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자연스럽다는 것은 자연을 닮았다는 이야기일까요? 자연에 포함된다는 말일까요?
자신을 자연의 일부로 여기며, 삶의 온갖 문제에 대한 답을 자연에서 찾는 안상학 시인. 살아있는 모든 존재를 귀히 여기고, 그들에게 근사한 이름을 붙여 주는 시인의 말은 있는 그대로 시가 됩니다. 그래서 그의 시를 읽으면 시인의 맥박 뛰는 소리가 쿵쾅쿵쾅 들려옵니다. 이미 자연스럽다는 것은 아름다움의 극치에 이른다는 말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봄나들이 간 날, 엄마가 지구를 운전한다니 궁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어떻게 엄마가 지구를 운전하는지 만나 볼게요.

# 지구를 운전하는 엄마

봄나들이 갔다가
냉이밭을 만난 엄마

호미 대신
자동차 열쇠로 냉이를 캔다

열쇠를 땅에 꽂을 때마다
지구를 시동 거는 것 같다

부릉부릉
지구를 몰고 가는 엄마

우리는 시속 1,667킬로미터 지구 자동차를 탔다

자동차 열쇠로 지구를 시동 거는 엄마, 어떤 마술사가 와도 안 될 일을 안상학 시인은 만들어 냅니다. 그 어떤 것도 그와 만나면 시가 된다는 말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냉이에서 지구 자전 속도까지, 자연에서 우주까지 큰 그림으로 동시가 탄생하는 순간입니다. 엄마와 함께라면 시속 1,667킬로미터 지구 자동차를 타고 지구 어디든 신나게 달려갈 것 같아요. 야호! 봄을 캐는 엄마가 운전하는 지구 자동차는 여름을 지나 가을과 겨울을 달려 금세 지구 한 바퀴를 돌고 올지도 모르겠어요. 

# 아빠는 청개구리

아빠는 좋은 풍경화를 볼 때마다
야아 진짜 같아, 진짜 같아!

아빠는 멋진 경치를 볼 때마다
야아 그림 같아, 그림 같아!
 

아동문학가 장그래
아동문학가 장그래

자연과 사람이 하나라는 것을 증명하고 싶었을까요? 사람이 만든 인위적인 것은 자연이고, 자연이 만든 것은 사람이 만든 것 같으니 청개구리를 넘어서 사람과 자연이 하나라는 것에 맘을 둡니다. 제 안에 어린이를 품고 살지만 애써 모른 척하면서 어린이의 마음을 점점 잃어가는 게 어른입니다. 어린이의 마음을 품은 어른들에게, 그리고 어른들보다 더 바쁜 시간을 달리는 우리 어린이들에게도 영혼이 어려지는 샘물 같은 아름다운 동시 한 편을 선물해주고 싶은 오월입니다.
 아동문학가 장그래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