 지역민들 대부분이 모른다"면서 "현재 올해 1회 추경에서 공원 조성계획 용역비 2,000만 원을 확보한 만큼 역사공원으로 변경돼 다양한 추모사업들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혜원기자 usjh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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