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조합원 간 갈등이 심했던 울주군 서희스타힐스 진하오션뷰 지역주택조합 조합장 A씨가 20일 숨진 채 발견됐다.

울주경찰서에 따르면 "어제 총회 이후 집에 들어오지 않고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가족의 신고를 받고 조합 사무실을 확인한 결과 20일 오전 11시께 숨져있는 A씨를 발견했다. 경찰은 A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유서 등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해당 조합은 최근 시공사 변경, 설계 변경 등을 두고 조합원 간 마찰이 수차례 일었던 곳이다. A씨는 전날 열린 정기총회에서 재신임을 받지 못한 데다, 조합 집행부를 향한 비상대책위원회 소속 조합원들의 검찰 진정서와 고소장 제출 등 비판이 계속되는 상황에 놓이면서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그동안 조합과 비대위 측은 주택조합 아파트 건립과 관련한 시공사와 대행사 교체, 사업계획변경승인의 건 등 모두 15건의 안건 승인을 놓고 상호 이견을 보이면서 마찰이 이어져 왔다. 시공사였던 서희건설이 사업 포기 의사를 밝혔고, 이후 시공사 변경과 사업성 확보를 위한 설계변경 과정에서 조합원 간 갈등은 더욱 불거졌다.

조합 집행부의 사업 추진 내용에 반대 입장인 비상대책위원회 측은 "총회 결의를 위해 조합원을 대상으로 받았던 서면결의서에 심각한 하자가 있다"며 서면결의서 폐기를 주장하며 총회 개최를 반대해왔다.

진하오션뷰 지역주택조합은 지난 3월과 4월에 정기총회 개최를 추진했지만 총회 개최를 저지하려는 비대위와 조합 측이 충돌하면서 파행이 거듭됐고, 지난 4월 27일 속개한 총회에서는 물리적인 충돌까지 일어나 5명이 다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이후 주택조합원들간 분쟁은 폭로와 고소전으로 확산돼왔다. 비상대책위원회는 13일 비대위원장 명의로 지역주택조합 조합장 A씨를 횡령 및 배임, 불법적인 조합원 총회 강행 등을 이유로 울산지검에 진정서를 접수했다.

이들은 진정서에서 전체 조합원 356명이 1인당 5,000만 원에서 6,000만 원까지 전체 200억 원이 넘는 조합가입비로 사업을 시작했는데도 아직 착공도 안 됐다면서 △사업부지 매입과정에서의 횡령 등의 의혹 △시공사와 업무대행사 변경 과정에서의 대출금 조성에 따른 조합원들의 피해 우려 △총회 개최를 위한 서면결의서의 위조 등의 의혹 등에 대해 엄정한 수사를 통해 진상을 밝혀달라고 주장했다.

이런 과정 끝에 지난 19일 서생면 진하마을 회관에서 조합원 8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정기총회가 열렸다. 우여곡절 끝에 이날 상정된 15개 안건 중에서는 조합명칭 변경, 자금차입 방법 등의 이사회 위임, 기존 시공사 계약 해지 등 13개 안건이 가결됐다. 현 조합장(A씨) 재신임과 조합규약 변경 등 2건은 부결됐다.

A씨의 극단적 선택은 조합원 간 갈등이 지속하는 상황에서 자신에 대한 재신임마저 무산된 것에 심리적으로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전우수기자 usjws@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