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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물적분할을 결정하는 주주총회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정치권과 노동계에서 불거진 본사 이전 논란의 불씨가 결국 뇌관인 지역 상공계 내부로 옮겨 붙으며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울산상의는 물적분할 과정에서 신설되는 한국조선해양을 서울에 두겠다는 계획이 이행되면 현대중공업의 본사가 빠져나가는 것 만큼 지역 경제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주장하며 대규모 집회로 맞설 것을 천명했다.


 현대중공업은 이에 대해 한국조선해양의 설립은 지역 인력이나 경제와 전혀 무관한 별개의 사안이라고 못박고, 잘못된 해석과 과도한 우려를 조장하는 행보를 자제해달라며 적극 반박하고 나섰다. 
 울산상공회의소와 행복도시울산만들기범시민협의회(행울협)은 20일 울산상공회의소 5층 회의실에서 울산상의 회장단과 행울협 운영위원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한국조선해양 본사 울산 존치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들은 "울산경제가 큰 위기를 맞고 있는 시기에 현대중공업의 물적 분할 계획에 따른 한국조선해양 본사 서울 설립에 대한 논란이 간신히 조선산업의 위기를 극복하고 있는 울산시민들에게 큰 불안감을 안겨 주고 있다"며 "울산이 현대중공업의 진정한 본사이고, 지역균형발전이라는 시대적인 흐름에 부합하기 위해서라도 한국조선해양이 울산에 존치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줄 것을 당부하기 위해 경제계와 시민단체가 자리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회견문에서 "현대중공업은 황무지나 다름없었던 울산에 조선소를 설립하고, 불과 10년만에 세계 조선업 1위에 오른 자랑스런 향토기업이며 극심한 조선업 불황 가운데 현대중공업이 세계시장 1위를 수성 할 수 있었던 것은 모든 지역사회가 한마음 한뜻으로 위기극복 노력에 동참한 한 결과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러나 현대중공업의 물적 분할 계획에 따른 한국조선해양의 본사 서울 설립에 대한 논란은 간신히 조선산업 위기를 극복하고 있는 울산 시민들에게 또 다시 불안감을 안겨주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들은 "현대중공업의 물적 분할과 중간 지주회사 설립은 기업의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하고 회사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는 경영전략임은 당연하다"며 "다만, 현대중공업이 진정한 본사이고 지역균형발전 측면이라는 시대적 흐름에 부합하기 위해서라도 신설되는 한국조선해양은 반드시 울산에 존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 "경기 불황에 따른 일자리 감소와 인구 유출 등 현재 울산이 겪고 있는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한국조선해양의 울산 존치라는 현대중공업의 대승적인 결단을 부탁한다"며 "아울러 현대중공업 물적 분할과 산업구조의 대변환을 앞둔 시점에서 노사가 상생을 통한 도시경쟁력의 상승을 위해 울산의 기업하기 좋은 이미지 구축에 앞장서 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현재 지방은 수도권에 비해 정보, 금융, 교육 등 제반여건이 열악해 투자매력이 감소하고 있으며 지방에 대한 투자 활성화를 위해 행정적·재정적 지원책 확대가 필요하다"며 "한국조선해양을 비롯한 지방의 본사 존치 기업에 대한 중앙과 지방정부의 지원책을 확대해 줄 것"을 건의했다. "한국조선해양 본사가 울산에 존치해 현 위기를 극복하고 울산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기업으로 발전해 나갈 수 있기를 울산시민과 상공계가 지속적으로 응원하겠다"고 강조했다.


 현대중공업은 애당초 물적분할에 대한 해석에 오류가 있었고, 본사이전 논란은 여기서 파생된 오해에 불과하다며 정면 반박했다.
 이 회사는 한국조선해양이 서울에 설립되더라도 울산의 인력이동이 전혀 없고, 지역 경제에도 일절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며 선을 그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한국조선해양은 조선사업의 투자와 엔지니어링 등을 담당하는 회사로 전국에 흩어진 조선 계열사들의 효율적인 지원을 위해 서울에 본사를 두게 된 것"이라며 "당초 울산에서 서울로 갈 예정이었던 50여명도 그대로 울산에 근무할 것이며, 기존에 서울, 수도권에 근무하고 있는 인원 등을 재배치해 울산에서 인력이 빠져나가는 일이 없도록 조치했다"고 밝혔다.


  또 "작년 현대삼호중공업 분할 때도 인력 유출이나 지역 경제에 영향이 없었던 만큼 이번에도 지역에서 우려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현대중공업 본사는 변함없이 울산으로, 성공적인 물적분할과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통해 현대중공업이 재도약할 수 있도록 지역 사회의 힘을 보태달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현수막을 내걸고 본사 이전은 잘못 알려진 사실이라고 해명하며 상공계 내부로 확산되고 있는 논란을 적극 진화하고 나섰다.
이 회사는 이날 회사 출입문 인근과 건물 외벽 등 7곳에 '현대중공업 본사는 변함없이 울산입니다'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현대중공업은 앞서 지난 16일에도 '현대중공업 본사는 울산입니다'라는 제목의 대시민 홍보물을 배포하며, 본사 이전, 인력 유출, 세수 감소 등 회사 분할이 지역 사회에 악영향이 있을 수 있다는 일부 노동권 및 정치권 등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을 알린 바 있다.


현대중공업은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해 회사를 둘로 나누는 물적분할을 추진 중인데, 이 과정에서 중간지주회사인 '한국조선해양'을 서울에 설립하려 하자 이를 둘러싸고 본사 이전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이달 31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회사 분할을 결정할 방침이다.
 하주화기자 usjh@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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