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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사무총장이 "122개 수도권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을 내년 총선에서 민주당의 주요 공약 중 하나로 내놓을 것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힌 것으로 19일 전해졌다.


윤 총장은 지난 13일 한 중앙 언론사와의 대담에서 "정부가 (공공기관 이전을) 좀 더 힘 있게 추진하려면 집권당이 총선에서 공약으로 내놓고 국민적 지지를 받는 게 좋겠다"며 이 같이 말했다. 민주당이 공공기관 지방 이전을 '총선용 카드'로 쓰겠다고 공언한 것이다.
공공기관 지방 이전은 노무현 정부가 2004년 시작한 정책이다. 당시도 17대 총선을 3개월 앞둔 1월에 관련 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이에 따라 2017년까지 153개 공공기관의 이전이 완료됐다.


울산은 자동차 제조업·조선업과 석유화학이 주력산업인 도시다. 현대중공업, 현대자동차, SK이노베이션, 에쓰오일 등이 자리잡고 있다. 울산 우정혁신도시에는  한국동서발전,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한국석유공사, 한국산업인력공단 등 에너지와 노동복지, 산업안전분야 기관 등 10곳이 입주를 마쳤다.


이에 따라 울산에 공공기관 2차 이전이 현실화 된다면, 이들 산업과 연계할 수 있는 한국석유관리원,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한국소방산업기술원 등이 이전하면 시너지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정책은 지역 균형 발전이라는 명분에도 불구하고 지역 간 기관 유치 갈등과 공공기관 업무 효율성 저하라는 부작용을 나았다. 이에 따라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는 기존의 이전 계획은 이행하면서도 신규 이전 계획은 수립하지 않는 방식으로 속도를 늦췄었다.


그러나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작년 9월 4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국가균형발전특별법에 따라 이전 대상이 되는 122개 기관은 적합한 지역을 선정해 옮겨가도록 당정(黨政) 간에 협의하겠다"고 밝히면서 공공기관 지방 이전론을 다시 꺼냈다. 이후 야당이 "서울이 황폐화된다"며 반발하고 이전 대상 기관들이 동요하자 김태년 당시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틀 만에 "122개 기관을 전부 다 이전한다는 것은 아니고, 수도권을 관할 구역으로 하는 기관, 수도권을 관리하는 기관은 제외될 것"이라고 진화했다. 그러나 총선을 11개월 앞두고 윤 총장이 다시 122개 기관 전체를 이전 대상으로 언급한 것이다.


지금까지 진행된 공공기관 지방 이전에서는 상당수가 새로 조성되는 혁신도시로 이전했었다. 이 때문에 지방 구도심이 오히려 공동화된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에 대해 윤 총장은 "(공공기관이) 구도심으로 간다면 땅값은 좀 비쌀 수 있어도 인프라는 확보가 돼 있다"며 "대도시 구도심 이전이 충분히 논의할 가치가 있다"고 밝혔다.                 서울=조원호기자 uscw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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